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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홋카이도 양조장 견학기 (4)

오타루 맥주 양조소 및 삿포로 시내

  • 입력 2016.12.13 11:24
  • 수정 2017.01.13 16:32
  • 기자명 장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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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 맥주 양조소>

오타루 맥주공장 입구

홋카이도 와인갤러리를 뒤로 하고 이동한 곳이 오타루 맥주라는 소규모 맥주양조소로 갔다. 이 맥주는 일반맥주가 아니고 고급맥주로 매니아 층이 별도로 한정되어 있는 맥주이다. 국내의 수제맥주인 하우스 맥주의 경우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한다.

오타루 맥주는 제니카코 양조장에서 독일 본고장 스타일로 만들어지며, 홋카이도 오타루의 수맥에 주목한 초대 양조 기술자가 원재료(물, 맥아, 호프, 효모)를 엄선하여 전통적인 크래프트 맥주의 양조법으로 만드는 고품질의 맥주이다.

오타루 맥주의 사명은 옛 좋은 독일맥주의 문화를 일본에 정착시키는 것, ‘맥주순수령’에 의거 200년 이상 전에 실제로 이뤄진 양조방법을 이용하여 오타루 맥주는 양조를 시작하였다.

독일의 맥주 순수령을 액자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 이 순수령에 의해 맥주를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맥주에 들어가는 맥아와 홉을 같이 전시하고 있다.

맥주공장이지만, 삿포로 맥주에 비하여 소규모 맥주로 ‘지비루’라고 하는데 지비루란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주로 우리로 보면 하우스 맥주와 같은 개념인 것 같다.

이 맥주는 수제맥주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공장을 들어서니 그 규모가 상상하는 소규모 하우스 맥주가 아니고 대형 공장에 버금가는 규모였다.

안내자가 있어서 세세히 설명을 해준다. 그는 독일맥주의 순수령에 의해서 맥주를 만든다고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을 한다. 그러면서 독일의 순수령에 의한 인증서를 보여주기도 한다.

맥주의 순수령에 의해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머리가 아프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료는 100% 독일에서 수입하여 독일의 전통 수제맥주라는 것이다. 대형 맥주회사의 맥주는 보통 살균을 하므로 효모가 없다고 한다면, 이 하우스 맥주는 효모를 살리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효모를 살려서 판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판매망도 반경 100km지역내로 한정되어 있다고 한다.

독일의 순수령이라 하면 중세 독일의 남부지역인 뮌헨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서는 맥주의 품질이 좋지 않아서, 북독일로부터 맥주를 수입하였다.

바이에른 귀족들은 수입비용이 많아져서 고심하던중 추가로 물을 타거나 질나쁜 맥주을 제조하는 부패한 맥주 양조자의 부정행위를 근절하고자 1516년에 독일 남부 바이에른 공화국의 빌헬름 4세가 맥주는 보리, 호프, 물만을 사용하여 빚도록 공포한 것이 맥주 순수령이다.

이것으로 인해 독일 맥주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1551년에 개정판 순수령에는 효모가 추가되었다. 맥주의 효모는 맥주의 발효과정에서 발생되는데 상면발효맥주는 표면으로 떠오른 효모를 건져서 사용하고, 하면발효맥주는 가라앉은 침전물이 효모로서 이를 모아서 사용한다.

오타루 맥주 당화조 모습

맥주는 무엇보다도 맥아를 당화해서 발효하는 그 과정이 핵심이다. 홉도 마찬가지지만 정교한 당화작업, 그 외에는 메뉴얼에 따라서 진행해 가면 되는 것이다. 이 양조소의 당화조는 거의 대형 맥주공장과 같은 규모의 시설이 되어 있다.

당화작업을 끝내면 바로 급격하게 온도를 10도까지 떨어뜨린다. 그리고 10일정도 숙성 시킨다. 1차 발효가 되면 미숙성 맥주가 된다. 이것을 다시 0도로 낮추어 숙성시킨다. 이것을 2차 발효라고 한다.

