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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사는 외국인 모두 모였네"

  • 입력 2011.12.19 17:24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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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재여 외국인 한마당 행사 열려
17일(토) 오전 10시, 전남 여수 흥국체육관에는 여수에 사는 외국인과 가족 500여 명이 참석하여 장기자랑과 각 나라의 음식 및 문화와 풍속을 보여주는 ‘재여외국인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여수시가 주최하고 여수다문화복지원이 주관했다.
여수다문화복지원은 전국 최초의 민간 설립 다문화 사회복지시설로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설립됐다. 복지원에서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녀 보육과 교육지원을 통해 이주여성들이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다.


기념식은 당일 오전 LG화학 동아리 천둥소리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태국-라밤씨위차이 공연, 중국-양걸춤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화합한마당 행사로는 다함께 참여하기, OX퀴즈, 국가별 장기자랑, 벨리댄스 공연 등이 있었다.
축하 인사를 위해 등단한 여수다문화복지원 심장섭 이사장은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개최를 기원하고 여수에 사는 외국인들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여수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뜨거운 성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국가별 장기자랑에는 태국, 몽골,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외국인근로자 등이 출연하며 나라별로 나라뽐내기, 전통춤공연, 노래자랑 등을 선보였다.
체험행사로는 세계 전통음식 체험, 세계 전통문화 체험, 전통민속놀이 체험, 비누 만들기, 연 만들기, 여수우체국 주관 우리말 편지쓰기 대회 등이 열렸다.
이와 함께 상담소를 운영해 국적 취득, 귀화절차, 체류기간 연장 등 법률적 문제, 의료, 금융, 자녀교육 등에 대해 상담하기도 했다. 베타니아 특수어린이집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신체, 지적수준, 언어, 정서, 인지 등 전문가 선생님들을 통한 다문화아동 발달진단 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법무부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하나은행, 여수백병원, 문화병원, 여수우체국, 한화케미칼, LG화학, 고용노동부여수지청 여수고용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전남지사 등이 후원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던 내 눈길을 멈추게 한 곳은 여수우체국이 주최한 편지쓰기 대회장.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몽골 출신 델게르마의 편지 내용이다. 또박 또박 쓴 편지며 띄어쓰기까지 정확하다. 평소 그녀의 성실함을 지켜봤던 내 가슴속에 파문을 던진 내용이다.
"사랑하는 식구들 정말정말 보고 싶어요. 당신의 못난 딸이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되어가요. 엄마에게 여쭤보지도 않고 허락도 없이 나 혼자 결정하고 몰래 결혼한 딸을 용서해 주세요. 저를 안 보낸다고 못 가게 말렸던 엄마가 ‘네가 정말 행복할 자신이 있으면 가‘라고 허락해 주셨지요. 몇 날 며칠 남몰래 우셨지요.


한국에 좋은 분들도 많지만 안 좋은 분도 있어요. 어느 날 어떤 여자 분이 저에게 ‘야! 이런 잘 생긴 남자를 만났으니 부모가 필요 없다. 잊어라‘ 하셨어요. 정말 생각이 없으신 분이에요. 만약에 부모가 안 계시면 저도 없어요.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를 하신 그분…. 속상해서 많이 울었지요.


한국 정부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한글 교육부터 육아 프로그램, 취직자리 등을 지원해 주셔요.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받았어요. 그래서 그동안 받은 이상으로 남들에게 베풀고 저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전해 드리면서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델게르마의 편지는 한국으로 시집온 대부분의 결혼이주민의 심정을 대변한다. 현재 한국으로 시집와 사는 결혼이주민들은 13만6556명(2010. 6. 30. 기준)이나 된다. 이들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120만 명이나 되는 다문화시대다. 이들과 함께 가려는 노력이 한층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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