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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에서 약간 부족한 사주팔자

  • 입력 2017.02.28 14:37
  • 수정 2017.02.28 14:39
  • 기자명 곽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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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윤

철학원에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고민하거나 궁금해 하는 것들을 묻지 않아도 생년월일시만 알려주면 역술인이 무슨 문제로 왔고 언제쯤 어떻게 그 문제가 해결될지 말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고, 혹은 문제가 너무 많아 딱 집어 말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 상담을 하면 사주팔자를 적고는 부모님 인연은 어떻고, 학업 성취는 어땠는지, 잘 맞는 직업은 무엇인지, 배우자 인연은 어떤지, 그리고 자녀 인연은 어떤지를 설명하고는 어떤 점이 궁금해서 왔는지 묻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사주팔자에 따라 아주 가끔 이 사람이 어떤 문제로 왔을지 그리고 언제쯤 어떻게 해결이 될지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철학원을 개원하고 10개월쯤 지났을 무렵 상담했던 사주인데, 사주팔자의 그릇이 반듯했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고 운의 흐름도 눈에 보여서 어떤 문제로 왔고 언제쯤 해결될지를 매끄럽게 상담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사주는 글과 학문을 나타내는 정인이라는 별이 년에서 득세하고 있어 공부를 아주 잘할 수 있는 사주이고, 운도 공부를 돕는 흐름이라 공부를 아주 잘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조직·직장 인연을 나타내는 정관이 천간에 드러나고 지지에 세력이 있어 국가 공직에 인연이 있을 것인데, 刑 작용이 있어 법무 분야 공직에 인연이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대학 인연도 정관이 드러나 있고 운도 학업 발전을 돕는 흐름이라 서울에 있는 국립대학에 인연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고 당시 나이가 24살이라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나이로 보였는데, 운의 흐름이 시험에는 합격이 잘 안 되는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아드님이 공부를 아주 잘했을 것 같은데, 혹시 사법시험에 합격이 안 돼서 합격이 가능한지 언제쯤 합격이 가능할지 물으러 오셨나요? 올해와 내년은 합격이 힘들고 2016(丙申)년에 합격이 가능할 것입니다.”하고 말했습니다.

  상담을 오셨던 사모님이 “아들 사주인데, 서울대 법대를 다녔고 사법시험을 친 것은 아니고, 올해(2014년) 서울대 법학대학원과 고려대 법학대학원에 시험을 쳐서 당연히 서울대 법학대학원에 합격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서울대는 떨어지고 고려대만 합격을 했습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가야해서, 군대를 다녀와서는 서울대 법학대학원에 입학이 가능할지 궁금하고, 가능하다면 고려대 법학대학원은 등록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하는 겁니다.

  공부를 잘했을 것이라는 것과 법조계에 직업 인연이 있다는 것은 제대로 봤는데, 서울대 법학대학원인지 고려대 법학대학원인지를 물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사주에 대해서 좀 더 부가설명을 했습니다. “이 사주팔자는 공부를 잘할 수 있고 법조계에 직업 인연이 있어 반드시 법조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 인연과 공직 인연을 나타내는 관성에 공망이 작용하여 최고에서 약간 벗어난 모양입니다. 그리고 군대를 마치고 다시 시험을 치는 2016년은 정관과 천을귀인이 작용하여 시험운도 좋고 합격운도 있어서 좋은 운이라 서울대 법학대학원에 합격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주팔자가 최고에서 약간 부족한 모양이니, 고려대 법학대학원도 보험 삼아 등록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작년 2016년 초겨울에 다시 사모님에게 연락이 와서 “법학적성시험은 처음 볼 때 보다 성적이 잘 나왔는데, 올해는 서울대 법학대학원에 합격이 가능할까요?”하고 묻는 겁니다.

 2년 전에 사주를 풀이한 것이 시간이 지났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일단 시험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하고 2016(丙申)년에는 합격운도 있는 시기라서 “올해는 천을귀인의 작용이 있어서 운이 좋은 시기라 합격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주팔자에 정관에 공망이 작용하여 반드시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하고 말했습니다.

사모님도 아마 정관에 공망이 작용하여 최고에서 약간 부족하다는 말이 마음에 걸려서 다시 물었던 것으로 같습니다.

  다시 2주 정도 지나서 합격자발표가 났는데, 합격자명단에는 없고 합격후보자명단에 올라 있는데 어찌 될 것 같으냐는 문의 전화가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 학생은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결과를 만드는 것은 역술인이 아니라 하늘이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도 사주팔자에 부족한 점은 운이 좋은 시기라도 부족한 것으로 남는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서울대 법학대학원의 입학정원은 150명입니다. 실력도 경쟁이겠지만 운도 경쟁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역술인이 결과를 맞췄느냐 못 맞췄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의 순간에서 선택을 돕는 것입니다.

그 학생과 어머니는 2년 전에 고려대 법학대학원에 등록을 할지 안할지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때는 그 학생의 사주팔자가 최고에서 약간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에 등록을 하라고 조언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법학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한 번 더 도전을 하려고 한다면 2017(丁酉)년은 2016(丙申)년보다 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조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주팔자를 보는 데는 맞추고 못 맞추고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맞췄다 못 맞췄다는 과거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더 나은 그리고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돕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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