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탄핵 안 되면 남편에게 쫓겨난다" 무슨 사연이길래

[현장] 탄핵 확신, 열혈시민 발언 이어진 17차 여수시민 촛불대회

  • 입력 2017.02.26 01:27
  • 수정 2017.03.15 05:44
  • 기자명 심명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번 촛불집회에서 노래로 재능기부를 해온 상록수 밴드 신디사이저 김인옥씨(좌)와 김한주 가수

"성경에 '우는 자와 함께 울라'했다. 그래서 함께 울기 위해 왔다."

차분하고 작은 음성이 또렷또렷 울려 퍼졌다. 매번 촛불집회에서 노래로 재능기부를 해온 <상록수> 밴드 신디사이저 김인옥씨의 말이다.

지금껏 크리스마스도, 한해의 마지막날도 촛불집회에 올인해온 그녀는 "이번에 박근혜가 탄핵되지 않으면 남편에게 자신이 탄핵될 위기에 처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서 "탄핵을 앞두고 엄마부대가 판치는 모습이 안쓰럽다"면서 "그런데 진짜 엄마와 아빠가 여기 있다. 그 이름이 모욕되지 않기를 저희가 더 힘을 내자"라고 호소했다. 

촛불시민...대한민국호 민주주의 항구가는 노젓는 사공

촛불집회에 등장한 감옥

"배가 있는데 노를 젓지 않고 있으면 어찌될까요?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밀려갑니다. 여기에 계신 여러분 모두는 대한민국호가 민주주의 항구를 가기위해 계속 노를 젓고 있습니다. 이 노를 절대 놓지 않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남편이 제발 촛불 들고 얌전히 앉아 있으라고 합니다. 그래서 공연도 하지 않고 시민발언도 하지 않은데 촛불을 들고 변함없이 자리에 않아 있는 그분들이 진짜 위대한 분들이다. 나는 그분들을 응원하러 간다라고 얘기하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박근혜 퇴진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
촛불집회에 참석한 어린이

어느새 청중들의 박수소리가 터졌다. 25일 오후 박근혜 퇴진운동본부 17차 여수시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에 300여명이 모였다. 숫자가 작은 이유는 여수에서 버스로 600여명의 시민들이 상경집회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퇴진운동본부 문종익 집행위원장은 "오늘 저희들 식구가 버스 14대에 600여명이 서울로 상경했다"면서 "25일은 박근혜가 청와대에 입성한 4년째를 맞아 반드시 구속시켜야 한다는 각오다. 여러분 목소리가 청와대까지 들려 반드시 탄핵이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탄핵의지를 보였다. 

사회자 고재환씨는 "촛불과 맞불집회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만 적폐청산과 잘못된 국정농단을 위해 저희들이 촛불을 든 것이지 그 횟불아래 '이념'이라고 하는 장작불을 넣으면서 불놀이를 하고 있는 그들에게는 더 뜨겁게 탄핵을 외쳐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11분간 자신이 쓴 시를 낭독중인 정한수 수석 집행위원장의 모습

정한수 수석  상임대표는 "박근혜를 잡기 위해 여수. 순천. 광주에서 많은 버스가 상경했다. 오늘 반드시 박근혜를 끌어내려야 한다"면서 상경투쟁을 위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소회를 시로 쓴 글을 장장 11분 동안 읽어갔다. 그 일부다. 

서울 갑시다. 

만나는 사람마다 서울 가는지 묻는 게 인사다. 

광화문에 가자 광화문에 자유가 있다. 

광화문에 평화가 있다

광화문에 민주주의가 있다(중략)

 

촛불을 들자 촛불을 들자

광화문에 모여 두 손 굳게 들고 외치자

살맛나는 세상 만들어 보자

국민이 제일임을 보여주자

촛불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알리자(중략)

 

국민을 우롱하고 우습게 아는 놈들 

촛불로 태워버리자 들불로 꼬시르자.

백주대낮에 자행되는 테러....테레방지법 필요한 시기

학동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김영근씨의 자유발언 모습
여수에서 노래를 꽃씨로 희망의 숲을 만들자는 슬로건으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뮤지션 안철씨가 열창하고 있다.

열혈시민들의 시국발언도 이어졌다. 학동에 사는 김영근씨는 "촛불집회 그만 나가고 장사좀 하라고 아내가 난리다. 하지만 장사는 할 만큼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입을 열었다.

특검을 반드시 연장해야 한다고 입을 연 김씨는 "탄핵심판이 한창 진행중인데 친박 무리들과 자유청년연합,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등 많은 무리들이 탄핵심판을 지연하기 위해 있을 수 없는 테러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이 바로 테러방지법이 필요한 때다"라고 강조했다.

촛불집회 현장...세월호를 기억합시다
촛불현장에서 퇴진구호 외치는 시민들

여수시 시전동 신기주공에 사는 모야모야병을 앓는 환자라고 밝힌 A씨는 "이명박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보건복지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박근혜가 병마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겠다고 해놓고 약속도 안 지키고 장애인들을 많이 줄인다고 한다. 촛불집회에서 보건복지법도 달라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 달라"라고 장애인 처우개선을 호소했다.

박근혜와 나이가 동갑이라고 밝힌 하청노동자 김영복(66세)씨는 "저는 비정규직 늙은 노동자인데 2004년 사회적 의제를 가지고 싸웠던 GS칼텍스 60명 동지들이 권고사직을 당한 한명이다"면서 "당시 3년 반 동안 싸웠지만 시민들의 무관심과 일부 언론은 저희들의 문제를 왜곡되게 보도했다"라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을 이렇게 짚었다.

"오늘날 박근혜-최순실의 문제가 그냥 생긴 게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연대하지 않고 힘들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쳐다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도래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선거 때만 되면 지역에서 시민운동, 노동운동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고민했던 사람들은 낙선하는 반면 낙하산 되어 온 사람들은 무조건 당선됩니다. 지역을 지키며 정직한 사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 시민을 위해 일 해온 지역민에게 표를 줘야합니다."

자유발언하는 여수넷통뉴스 오병종 편집국장의 모습

선거때만 되면 판검사를 했언 외지에 살던 지역 출신들이 지역에서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을 거머줘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시민발언에 나선 <여수넷통뉴스> 오병종 편집국장은 "지역에서 17차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현장 생중계를 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이번 촛불항쟁이 우리 역사에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인데 이것이 끝나더라도 우리는 계속 보도를 할 것"이라며 "우리 함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모두 힘을 합치자"라고 촛불시민들을 독려했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