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닭똥집을 육회로? 이것이 남도 요리의 진수

전남 해남 대흥사 가는 길, 닭요리촌에 가다

  • 입력 2016.09.22 11:25
  • 기자명 조찬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사 관련 사진
 닭똥집육회와 닭발 육회는 참기름장에 먹으면 쫄깃하고 고소한 풍미가 좋다.
ⓒ 조찬현

 

"세상에~ 닭을 육회로 먹어요."

타 지역 사람들은 이렇듯 남도사람들이 닭육회를 먹는 모습을 보곤 깜짝 놀라곤 한다. 전남 지방에서 닭을 날것 그대로, 육회로 먹는다는 사실에. 하지만 남도 지방에서는 모든 촌닭요리에 닭육회는 기본이다. 특히 전남 강진과 해남 영암 지방이 닭육회 요리를 맛깔지게 잘한다.

강진과 영암 지역은 닭가슴살까지 발라내 육회로 내놓는다. 해남 대흥사 가는 길목의 촌닭요리 전문점들은 닭똥집과 닭발을 육회로 내놓는다. 일부 업소는 닭 가슴살까지 육회로 선보이는 곳도 있다. 닭똥집(근위)은 손질 후 얇게 저며 내고 닭발은 뼈째 잘게 부숴 양념을 해낸다. 참기름장에 먹으면 쫄깃하고 고소한 풍미가 좋다.

여성들에게도 인기 만점... 닭똥집육회

기사 관련 사진
 돌고개가든의 닭코스요리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닭똥집을 잘 손질하여 고추기름에 볶아내도 맛있지만 이렇듯 육회로 먹어도 별미다. 콜라겐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으며 피부노화방지 효과가 있어 여성들에게도 인기다. 통마늘과 함께 볶아낸 닭똥집볶음도 맛있다.

닭똥집 육회는 신선해야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닭육회를 내는 집은 닭구이나 백숙 요리 등 닭고기 맛이 뛰어나다. 그래서 닭육회를 내는 집이냐 아니냐에 따라 닭고기 맛의 신선도가 가늠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한번 가봤던 이미 검증된 음식점을 선호한다. 그러나 가끔은 남의 말에도 귀 기울이고 새로운 곳을 찾아나서는 것도 즐겁다. 대부분 실망하기 십상이지만 진짜배기 맛집을 찾아냈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늘 소개하는 곳은 단골집이 아닌 새로운 집이다. 해남 닭요리촌 내에 있는 '돌고개가든'이다. 예전에 소개했던 원조 집은 시골스러우면서 깊은 맛이 있는 반면 이집은 산뜻하고 깔끔한 매력이 도드라진다. 음식 맛 또한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무쇠솥단지에 구워먹는 닭불고기, 맛있는 흑미죽

기사 관련 사진
 토종닭 양념불고기다. 갖은 양념을 해 무쇠솥단지에 구워먹는다.
ⓒ 조찬현

 

 

기사 관련 사진
 닭고기를 먼저 굽고 팽이버섯은 따로 나중에 익혀내는 게 좋다.
ⓒ 조찬현

 

토종닭 양념불고기다. 갖은 양념을 해 무쇠솥단지에 구워먹는다. 팽이버섯도 듬뿍 넣었다. 버섯은 수분이 많아 토종닭불고기와 함께 굽다보면 매콤한 맛이 덜하다. 하여 닭고기를 먼저 굽고 팽이버섯은 따로 나중에 익혀내는 게 좋다.

토종닭구이 또한 역시 육류와 잘 어울리는 깻잎과 상추쌈이다. 깻잎쌈은 깻잎 특유의 향과 닭고기가 썩 잘 어울린다. 취향에 따라 마늘을 얹어 먹으면 된다. 이집의 촌닭구이는 맛이 좋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들 잘 먹는다. 그래서 가족 단위 외식메뉴로 인기다.
 

기사 관련 사진
 토종닭구이 또한 역시 육류와 잘 어울리는 깻잎과 상추쌈이다.
ⓒ 조찬현

 

 

기사 관련 사진
 야들야들하게 잘 삶아낸 닭백숙이다.
ⓒ 조찬현

 

이어 야들야들하게 잘 삶아낸 닭백숙이 나온다. 이때 닭백숙과 동시에 흑미닭죽도 모습을 드러낸다. 닭백숙은 닭불고기를 하기 위해 살코기 일부를 발라냈지만 제법 먹음직하다. 살을 발라먹는 맛이 쏠쏠하다.

일반적으로 닭코스요리에서 마무리는 녹두죽을 많이 주는데 이집은 찹쌀에 흑미와 검정깨 녹두 등을 넣어 죽을 쑤었다. 흑미죽의 맛이 참 좋다. 좀 늦은 점심을 먹은 이유도 있었지만 아무튼 흑미죽은 일행 모두에게 인기다.

전남 해남의 돌고개는 해남읍 연동리와 삼산면 계동리다. 이 일대에 해남을 대표하는 음식, 닭코스요리를 선보이는 닭요리촌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의 닭요리는 1975년 장수통닭의 닭백숙이 원조다. 이후 9곳의 식당이 하나 둘 모여들어 토종닭전문 음식거리가 되었다.

기사 관련 사진
 흑미죽은 일행 모두에게 인기다.
ⓒ 조찬현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