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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칼럼] 장관이 자전거로 출근하는 나라,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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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4 11:26
  • 수정 2023.07.12 12:09
  • 기자명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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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희 저 '덴마크식 교육법'
▲ 김영희 저 '덴마크식 교육법'

우린 오래 전부터 그래 왔고 오랜 후에도 사교육과 씨름을 할 것이다. 이것은 교육의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뿌리에는 서열구조와 불평등 그리고 차별이라는 삼형제가 확고히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처럼 서열이나 경쟁을 요구하지 않고도 잘 사는 나라는 없을까? 다행히 경쟁이 아니라 협동을 가르치고,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자율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실행하는 나라도 적지 않다. 덴마크의 교육에서 우리 교육 개혁의 단초를 찾아보고 싶다.

우선 덴마크 교육은 일등이나 꼴등이라는 등수가 없다는 점이다. 아이들 모두의 개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경쟁보다 협동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덴마크에서는 두 살 반 혹은 세 살부터 여섯 살까지 유치원에 다니고, 그 이후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9년을 더 다닌다. 이 과정을 마친 후에 학생의 진로를 결정한다.

진로는 어떻게 결정할까? 덴마크의 교육방식은 등수를 정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행동을 관찰하여 아이의 장단점을 기록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초등학교에서 8학년까지 시험도 없고 석차를 매기지 않지만, 담임 교사는 과목별 학습 능력이나 사회성의 발달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이게 아이들의 성적표이며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학교수업

▲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여라.
▲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여라.

 

이렇다 보니 상위권이 따로 없는 교실을 운영한다. 그들은 공부를 잘하는 것은 여러 가지 능력 중 한 가지라고 생각할 뿐, 운동을 잘하는 아이, 만들기를 잘하는 아이, 노래를 잘하는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등 개인마다 타고난 소질과 능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잘한다고 특별히 칭찬하거나 시상도 하지 않으며 공부를 못한다고 해서 열등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모두가 개성 만점으로 당당하게 생활한다.

수업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진행한다. 매일 쏟아지는 지식을 가르칠 수 없기에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그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교육부장관은 ‘학교교육 목표가 학생들에게 어떤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힘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다음으로 덴마크는 혁명을 통해 서열 의식을 깼다는 점이다. 덴마크도 우리나라처럼 1950년대까지는 서열 의식이 있었다. 덴마크의 평등혁명은 프랑스에서 시작된 1968년 학생 시위의 영향을 받아 학생혁명이 있었다. 이것을 분기점으로 덴마크에 평등의식이 급격히 확산되었고 1970년대부터는 불과 한 세대 만에 사회 전체가 서열의식을 깨게 되었다.

▲ 대한민국 아이들도 맑은 영혼으로 세상과 대화할 수 있다.
▲ 대한민국 아이들도 맑은 영혼으로 세상과 대화할 수 있다.

이렇듯 불평등과 서열 의식을 없애는데 사회구성원의 의식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좋다’와 ‘명문’이라는 단어에는 서열 의식이 숨어 있다. ‘좋은 학교, 명문 대학, 좋은 직업’에는 학교라는 서열, 직장이라는 서열, 신분과 보수의 서열이 있기에 높을수록 혜택을 많고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덴마크의 부모는 아이들과의 관계가 상당히 대등하다. 즉 아이들도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인격체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부터 평등 정신을 생활화하고 있으며, 학교나 사회에서도 차별 없는 평등정신을 실현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 분위기가 개개인의 우열을 나누기보다는 능력과 소질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점이다. 학교 간 서열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직업에 따른 사회적 신분과 보수의 차이도 많지 않다. 이런 평등한 사회이다 보니 부모나 아이들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덴마크는 ‘왜’라는 질문에 익숙한 사회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무엇을 할 때 왜 하는지 꼭 질문하게 한다. 이렇게 아이들이‘왜’라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할 수 있어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다. 더불어 다른 사람을 쉽게 부러워하거나 남이 하는 대로 쉽게 따라 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도 ‘왜’라는 질문이 아이의 사고를 넓히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결과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을 이어가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성적 올리기에 급급한데 ‘왜’라고 질문하고 있으면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고 꾸중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한편 열아홉 살이 되면 부모는 아이들을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 그들의 문화가 수평적인 인식과 독립적이고 민주적이다 보니 스스로 언행에 책임을 지게 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일은 스스로 결정하도록 장려하기에 아이들이 누구에게 의지하거나 기대지를 않는다. 간단한 간식 만들기, 세탁기로 빨래하기, 옷 입기와 벗기 등등 무엇이든 독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권장하기에 빨리 성숙할 수밖에 없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교육혁명 꿈꿔

▲장관이 자전거로 출근하는 나라, 덴마크를 아는가?
▲장관이 자전거로 출근하는 나라, 덴마크를 아는가?

우리 사회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 선생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특히 무슨 일이든 물어보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도 오직 취업을 위한 공부만 하다 보니 스무 살이 넘어도 밥하고 반찬 만들고 빨래 같은 일을 할 줄 모르는 학생이 많다.

특히 이색적인 것은 덴마크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1년에서 3년여 정도 여행이나 취업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덴마크는 일등과 꼴등이라는 등수가 없는 나라, 서열의식이나 불평등, 차별이 없는 나라,‘왜’라는 질문이 허용되는 나라 등 우리 교육이 통찰해볼 부분이 많다. 국민과 정부는 말로만 교육이 백년지대계라고 강조하지 말고 온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숙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작은 물방울은 바위를 뚫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작은 물방울도 쉬지 않고 떨어지다 보면 바위를 뚫을 수 있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위침(磨斧爲針)의 한자성어가 있다. 모든 국민이 교육의 큰 물줄기를 바꾸기 위해서 도끼로 바늘을 만드는 교육혁명에 함께하길 바라며 '美친 교육'을 꿈꾼다.

※ 위 글은 '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김영희 지음, 명진출판사)의 자료를 활용하여 요약하고 정리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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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2023-07-17 13:10:11
여수시 부정부패 비리나 없애야 공정과상식이 통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