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김포공항에서 이존립작가에게 전화를 거니 깜짝 반가워 한다.
종종 찾던 인사동 거리가 낯설어 지면서 마음 먹고 인사동으로 향했다.
21,500원 이라는 저렴한 항공료 덕분에 서울 나들이 길이 부담스럽지 않다. 자동차로 꽉찬 여수공항은 도시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가득하니 잠시 찾아온 손님들에게 여수를 양보 하고 나는 서울로 간다.
비가 내린다. 비가 와도 좋다. 아니 눈이 와도 좋을 듯...
빛나는 햇살 아래 구름떼 처럼 사람이 모인다면 오늘 같이 비가 내릴 때가 코로나 상황에서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 즐기기엔 최적이다.
김포공항에서 5호선을 타고 환승하여 안국역앞 인사길로 가기보다는 5호선 광화문에 내려 교보빌딩 앞 2번 출구로 나와 오래간만에 광화문 거리도 걷고 싶었다.
나는 홀로 비오는 광화문 거리를 걷는 자유함을 누린다.
그 옛날의 노란 은행잎 휘날리던 광화문 거리의 추억을 되세기며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미대사관을 지나 간판도 그대로인 안국빌딩 앞 인사길을 걸어본다.
비내리는 거리는 사람 대신 바람 세기가 더 하지만 인적이 드문 여유로움이 좋다.
인사동길 주변의 수많은 갤러리에서는 작품들이 전시 중인데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띈다.
'이존립 정원에서 꿈꾸다 73마루아트센터'. 인사동에서 우리 동네 여수 작가의 이름을 접하는 순간 나는 낯선 여행지에서 우리 상표를 마주한 듯 반갑다.
여수에 산다는것 늘 바다를 바라보고 살지만 도시의 번잡함이 힐링이 될 때도 있다.
이번처럼 여행지에서 낯 익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또 다른 여행의 맛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이 그리워질 때 조용히 나홀로 떠나는 서울여행, 부부가 함께 라면 더욱 좋겠다.
비말 걱정없이 말이 필요 없는 여행. 감동만을 담아오는 인사동 갤러리 투어.
그 곳에서 붓끝에 열정을 다한 수많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고 특히 우리 여수의 이존립 작가가 ‘정원에서'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