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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섬섬섬 해안쓰레기...여수섬박람회가 대안 찾을까?

제54주년 지구의날 기념 남면 안도 해양쓰레기 청소 및 수중정화 활동 펼쳐
해양환경인명구조단여수구조대, 여수넷통뉴스, 여수꽃사모,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대한이앤씨와 함께해

  • 입력 2024.04.22 16:22
  • 수정 2024.04.23 10:47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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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넷통뉴스와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 안도 해양정화활동
▲ 여수넷통뉴스와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 안도 해양정화활동

여수넷통뉴스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와 여수꽃사모,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와 함께 남면 안도로 해양정화활동 및 섬복지 간식나눔 봉사를 다녀왔다. 

이들 단체는 해양정화활동 외에도 섬 어르신에게 준비한 간식을 나눠드렸다. 남면 안도 경로당을 찾은 봉사자는 떡과 두유, 음료수, 커피콩빵을 전달했다. 이순신마리나 를 운영하는 (주)대한이앤씨는 안도노인당 어르신들과 봉사자들의 간식을 후원했다.

섬마을 어르신들에게 절실한 '파스'

안도노인회장 황종운씨는 “이렇게 먼곳까지 봉사를 와주셔서 감사하다. 오랜만에 섬에 사람들이 모여 기쁘다" 라고 말했다. 기자가 이곳 노인들이 가장 필요한 물품이 뭐냐고 묻자  "섬지역 노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물품은 파스”라고 말했다.  파스가 골골백세 어르신들에게 효자손인 격이다. 

21일 이른 아침 봉사자들은 돌산 신기항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안도로 향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미리 준비한 음식과 장비를 챙겨 섬 주민들을 만났다.

여수넷통뉴스 박정우 이사를 포함 자원봉사자까지 25명의 시민은 바닷속과 해안가 구석구석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했다. 4명의 다이버는 바닷속에 버려진 각종 자재와 해양쓰레기를 주웠다. 또한 자원봉사자는 준비한 목장갑을 끼고 커다란 마대에 쓰레기를 채웠다. 동고지명품마을 해안가에는 바다에서 밀려온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부표, 나무자재와 부패한 상괭이 사체까지 발견되었다. 다행히 남면사무소에서 공공근로로 해안 쓰레기를 수거했지만 해안가는 폐목과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 가루가 된 스티로폼 부표를 쓸어 모으고 있다.
▲ 가루가 된 스티로폼 부표를 쓸어 모으고 있다.

오래 방치되어 가루처럼 부스러진 쓰레기는 수거도 쉽지 않았다. 함께 한 박성미 시의원은 손으로 스티로폼가루와 나뭇가지를 마대에 쓸어담았다. 해변가에서는 버린 지 얼마 되지 않은 플라스틱 생수병도 무더기로 나왔다. 돌 사이사이에 낀 병뚜껑과 부스러져 끊어진 밧줄을 하나씩 줍느라 봉사자들은 허리를 펼 새가 없었다. 박근호 대장은 “3월 초에 봉사단에 해변청소를 했지만 한달만에 쓰레기가 다시 쌓였다”라고 말했다.

유순식 봉사자는 “해양쓰레기는 자라나는 머리카락처럼 아무리 치워도 끝이 없다. 어업인들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 여수넷통 이기재 이사가 벼려진 나무막대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 여수넷통 이기재 이사가 벼려진 나무막대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여수넷통 이기재 이사는 “이렇게 많은 해양쓰레기를 보니 조금 우울한 느낌이다. 멀리서 차를 타고 지나가면 해변에 버려진 쓰레기는 보이지 않아 깨끗하다고 해안은 쓰레기장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해양쓰레기라고 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배에서 버린 쓰레기이기 때문에 생활쓰레기와 다를 게 없다. 인간이 치우지 않으면 쓰레기는 밀물에 다시 바다로 들어가 또다른 해변에 쌓이게 된다. 해양정화활동이 중요한 이유다.”

심각한 해양환경문제... 밀려오는 쓰레기 감당하기 어려워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로 활동하고 있는 김형규 미술가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로 활동하고 있는 김형규 미술가

30년 넘게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형규 미술가는 금오도 출신으로 서울에서 활동하다 6개월 전에 고향 여수로 내려왔다. 김형규 미술가는 남면 장지마을에 작업실을 마련해 해양쓰레기를 활용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는 혼자 쓰레기를 수거하다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를 알게 되어 현재 구조대 소속으로 함께 정화활동을 하고 있다.

