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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열정 <조계산의 눈물 >펴낸 70대 청년, 김배선씨
[문화산책] 미디어넷통 두번째 저서....15년 발품팔아 논픽션 형태의 증언집 펴내
  • 2019.02.14 00:28
<여수넷통뉴스> 출판사인 미디어넷통에서 <조계산의 눈물>이 출판됐다. <납북어부의 아들>에 이은 두 번째 도서다.

황금돼지띠 기해년이 시작된지 벌써 2월 중반이다. 최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국회에서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불러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북한개입설 주장에 연초부터 한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잠자고 있던 촛불민심 깨워준 김진태 "고맙다!"

5.18민주화 운동은 전두환과 신군부 세력의 만행으로 일어난 천인공노할 역사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황당한 주장을 펼치는 지만원과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허위 날조 망언은 가라앉아 있던 촛불민심에 기름을 부은격이 됐다.

국민을 우습게 알던 박근혜 적폐의 부활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는 그동안 잠자고 있던 무의식을 일깨워줬다. 옳던 그르던 진실을 기록해야 할 역사는 승리자의 잣대로만 기록되어서는 곤란하다. 왜곡과 날조 그리고 거짓이 또다시 판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작년 여수지역과 전남동부 지역을 휩쓴 화두는 단연컨데 70주년을 맞은 '여순사건'이었다. 아직까지 일부에서는 '반란'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얽매여 있다. 올해는 국회에서 여순사건특별법이 제정되어 역사적 재평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이에 즈음해 최근 여수지역의 핫한 문화계 소식을 전하려 한다. 바로 <여수넷통뉴스> 출판사인 '미디어넷통'에서 <조계산의 눈물>이 출간됐다.  <납북어부의 아들>에 이은 두 번째 도서다. 이 책은 여순사건 이후 6.25전쟁까지 근현대사의 아픔속에 조계산 일대에서 발생한 빨치산과 토벌자 사이에 죽어간 사람들의 비극적인 실화다.  

그래서 이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논픽션 소설 형태지만 역사기록물이다.

‘여순10·19사건’은 제주4·3사건을 진압하라는 출동 명령을 ‘동포 학살’로 받아들인 여수 주둔 제14연대 군인들이 제주도 출동을 단호히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역사상 최초로 계엄령을 발의한 이승만 정부는 여수를 반란의 도시로 규정해 무차별 진압에 나서 수만 명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이후 여순'반란'사건이라는 멍에가 씌워져 망국적인 국가보안법 마련의 토대가 됐다.

작년 민선 7기 여수시의회가 여순사건특위 구성을 시작으로 8월 이야포미군폭격사건 위령제, 9월 애기섬 위령제, 10월 여순항쟁 70주년 사진과 함께한 뮤직토크, 여수MBC에서 <도올 말하다 여순민중항쟁> 3회 방영으로 여순민중항쟁으로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여수넷통뉴스>는 이 모든 행사와 함께 했다.

특히 도올 선생은 <여수MBC> 3부작 강연에서 여순사건을 두고 ”여수 14연대는 군인으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면서 ”여수 제14연대의 입장은 항명이 아닌 거부였다. 여순 항쟁은 자랑스러운 우리 민중의 의거였다“라며 여순민중항쟁임을 강하게 천명했다.

15년간 발품팔아 소설로 펴낸 조계산의 눈물

조계산 주변 사람의  생생한 이야기 <조계산의 눈물> 저자 김배선 씨는 "우리 가족을 비롯해 우리 시대에 겪었던 부당함과 정의롭지 못한 역사적인 비극이 늘 맘속에 자리잡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조계산의 눈물>은 지리산권에서 빨치산의 활동기간에 조계산과 주변마을에서 일어난 아무도 알려지지 않고 묻혀있던 비극적인 사건들을 구전으로 듣고 기록으로 남긴 책이다. 15년간 발품을 팔아 기록한 실제 증언록을 바탕으로 저술했다.

여순사건 전문가 주철희 박사는 ”역사는 기록이다“면서 ”격랑의 기억을 끄집어내기 위한 집념을 불태운 이 책에는 눈물겨운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냈다“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조계산의 눈물은 망각의 공범자가 되지 않으려는 김배선 저자의 역사적 책무를 실행한 책”이라며 "민중의 대서사시 조계산의 눈물을 모든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라고 평가했다.

김배선 저자는 “처음부터 책을 내려고 글을 쓴게 아니고 내 고향인 조계산을 찾아다니며 이웃마을 사람들의 비극적인 사건을 구전으로 들었다”면서 “우리 가족을 비롯해 우리 시대에 겪었던 부당함과 정의롭지 못한 역사적인 비극이 늘 맘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라고 책을 쓰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저자는 조계산을 오가며 약 15년간 증언을 기록으로 남겼다. 책 속의 16편은 각각 내용이 다르다. 집단학살, 비극적인 일가족의 몰락, 경찰관이 죽음을 당하는 사건, 빨치산 활동의 최후 등 다양한 이야기가 실렸다.

특히 1부 ‘아버지... 옥순아가 왔어라‘에는 60을 넘긴 딸 옥순이가 사위와 함께 55년 만에 접치고개 집단살해사건으로 총살된 아버지의 무덤 찾아 울부짖는 모습은 가슴을 저리게 한다. 

글을 읽으면서 문득 우리 마을에서 있었던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이 떠올랐다. 작년 8월, 68년 만에 가진 한맺힌 눈물의 추모식이 생각났다. 당시 네명의 가족을 잃고 60여년 만에 차려진 제사상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이춘혁씨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또 ’죽산마을 집단총살사건‘에 좌익으로 몰린 임병순의 24년 짧은 생애는 부모와 가족의 가슴에 한을 남겼다. 장손을 살리기 위해 소를 팔아 파출소장에게 로비한 아버지의 애끊는 정성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결국 예비검속령으로 사살됐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예비검속령으로 남한 특히 제주와 전라도 일대의 남로당 관련자뿐만 아니라 억울하게 좌익으로 몰린 많은 사람들이 한 많은 불귀의 객이 되었다”면서 “그중 제주 4.3사건과 여순사건은 공권력이 무차별 살상에 개입된 처참한 역사적 사건이었다”라고 말한다.

송광사 입구 송광면 평촌마을에서 태어난 김배선 저자는 그의 첫 저서 <조계산에서 만나는 이야기>를 펴내 조계산의 속살을 세상에 알려 이미 '조계산 박사'로도 불린다. 그의 이력도 독특하다. 1974년 해양경찰로 입사해 줄곧 여수에서 생활한 그는 2008년 정년퇴임 했다. 그의 조계산 사랑이 지금껏 고향이 간직한 조계산의 속살을 보여준 첫 저서에 이어 조계산 주변 사람들의 아픔과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는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빨치산이 활동했던 조계산 마을에 태어난 저자가 어린 시절 마을에서 일어난 비극을 담담히 책으로 펴낸 용기와 끈기를 보면서 기록의 소중함을 다시금 실감케 한다. 70대가 다가오는 나이에 근현대사의 비극에 묻혀있던 역사의 현장을 <조계산의 눈물>로 세상에 선보이는 것을 보면서 청춘은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닌 열정이라는 것을 젊은이들에게 한 수 가르쳐 준다. 

자신만의 지역사랑을 책으로 펴낸 김배선 저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그동안 기록한 증언록을 구슬처럼 꿰어 태어난 이 책이 더 많은 구독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책값은 12,000원. 포털에서 검색해 인터넷서점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출판사측에서는 여서동 '가을서점'에 먼저 비치했다.

심명남  mnshim24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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