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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장과 시의회 대립..“무단이석이다”, “질문범위 밖이다”

시의회, 권 시장 의사진행 방해라고 주장
여수시장, '유감' 표명.. “의사운영 올바른 원칙은 세워야”
시민단체, “시장,본회의장 이석은 다소 성급한 측면 있어”

  • 입력 2021.09.15 13:04
  • 수정 2021.09.15 13:20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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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의회 본회의장 광경  ⓒ여수시의회
▲여수시의회 본회의장 광경 ⓒ여수시의회

여수시의회가 13일 열린 제213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시정질문 과정에서 ‘산회’를 해 후폭풍이 거세다.

시의회는 이날 시정질문 일정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산회한 것을 두고, 답변하는 권 시장이 두 차례나 무단으로 이석해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보충질문제도는 본 질문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음’ 이라는 지방의회 운영 해설집을 근거로 “올바른 의사진행을 정중하게 요청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를 저지할 방법이 없어 부득이 자리를 이석한 것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날 여수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장에서 시정 질의에 나선 주종섭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는 신월~경도 도로(교량) 개설과 관련해 권오봉 여수시장에게 시정 질의와 보충질의를 마쳤다.

이어서 서완석, 이상우 의원의 보충질의로 ‘생활형 숙박시설’ 문제도 추가해서 이어졌다.

이에 권 시장은 “연륙교와 상관없는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상황설명과 질문을 이어가는 것은 문제다”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이들 의원은 ‘생활형 숙박시설’ 문제는 경도 개발과 관련한 사업이므로 ‘경도 개발에 대한 시민의 우려’를 언급했기에 본 질문과도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창곤 의장도 “경도 개발은 현재 지역의 가장 큰 현안으로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신 만큼 의원들께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설명 후 질의를 이어가려고 한 것인데, 시장님께서 두 주제가 관련이 없다고 판단해서 답변석을 무단 이석하고 회의 진행에 항의하는 것은 분명 잘못이고, 이는 지방의회를 무시하는 태도다”라고 성토했다.

시의회는 권 시장이 답변석 무단 이석했다고 보고, 결국 정상적 의사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산회를 결정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이튿날인 14일, 다시 시의회 임시회를 찾은 권 시장은 “시정질문 중 자리를 이석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의원님들의 오해 없으시기를 바란다”면서, “저는 시정의 파트너로서 의원님들의 의견을 항상 존중하는 자세로 일하고 있으며, 제도적으로 불분명해서 오해와 갈등을 일으키는 지방자치제도가 있다면 개선해서 발전방향을 모색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시정질문은 시민의 알 권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시장으로서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보다 정확한 내용으로 답변해야 한다”면서 “시민들의 관심 사항이라면 더욱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여수시는 “지방의회운영 해설집에는 보충질문제도는 본질문에 대한 시정부의 답변이 미진한 경우 다시 추가하여 질문하는 것으로 본질문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고 명시돼 있고, 여수시의회 회의규칙 제73조에도 시정질문 시작일 4일 전까지 의장이 시장에게 송부하도록 하고 있다”며 시는 “이 규정의 취지는 사전에 질문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 시정부가 충실한 답변을 준비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어 이 제도가 “본질문과 관련 없는 보충질문으로 답변의 실수를 유도하거나 부실한 답변을 재촉하는 잘못된 의사 진행을 막고자 이 규정이 있는 것”이라면서, 보충질문 때 다른 질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중요한 시민의 관심 사항이라면 본질문에 포함했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의회 답변과정에서 권 시장의 이석은 성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단법인 여수시민협 김태성 공동대표는 “최근에 경도에서의 생활형 숙박시설 강행으로 시의회, 시민단체, 언론 등의 지적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설령 보충질의 범위 밖이라 할지라도 여수시민들의 중요한 관심사인 만큼 그런 기회에 시 입장도 밝히면서 충실한 답변을 하는게 바람직했다”며, 그나마 추후 ‘유감’표명을 한 것은 다행이라고 전했다.

잠잠해지면 한번씩 전개되는 이런 여수시의회와 시장의 갈등 상황에 대해서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시장 선거를 앞둔 헤게모니 싸움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두 개의 지역구 중 특히 갑 지역 내에서의 ‘권력 다툼’ 성격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갈등의 피해는 늘 시민 몫이다.

이런 갈등에 대해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김태성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수차례 갈등을 빚는 것은 의회로서는 절차를 강조하고 집행부는 효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어느 지방정부에서나 불가피하게 빚어지는 갈등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는게 중요하다. 늘 서로 존중하고 양보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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