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어른들을 많이 만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제일 먼저 어른을 만나서 대화하고 함께 어울리는 곳은 집이에요.
엄마 아빠가 가끔 꿈이 뭐냐고 물어보시면 저는 제 꿈을 말해요. 그러면 엄마는 “그 꿈이 너한테 어울리는 것 같아”라고 말씀하십니다. 반면, 아빠는 아빠가 평소 생각하는 꿈을 말씀하시며 “아빠는 이 꿈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부모님이 권유하시는 꿈에 대해 들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섭섭할 때가 있어요.
“아니! 내가 잘하는 게 이거라고 생각해서 내가 이 꿈을 가지고 싶은 건데 부모님은 왜 내 마음을 몰라주시지? 왜 부모님 뜻대로만 하려고 하시지?”
내 뜻을 어른들한테 전해줄 초능력이라도 있었으면! 그리고 어떨 땐 방이 더러워져서 정리를 하려는 순간 들어오셔서 이렇게 말해요.
“방 정리 좀 해야 할 것 같다”
정말 이럴 땐 내 생각을 읽어주는 초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부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너 공부해야겠다”라고 하시면 속도 상하고 괜히 기운이 빠져요. 그래서 내 마음을 어른들한테 전해줄 초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친구와 만날 약속을 했는데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꾸중하셨어요. “나도 늦고 싶어서 늦은 게 아닌데...’ 괜히 꾸중을 듣고 나면 속상해요. 물론 ”다음부터는 늦지 않아야지“라고 반성하지만요.
나는 어른이 아니라서 어른들보다 아는 게 적고 생각이 짧아요. 저는 아직 초등학생이라 모르는 게 많아요. 어른들께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은채가 아직 어른이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아량을 베풀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이 어린 우리들을 이해해주시고 아량을 베푼다면 저는 이렇게 하지 않을까요?
”생각을 더 해볼걸 그랬나? 이랬으면 어땠을까?“
어른들은 다 커서 공부를 안 해도 되지만 우리는 공부해야 해서 싫을 때도 있어요. 공부 안 하는 어른들이 너무~ 부럽지만. 어른들도 다 해 왔던 것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제부터 나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래도 부러워요. 공부를 안 하고 산다는 것은 뭔가 여행을 온 느낌??
그리고 어떨 때는 친구와 함께 얘기하며 ”우리가 20살 이상이면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먼 훗날을 생각하면서 기분이 좋아져요. 물론 우리에게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만요.
이건 내 주변에서 가끔 일어나는 일이에요. 동생, 오빠, 형, 누나랑 말다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의견이 다르고 양보나 존중, 배려를 하지 않아서 말다툼 하는 건데 부모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셔요.
”그런 일 가지고 왜 말다툼 하니? 그게 싸울 일이니?“
근데 저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어른들이 이해가 안 돼요. 우리도 말다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닌데 말이죠. 나도 말다툼하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요.
우리가 어른이 아니라서 어른 속마음을 모를 수 있지만 어른들도 어린이들 속마음을 모르는 것 같아요. 서로 빙 둘러앉아 대화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여수 신월초등학교 6학년 박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