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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로 끓여낸 하얀 속살... 누구든 반할 맛"

여수 향토음식, 여름철 보양식 통장어탕

  • 입력 2016.08.01 19:06
  • 수정 2016.08.01 20:19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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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한국적인 맛의 여수 ‘통장어탕’이다.
ⓒ 조찬현

 


복날이면 우리 국민들은 보양식을 즐겨 먹는다. 그렇다면 주로 어떤 보양식을 먹을까. 물론 기호에 따라 약간 다를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양식은 삼계탕, 오리탕, 장어탕, 추어탕, 해신탕 등이다. 그중 삼계탕이 단연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기 있는 식당의 복날 풍경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여수 봉산동에서 참옻삼계탕으로 이름난 한 식당의 주인장 배향호(66)씨는 "복날 하루 찾는 손님이 8백 명에서 1천여 명을 넘어설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쯤 되고 보니 복날 복달임을 하지 않으면 왠지 나만 손해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묘한 기분을 쉬 떨쳐낼 수가 없다.

가장 한국적인 맛... 여수 '통장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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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보양식 자매식당 통장어탕의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60~70년대에는 춘궁기로 먹고살기도 힘들었다. 보릿고개에는 보리밥 한 그릇도 배부르게 먹질 못했다는데 80년대 들어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먹고살 만해지다 보니 이렇듯 보양식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불경기로 다들 힘들어 하는 요즘이지만 그 시절에 비하면 아무튼 호시절이다.

 지난 중복(27일)에 기자가 찾아간 곳은 여수 잠수기수협 앞에 있는 통장어탕집이다. 점심 무렵, 식당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하다. 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발걸음을 되돌려야만 했다. 이 음식을 먹지 않으면 마치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다.

기다렸다가 빈자리를 비집고 들어갔다. 분위기에 휩쓸려 무엇에 쫒기 듯 통장어탕(1인분 13000원) 한 뚝배기를 비워냈다. 그 와중에도 카메라를 꺼내어 사진을 몇 장 담았는데 이제 와서 보니 사진이 영 아니다. 늘 내 입에 호사보다는 음식을 맛보는 건 카메라가 먼저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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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어뼈 육수에 된장을 푼 데다 통장어와 배추 우거지가 한데 어우러졌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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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장어의 하얀 속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 조찬현

 


여수의 향토음식 붕장어탕 맛은 어떨까. 한마디로 좋다. 다시 먹고픈 가장 한국적인 그런 맛이다. 장어 뼈 육수에 된장을 푼 데다 통장어와 배추 우거지가 한데 어우러져 입맛을 사로잡는다. 다들 숟가락이 바삐 움직인다.

한 뚝배기 비어내고 나면 온몸에 힘이 불끈 솟는 거 같은 기분이다. 아니 사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힘이 느껴진다. 붕장어는 보양식으로 양기를 돋우는데 아주 좋은 음식이다. 비타민A와 칼슘 미네랄도 풍부하다.

통장어탕은 무기력한 여름철에 아주 잘 맞는 음식이다. 국물 맛도 일품이지만 통째로 토막 내 끓여낸 붕장어의 하얀 속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이 맛을 보고 나면 그 누구든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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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제철인 멍게젓갈도 별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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