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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정월대보름 소원 "탄핵, 적폐청산, 정권교체"

여수YMCA ‘제6회 가사리 대보름맞이 달집태우기 행사’...달집에 활활 탄 액운들

  • 입력 2017.02.11 23:17
  • 수정 2017.02.14 17:13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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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정월 대보름에는 모든 액운을 연에 실어 띄워 보내는 행사가 있었는데 대보름을 맞아 탄핵연을 만들어 봤습니다. 이번에 반드시 국민들에게 '탄핵대박'을 비는 간절한 맘을 하늘에 날렸습니다."

정월대보름 액운을 날리기 위해 탄핵연을 만든 심명봉씨의 모습 ⓒ 심명남
하늘높이 날으는 탄핵연의 모습ⓒ 심명남


방패연에 한해의 액운을 실어 띄운 심명봉(51세)씨의 말이다. 정월 대보름 '탄핵연'이 하늘을 날았다. 한지에 치자물을 곱게 들인 방패연은 가로 1.2m 세로 1.5m크기다. 구멍이 뚫린 정중앙 아래는 단풍 꽃무늬로 '탄핵'이란 두글자를 아로 새겼다.

액운아 물렀거라! 첫째도 나라운명 걱정

전남 여수 소라면 가사리 마을에서 '제6회 가사리 대보름맞이 달집태우기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의 모습ⓒ 심명남
제6회 가사리 정월대보름 한마당에 참석한 한가족의 모습ⓒ 심명남
논에 세워진 살기좋은 가사리 경노효친비.ⓒ 심명남


강한 바람에 하늘높이 오른 방패연은 바람을 제대로 탔다. 연실이 끊어질듯 팽팽해 혼자 잡아당기기 힘들 정도다. 연날리기 놀이가 끝나갈즘 탄핵연은 논으로 처박았다. 그 충격으로 옆구리가 찢어졌다. 이후 달집에 처박아 놓은 탄핵연이 불길에 활활 타면서 자취를 감췄다.

11일 오후 전남 여수 소라면 가사리 마을에서 '제6회 가사리 대보름맞이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이날 현천3구 가사마을 주민과 여수YMCA, 여수YMCA아이쿱생협, 국제와이즈맨 여수동백, 여수청해클럽을 비롯 소라면 주민과 도시가정 1000여명이 참석했다.

여수YMCA 김대희 국장은 "오늘 행사는 가사리마을 주민들이 도시가정을 초청해서 이루어진 행사다"면서 "올 한해도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지만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6회째 행사인데 도시 아이들은 정월대보름 민속체험행사를 할 수 있고 가족과 마을 그리고 지역공동체를 고민해볼 수 있는 대보름 행사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쥐불놀이 하는 어린이의 모습ⓒ 심명남
밀떡구이에 빠진 동심ⓒ 심명남

이날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배고팠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밀떡구워먹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볏짚에 소원태우기, 활쏘기등등.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달집태우기는 장관을 이뤘다. 새끼줄에 소원지를 매단 달집에 횟불을 들이대자 활활 타오른 불은 불춤을 췄다. 마치 나라의 액운을 삼키듯 한참동안 불놀이에 넋을 잃었다. 액운은 영영가고 저마다의 소원은 꼭 이루어지리라.

정월대보름 밀떡굽기 유래에 대해 행사관계자는 "예전에 밀서리를 해서 구워먹은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밀떡을 직접 구워먹으면서 배고픈 어린시절의 추억을 느낄 수 있다"면서 "우리밀로 만들었는데 구워먹으면 엄청 맛있다"고 전했다.

달집에 태워버린 적폐청산...정의가 승리하는 나라

가사리 대보름 맞이 달집태우기에서 한해의 액운이 활활타고 있다.ⓒ 심명남
액운을 활활 태워버리는 달집태우기의 모습 ⓒ 심명남

풍악 한마당을 연 들풀놀이패 정재완(63세)씨는 올해의 소망을 묻는 질문에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올해는 뭔가 혁신이 되어 새로운 출발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박근혜 정부의 적패 청산을 첫 번째 소원으로 꼽았다.

축사에 나선 박춘순 소라면장은 "우리 가사리마을 달집태우기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 감사하다"면서 "풍요를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행사가 계속 이어져 소라면이 영원히 발전했으면 좋겠다"라고 기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순빈 시의원은 "달집태우기를 준비해 주신 여수YMCA와 가사리 주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올 2017년에는 적폐청산과 새로운 나라 만들기에 함께해줄 것을 기원 드린다"라며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참가한 시민들은 저마다의 간절한 소원을 적어 볏짚에 붙였다.


천상국 전YMCA 이사장은 "정의가 승리하는 나라와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효주와 딸 친구들을 데리고 왔다는 김종훈(49세)씨는 "우리 딸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자라달라"고 빌었다.

또 임정욱(46세)씨는 "곧 어머님이 허리수술을 받는데 허리수술 잘되어 우리가족 모두 화목하고 허리가 완쾌되어 어머님과 가을쯤 해외여행을 갔으면 좋겠다는 맘으로 행사에 참석했다"라고 전했다. 볏짚에 붙어있는 어느 가족의 소원지에는 이렇게 적혔다.

"아빠가 술 먹지 않고 빨리 들어오게 해라. 2학년 때 공부 열심히 하게 해라. 대출 다 갚게 해라. 우리가족 화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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