지하 저장소로 이동해서 숙성중인 미숙성 맥주맛을 보았다. 단맛이 강했다. 그 나름의 묘한 맥주맛을 음미하게 했다. 발효가 더 진행되어야 한다고 한다. 저장탱크는 한국산이라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원산지 표시가 Korea로 되어 있었다.

저장탱크 1개에 들어 있는 량을 헤아리니 16,000리터 500cc 3만2천잔 하루 1000cc를 매일 마시면 43년을 마실수 있는 량, 이 맥주양조소에서 생산되는 량은 시즌철에는 하루에 300킬로리터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지하에 위치한 오타루 맥주 저온 저장고

우리 일행은 침을 삼키면서 맥주저장탱크를 둘러보고는 시음장으로 갔다. 2층에 위치한 시음장에는 맥주바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어 있었다.

각종 맥주와 관련된 전시물, 맥주잔의 변천사, 생산된 제품의 역사 등이 전시되는 공간에 한켠에서는 맥주서빙 스탠드와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었다. 우리 일행은 각자 탁자에 차분히 앉아서 그들이 내놓는 타입별의 맥주를 음미해나갔다.

시음장에서 우리가 마실 맥주를 서비스해주는 나까무라 상

시음하는 맥주는 세가지 타입의 맥주를 맛보게 한다. 필스너(pilsner), 와이스(weisse), 둔켈(dunkel)이다.

필스너는 체코의 필젠(pilsen)에서 처음 만들어진 맥주라는 뜻에서 필스너라고 불린다. 발효를 하는 라거타입의 대표적인 맥주로 색깔이 맑은 색이고 에일맥주에 비해 향과 깊은 맛이 적은 대신 시원한 청량감을 가진다. 우리나라의 클라우드가 이런 형태의 라거타입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필스너는 알콜도수 4.9%로 아로마 향이 난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둔켈은 상면발효의 순수효모를 사용하는 맥주로 다크브라운 색깔을 띠고 있다. 홉 맛보다 약간 달달한 맛으로 바나나 맛이 난다고 할까 알콜도수는 5.2%이다.

와이스는 상면발효 중에 젖산발효 효모를 사용하는 맥주로 북독일의 베를린에서부터 시작한 맥주로 알콜도수 5.4%로 홉맛이 좀 강하고, 약간 맑지는 않지만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시음장에서 시음하는 3종류의 오타루 맥주, 왼쪽부터 필스너, 둔켈, 와이스 임. 맥주의 종류에 따라 잔이 달라진다.

술은 역시 극히 개인적인 취향인 것은 분명하다. 개인에 따라 좋아하는 타입도 다르고, 느끼는 맛도 다른 것이다. 동일한 맥주를 놓고도 각각의 평가가 다르다.

어쩌면 지극히 간단한 것을 가지고 깊이있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오타루 맥주 시음장에 전시된 다양한 종류의 맥주잔

우리 일행은 수제맥주 타입의 이 하우스 맥주에 흠뻑 젖었다. 우리를 안내해주던 메니져는 우리가 요구하는데로 맥주를 내준다. 타입별 맥주잔이 다르다.

일행은 3가지를 골고루 맛보아야 하는만큼 끊임없이 가져다 마신다. 아마도 하루의 피로가 이 맥주 몇 잔으로 해결이 되지 않았을까. 메니저는 빙글빙글 웃으면서 친절하게 우리 일행이 요구하는 맥주잔에 맥주를 채워준다. 우리들은 상당한 량을 시음한 듯 하다.

소매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타루 라거맥주 매니아들만이 찾는다고 한다.

이 맥주의 개념은 우리나라 하우스 맥주와 같은 개념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하우스 맥주는 현장에서만 음주하는 용으로 판매를 하지 소매용으로 해서 포장하여 판매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의 하우스 맥주는 소매용으로 병입하여 판매가 되고 있는 점이 우리와는 다르다. 어쩌면 우리의 주류시장도 이런 점에서 좀 자유스럽게 되어야 외국산 맥주가 국내에 들어와서 판을 치는 것을 어느정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판매 뿐만 아니라 가격부분에 있어서도 그렇다. 외국산 수입맥주가 국내산 맥주에 비해 오히려 다양한 맛을 가지면서 가격을 또 다양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 다양성을 바로 호불호로만 생각할 것은 아니다.