“하루에 금오도 해변가를 네다섯 번 산책하는데, 최근 몇 달 사이에 상괭이 사체를 자주 발견하며 해양환경인명구조단과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함께 해양정화활동을 하는데 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금오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섬 환경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해양쓰레기로부터 섬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여수로 내려왔다. 

몇십년 째 바다와 함께 하고 있지만 해양쓰레기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쓰레기는 바다생물 뿐 아니라 왜가리 같은 조류에도 영향을 끼친다. 하얀 스티로폼을 먹이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느껴지는 악취는, 부패되어 보이지 않는 조류와 상괭이 사체가 풍기는 냄새다. 오늘 수거한 낚시찌, 밧줄은 내 작품의 오브제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해양환경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길 바라고 있다.“

▲ 해변가에 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 해변가에 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봉사자가 저마다 한손에 마대를 들고 청소를 한 덕에 해변은 조금씩 제 모습을 되찾아갔다. 다이버도 방파제 건너에 놓인 계단을 따라 내려가 바닷속 쓰레기를 수거했다. 다이버가 해양쓰레기를 밧줄에 매달면 뭍에서 기다리던 봉사자가 끌어올렸다. 유순식 봉사자는 “오래된 고무보트가 부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바닷속에 가라앉거나 떠다니는 밧줄이 선박에 감기면서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선박사고 원인은 엔진고장보다 스크류(프로펠라)에 밧줄이 걸리면서 고장나는 경우가 많다.”

▲ 박근호 대장이 바닷속 쓰레기를 청소한 후 뭍으로 다가오고 있다.
▲ 박근호 대장이 바닷속 쓰레기를 청소한 후 뭍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날 해양청소는 바닷속에 가라앉은 쓰레기가 많아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마무리됐다. 잠수를 마치고 올라온 박근호 대장은 “폐어구와 로프가 많이 버려져있었다”고 설명했고, 김덕오 잠수부는 “이쪽 바닷속에 쓰레기가 유독 많다. 대형쓰레기는 물론이고 루어미끼가 바닷속에 잔뜩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다.

20년째 다이버로 활동하는 박정우 여수넷통 이사도 함께 했다. 박정우 이사는 “날은 좀 흐리지만 바다 시야가 좋아 각종 폐어구가 많이 보였다. 어민들이 쓰레기를 덜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같은 민간다이버가 솔선수범하여 환경정화에 더 힘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면 우학리에 위치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금오도분소 임춘일 소장은 “지금도 쓰레기가 많지만 앞으로 태풍이 밀려오면 더 많은 쓰레기가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변에 떠밀려온 쓰레기는 대부분 낚시객들이 버리는 것이다. 오늘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청소에 힘을 보태주셔서 매우 감사하다. 여수시에서도 깨끗한 연안을 만들기 위해 각종 캠페인과 해양쓰레기정화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밀려오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

여수넷통뉴스 최미영 이사는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 소속 대원이다. 최미영 대원은 “올해부터 해양정화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데 환경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매번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 잠수부가 수거한 쓰레기를 들어올리기 위해 뭍에서 기다리고 있다.
▲ 잠수부가 수거한 쓰레기를 들어올리기 위해 뭍에서 기다리고 있다.

“어린 상괭이와 물오리 사체, 새의 사체가 방치된 모습에 매우 마음이 아팠다. 대안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 한 명 한 명이 모두 해양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우선이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휴일을 반납하며 해양정화에 나서는 모든 봉사자분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여수넷통뉴스 박서영 회원은 “힘들었지만 보람있었다. 마대에 가득 찬 쓰레기를 보면서 ‘이러다 정말 환경이 심각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위기감이 들었다. 여행 가면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반드시 수거해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날 수거한 해양쓰레기가 마대에 가득 담겼다.
▲ 이날 수거한 해양쓰레기가 마대에 가득 담겼다.

"멀리서 감상하는 바다와 실제 가까이서 본 바다는 너무 다르다. 봉사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후손에게 깨끗한 바다를 물려주기 힘들다면 더 악화된 환경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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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현 2024-04-24 09:48:39
해양쓰레기 대부분은 어민들이 버리고 양식장에서 떨어져 나온 것들입니다. 어민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바다는 살아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