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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사원은 책임감으로 목숨 걸고 일한다

조은진 과장...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인 워킹맘은 전사가 된다

  • 입력 2016.07.23 09:35
  • 수정 2016.07.23 11:48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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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진 과장 모습

 

21일(목) 오전 11시 반,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 성혜란 관장) 직원과 함께 여수국가산단에 있는 중소기업 (주)용호기계기술을 방문했다.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가 지난 7월 6일 마련했던 ‘일자리 협력망 간담회’에서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직원복지를 위해 배려하는 회사가 있다”는 얘기를 확인하기해서다.

 

경력단절여성을 위해 직업교육 훈련하는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

 

2002년 1월에 개관한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는 전라남도 지정을 받아 여수 YWCA에서 운영한다.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는 여성의 사회참여와 경제자립을 위해 직업교육과 직업의식 및 취업상담을 하는 비영리기관이다.

 

“도전하는 여성이 아름답다”는 모토아래 총 180시간 배우고 일하며 나누는 과정을 통해 개인과 지역공동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의 교육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마련한 정성호 대표

 

▲직업전문교육 - CAD설계, 컴퓨터활용 실무능력, 안전교육(심폐소생술, 응급처치술)

▲직무소양교육 - 소통과 서비스화법, 직업의식, 직장적응하기, 사무서비스마인드

▲취업대비교육 - 면접이해, 실습, 이력서, 자소서 코칭

 

당시 간담회에 참가했던 용호기계기술 정미정 부장은 “정보지를 이용해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회사가 요구하는 수준에 미흡한 경우가 많았지만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를 거치고 입사한 경우엔 만족스러웠다”는 얘기를 했었다.

 

같은 회사 조은진 과장은 “‘대표님께서 여수에서 최고가는 향토기업이 되자’라는 모토로 열심히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직원, 특히 여성 직원을 배려해 준다”는 사례발표를 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보고 싶었다.

(주)용호기계기술 모습

 

여수국가산단내 중소기업인 (주)용호기계기술은 배관 설비 및 플랜트 사업과 고압가스 특정설비 제조 업무를 담당한다. 커다란 크레인이 기계를 운반하고 배관과 설비를 제조하기 때문에 132명 직원 중 여성은 12명이다. 정미정 부장의 얘기다.

 

“산단 특성상 남성들이 주를 이뤄 여성은 진입장벽이 어려워요. 여성을 현장직에 채용할 때 힘들고 어렵다고 미리 겁을 줍니다. 회사에 근무할 때 각오를 하고 들어오라는 취지이지요. 각오를 하고 입사한 직원은 대개 잘 적응합니다”

 

여성인력개발센터 취업지원팀 홍하영씨가 대화에 합류했다.

 

“제가 여성취업지원을 돕기 위해 회사를 방문했을 때 사장님이 간식과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 감동 받았어요”

 

확인해보니 정성호 대표가 매월 3백만원 정도의 아이스크림을 무료제공 할 뿐만 아니라 커피, 과자, 음료수도 무료로 제공한다. 뿐만 아니다.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아침밥은 무료다. 조은진 과장이 대표에게 “자판기를 설치해달라”고 건의했지만 묵살 당했던 경험을 얘기했다.

 

“직원들이 커피와 과자, 아이스크림을 팔도록 자판기를 설치해달고 건의했는데 대표님께서 거절하셨어요. 자판기를 놓으면 직원들 돈으로 사먹어야 하지 않느냐는 게 이유입니다”

 

회사 입구에는 스마일상에 오른 직원사진과 생일날짜가 적힌 간판이 있었다. 회사에서는 매월 가장 잘 웃는 직원을 선발해 은배지를 제공하고 20만원 상당의 주유권을 선물로 준다. 정성호 대표가 직원자녀들이 방학 동안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하도록 권장한 이유를 들었다.

(주) 용호기계기술 정성호 대표 모습

“19년전 부친이 회사를 경영하실 때 같이 출퇴근하는 동안 대화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차피 직원자녀들도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원할텐데 굳이 다른 회사 가지 말고 이곳에서 부모와 함께 출퇴근하는 동안 대화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공간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워킹맘...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전사가 돼

주위 분들을 물리치고 조은진 과장으로부터 워킹맘의 고충을 들었다. 2002년부터 동종업계에 근무하다 2년전 용호기계기술 회사에 입사한 그녀가 입사를 결심한 배경과 워킹맘의 고충을 말하며 그녀의 꿈 세 가지를 말했다.

 

▲전업주부 ▲ 남편보다 1년 먼저 죽는 것 ▲ 다음 생애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로 태어나는 것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녀의 얘기를 들으며 참 절절했다. 워킹맘으로 외손주를 키우는 딸을 보며 남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정성호 대표와 입사면접을 할 때의 얘기를 꺼냈다.

 

“대표님 좌우명이 ‘5성6망’이라고 하셔서 그게 무슨 뜻이냐고 하니 5시에 일어나면 성공하고 6시에 일어나면 망한다‘라는 뜻이었어요. 그 말씀을 듣고 감동해 입사를 결심했죠. 전 직원이 엄청 일찍 출근하는 데 사장님이 가장 먼저 출근하는 직원 중 한 분이죠. 그런 긴장감과 부지런함이 직원들을 변화시키고 저도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익숙해졌습니다”

 

“2014년 12월, 고1 아들이 자퇴해 힘들었을 때 커피 한 잔하자며 ‘인생에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사장을 하지 않느냐’면서 아들과 함께 출퇴근하라며 아르바이트 자리를 마련해주셨어요. 아들과 차속에서 대화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됐고 어느 날 아들이 ”엄마 멋있던데!“라고 하더라고요”

 

시어머니도, 친정엄마도 애기를 봐줄 형편이 안 돼 출근하면서 자고 있는 아이를 이불에 싸서 맡기고 나올 때는 울고 다녔다. 워킹맘이 가장 힘든 시기는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정말 많이 울었어요. 방학이 무서웠고 하루종일 공부시켜주며 돌봐주는 보습학원을 찾아다녔어요. 아이가 없어져 경찰에 신고하고 온 동네를 찾아다니기도 했어요”

사회에서 인정받는 조은진 과장은 요사이 조금은 행복하다. 결혼하며 직장을 그만둔 친구가 “지금 내가 가질 수 있는 직장은 식당 아줌마와 마트직원 밖에 없다”며 그녀를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주)용호기계기술에서는 매달 가장 잘 웃는 사원을 선발해 스마일상을 준다. 부상으로는 은배지와 20만원 상당의 주유권을 선물로 제공한다

그녀가 대화 마무리를 지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책임감이 부족한 게 많아요. 사소한 일로 결근하는 사례가 있어 어처구니가 없기도 합니다. 주부사원은 책임감을 가지고 목숨 걸고 일 합니다”

 

직원자녀채용 아르바이트제도를 지속하는 회사에서는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가 추천한 8명의 여성을 채용했다. “5~6년전만 해도 여사원은 미스만 찾았지만 요즈음은 주부사원의 책임감을 환영하는 분위기”라는 그녀와 헤어지며 직장여성을 배려하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함을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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