참으로 많이 사는 여러종류의 인간군에서 개개인이 생각하는 그 개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다양성이다. 그 다양한 인간이 만들어 내는 갖가지의 것들이 또 다양한 것이다.

 

오도리 공원에 있는 삿포로 텔레비젼 탑

<삿포로 시내관광>

오타루 양조소를 나오자 저녁식사는 각자 알아서 해결하는 자유식이라고 한다. 호텔로 돌아와 몸을 가볍게 한 다음에 시내로 나섰다. 룸메이트 김사장이 자신들의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서 식사하고 주점기행을 해보자고 하는 것을 사양하고, 혼자서 발걸음 닿는 데로 가보기로 하였다.

호텔이 삿포로 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니 사통팔달의 위치에 있어서 삿포로는 도시가 일본의 신개척지로서 미국인의 도시계획설계에 의해 만들어졌다. 거리는 직선으로 쭉쭉 벋어 있어서 길을 잃고 헤맬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블록을 타고 걸어갔다. 돌아다녀도 그대로 되돌아오면 된다. 오타루 맥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관계로 저녁식사가 좀 늦더라도 허기지지는 않았다.

오도리공원은 삿포로를 찾는 모든 관광객의 발길이 닿는 곳이라고 한다. 20여분 걸어서 오도리 공원에 왔다. 사철 축제가 있다고 하는데 특히 겨울에는 눈축제가 있다.

이 눈 축제는 세계 3대 눈축제에 든다고 한다. 2월에 있는 눈축제를 연상하면서 11월의 옅은 눈길을 밟아 나갔다. 오도리 공원은 전체길이가 1.5km로, 삿포로 개척당시 공원 북쪽의 관청가와 남쪽의 주택 상업지역을 구분하는 방화선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삿포로 시민과 관광객의 휴식처로 사용되고 있으며, 삿포로의 주요축제인 눈축제를 비롯한 5월의 라일락축제, 6월의 요사코이 소란축제, 8월의 맥주축제, 11월부터 1월 사이에 열리는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의 행사장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다누키코지 거리 입구

그러나 야밤의 오도리 공원 방문은 텔레비전 타워를 감싸는 조명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했다. 오도리 공원을 지나가면 그 근처가 다누키코지(狸小路)가 있다.

그냥 정처없이 죽 걸어가다 보니 바로 다누키코지다. 동서로 길게 1km의 도로 위에 7개 블록에 아케이드가로 향토음식점이나 여러 가지의 상가로 형성되어 있다. 이 상가는 아케이드 형태로 되어 있어서 전천후가 된다는 점 이외에는 특이할 것이 없었다.

음식점과 의류 기타 잡화 등, 한국의 상가골목이나 다름 없지만, 그렇게 새롭고 신기할 정도로 색다른 점은 없었다. 오히려 한국의 인사동이나 명동거리와 같이 뭔가 색다르거나 눈부시게 화려함이 더욱 좋을 수가 있는 것이 아닌가.

다누키코지에 위치한 상가

내 기억으로는 그래도 일본에서 뒷골목의 우동은 먹어봐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조금 허술한 곳에 위치한 우동집을 들어갔다. 한국의 주막집을 연상하고 들어갔는데, 서비스하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젊은이들이었다. 그리고 손님들도 젊은 사람 일색이다.

그래 일본의 젊은이들 틈에서 분위기에 묻혀보는 거다.

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이 내게 아주 친절하다. 그 친절이 몸으로 배어나오는 것이다. 그냥의 친절이 아니다. 가식이 있다면 느낌으로 온다.

그냥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서비스정신 같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이들은 아주 흔쾌하고 적극적인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맥주 한잔에 곁들여 우동을 먹으면서 그들이 손님들에게 하는 모습을 느긋하게 지켜보았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이라도 한편의 기분좋은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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