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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게 소통과 위로, 희망 안겨준 음악

여수바로크 고전음악감상 모임 참관기

  • 입력 2016.12.14 12:23
  • 수정 2016.12.18 22:00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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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바로크 고전음악감상회원들과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는 신준수(맨 왼쪽), 유성희(중앙), 박남두환(오른쪽) 모습
 여수바로크 고전음악감상회원들과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는 신준수(맨 왼쪽), 유성희(중앙), 박남두환(오른쪽) 모습
ⓒ 오문수

 

며칠전 지인에게서 음악회에 참석해보라는 메시지가 왔다. 나이든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한 번도 참석해본 적은 없었지만 들어본 적 있는 음악감상실이다.

물어물어 찾아간 여수바로크 고전음악감상회관은 문수동 여문주유소 건너편 4층 건물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고문인 김용석(67세)씨가 바로크고전음악감상회의 내력을 설명해줬다.

1980년에 출발한 고전음악감상회원은 여수시내에 거주하는 직장인과 주부들로 구성돼 있고 모임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반부터 시작해 9시 반에 끝난다. 45명인 회원들은 오디오와 영상을 통해 클래식음악을 감상한다.
 

지역사회에 클래식음악을 보급하고 동호인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모인 회원들은 외국이나 서울까지 못가는 대신 감상실을 마련했다. 40여평의 음악감상실에 극장처럼 계단을 만들고 고급스피커를 장착해 음악 감상하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다. 사회를 맡은 강영배씨는 "아주 오래전 종로에 있었던 '2부'라는 음악 감상실과 똑같다"고 말했다.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며 소감문도 발표하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회원이나 음악가를 초대하기도 한다. '소울과 함께 하는 겨울이야기'라는 주제로 시작한 음악회에는 바이올린 주자 신준수씨(73세), 기타치며 노래하는 유성희씨, 베이스기타리스트 박남두환씨가 무대에 섰다.

첫곡인 '사랑 two'에 이어 '내마음 갈 곳을 잃어'가 연주되고 유성희씨가 잠시 마이크를 잡으며 "요즘 나라가 어수선해서 마음이 심란합니다. 하지만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를테니 여러분도 후렴을 따라해 주세요"라며 열창을 시작했다.

그대여 아무 걱정 말아요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합창을 하며 객석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었다. 유성희씨가 마이크를 내려놓자 나이 지긋한 3명(김광일, 최광수, 임동훈)의 남성중창단(파도소리)이 무대에 섰다. 본인들은 "지긋한 나이"라고 했지만 올해 환갑을 맞은 여수동초등학교 25회 동기생들이다. 파도소리 단장을 맡고 있는 최광수씨가 무대에 서게 된 동기를 설명해줬다.
 

 남성중창단 '파도소리'가 부르는 노래소리에 흠뻑 취한 여수바로크 고전음악감상회원들
 남성중창단 '파도소리'가 부르는 노래소리에 흠뻑 취한 여수바로크 고전음악감상회원들
ⓒ 오문수

 

"초등학교 동창회 때 무의미하게 술 먹고 흘러가는 게 싫어 남녀 10명이 모여 발표회 형식으로 노래를 불렀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남성보컬 5명은 그대로 있고 여성 3명은 외부에서 영입해 1년에 한번 정도 커피숍 같은 곳에서 정기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노래를 하면서 중년에 느끼는 공허함을 해소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위로받고 희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남성중창단의 노래가 끝나고 곧바로 2부가 시작됐다. '렛잇비미'(Let it be me)에 이어 한해를 마감하는 '화이트크리스마스' 노래가 울려 퍼졌다. 노래끝내기가 아쉬운 객석에서 '앙코르'를 부르자 송창식의 '우리는' 노래가 음악감상실에 울려퍼졌다.

기나긴 겨울밤에도 춥지 않는
우리는 타오르는 가슴 하나로
너무 충분한
우리는 우리는 연인

눈을 지그시 감고 가슴으로 노래하고 듣던 모두는 하나가 됐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신준수씨는 올해 73세다. 대기업에 다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를 입은 그의 연주에 청중석에서 '앙코를'를 요청했다. 신씨에게 음악을 하는 보람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다.

"음악은 학생시절부터 시작했어요. 음악은 제 삶에서 유일한 낙입니다. 여담이지만 학창시절에 공부 안하고 음악한다며 부모님한테 꾸중 들었는데 나이 들어서도 이렇게 음악하면서 그 때 음악 했던 게 얼마나 잘했는지 몰라요. 위로받고 행복합니다"

기타를 치며 노래한 유성희씨는 원래는 성악을 전공했다. 음악을 좋아해 3개 음악동호회(그랑블루, 파도소리, 소울)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그녀는 "앞으로도 시민과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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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철 2023-02-27 16:49:11
참여하고싶어요
전화한번주세요
01045849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