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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② 가래떡과 쑥인절미 빚는 여수 ‘서촌떡방안간’

설날, 자식 떡국 한 그릇 먹일 생각에 이렇듯 나서
농촌 어르신들 “자녀도 주고, 친척들이 오면 주려고요”

  • 입력 2024.02.07 07:50
  • 수정 2024.02.07 20:36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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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이 쑥 인절미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있다.  ⓒ조찬현
▲어르신이 쑥 인절미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있다. ⓒ조찬현

여수 학동 서촌떡방앗간(서촌떡공방)을 찾았다. 설날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2일이다. 화양면에서 왔다는 어르신들이 직접 농사지은 쌀을 가져와 가래떡을 뽑고 쑥인절미를 빚는다.

고향의 향기 찰지게 담긴 쑥인절미

전동 절구에 떡메로 치대어 쏟아낸 떡 반죽은​ 아직 온기가 가득하다.

한 어르신이 쑥인절미를 굳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콩고물에 버무려 맛보라며 어르신이 건네준 인절미에서 쑥 향기가 은은하게 올라온다. 후한 인심의 떡 한 조각에는 고향의 향기가 따스하고 찰지게 담겨있다.

▲가래떡을 만들기 위해 물에 불려 빻은 쌀을 찜기에 담고 있다. ⓒ조찬현
▲가래떡을 만들기 위해 물에 불려 빻은 쌀을 찜기에 담고 있다. ⓒ조찬현
▲서촌 떡방앗간에서 설날 먹을 가래떡을 뽑고 있다. ⓒ조찬현
▲서촌 떡방앗간에서 설날 먹을 가래떡을 뽑고 있다. ⓒ조찬현

방앗간은 모처럼 가래떡을 뽑고 떡국을 써느라 분주하다. 이렇듯 농촌 사람들은 농사지은 쌀로 가래떡을 뽑아 떡국을 만들기도 하지만, 도시 사람들은 설날 먹을 떡국을 떡 방앗간에서 사 간다.

여수 화양면 서촌에서 1년 전 이곳 학동 도깨비시장 근처로 이사 왔다는 서촌떡방앗간. 오랜만에 활기가 넘친다. 도심으로 옮겨와 방앗간의 정겨움은 덜 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인심은 여전하다. 어르신들은 당신들의 순번을 기다리면서 다들 일손을 보탠다.

고향 집 찾아올 자식들 생각에 마냥 즐겁기만

▲어르신들이 설 떡국 떡을 하기 위해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조찬현
▲어르신들이 설 떡국 떡을 하기 위해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조찬현

설 명절 고향 집에 찾아올 자식들 생각하면 어르신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고 했다.

슬하에 세 아들을 뒀다는 화양면 오씨(73. 여) 어르신은 가래떡을 뽑으러 왔다. 쌀 20kg 분량이다.

“자녀도 주고, 친척들이 오면 주려고요. 집안에 사촌들이 오면 그냥 보낼 수가 없으니까 이런 거라도 주고 그래요. 설 이틀 전에 찰 쑥떡도 하러 올 텐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양을 좀 줄일까 싶어요.”

화양면 이목에서 온 신씨(80. 여) 어르신은 쑥 인절미다. 7kg 남짓이다. 농사지은 쌀과 직접 채취한 쑥을 가져왔다.

우리네 부모들의 자식 사랑은 끝이 없다. 어르신은 쌈짓돈 몇 푼 쥐고 설날 찾아올 자식 떡국 한 그릇 먹일 생각에 이렇듯 나섰다. 또 다른 어르신은 쑥 인절미를 한다. 가래떡을 일부 뽑고 절반은 떡국 떡으로 썰어가기도 한다.

▲여수 학동 도깨비시장 부근 서촌떡방앗간이다. ⓒ조찬현
▲여수 학동 도깨비시장 부근 서촌떡방앗간이다. ⓒ조찬현

서촌 떡방앗간은 올해로 29년째를 맞이한다. 요즘 경제 사정이 어려워서일까? 조은희 서촌떡방앗간 방앗간지기는 “설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이어 “모두가 가난했던 그 시절에도 설 밑에는 온 동네가 들썩거리곤 했는데, 해가 갈수록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예전에는 우리네 어머니들이 떡을 많이 해서 자식들이 오면 나눠주고 그런 문화였잖아요. 근데 지금 젊은 사람들이 아무래도 떡을 많이 안 먹어서인지 떡을 하는 양이 많이 줄었어요. 요 몇 해 50% 넘게 떨어졌어요.”라며 안타까워했다.

여수 서촌떡방앗간은 설날이면 떡국을 가장 많이 찾는다. 그다음이 가래떡, 쑥인절미, 호박시루떡 순이다. 설날 먹고 남은 떡국 떡과 쑥인절미는 1~2인분씩 소분하여 냉동 보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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