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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날에 오동도 가는 길... 꽃비가 내린다

오동도 유람선 섬마을호에서 바라본 여수바다 풍경

  • 입력 2017.04.11 20:17
  • 기자명 조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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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도 가는 길은 꽃길이다. 그 길을 사뿐사뿐 즈려밟고 간다.
▲  오동도 가는 길은 꽃길이다. 그 길을 사뿐사뿐 즈려밟고 간다.
ⓒ 조찬현

 


꽃비가 내린다. 연분홍 벚꽃이 분분히 흩날린다. 충민로에서 시작한 벚꽃은 오동도 초입까지 이어진다. 오동도 가는 길은 꽃길이다. 그 길을 사뿐사뿐 즈려밟고 간다. 만개한 벚꽃이 지는 봄날의 풍경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아이와 엄마가 길을 간다. 가다 멈추기를 반복하며 엄마는 연신 아이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벚꽃 흐드러지게 피어난 봄날, 담장에 벽화와 어우러진 모자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로 내게 다가온다.

반세기를 함께해온 오동도의 산 증인 엄인섭옹
 

 오동도로 간다. 유람선을 타고 붉은 동백꽃을 보려고 동백나무 숲이 우거진 섬으로 간다.
▲  오동도로 간다. 유람선을 타고 붉은 동백꽃을 보려고 동백나무 숲이 우거진 섬으로 간다.
ⓒ 조찬현

 


오동도(전남 여수)로 간다. 붉은 동백꽃을 보려고 동백나무 숲이 우거진 섬으로 간다. 아마도 지금쯤 이곳의 동백꽃은 붉은 신열로 몸살을 앓고 있으리라.

바다는 고요하다. 오동도로 가는 길에는 사람들의 물결이 넘실댄다. 수많은 인파가 파도처럼 들어가고 나가기를 반복한다.

"지난 봄비에 동백꽃이 많이 졌어요. 지고 피고 하니까 여름까지는 볼 수 있지요."

오동도 지킴이 사진사(92, 엄인섭)의 말이다. 그는 지난 봄비에 동백꽃이 많이 졌다고 한다.

봄 햇살이 눈부시다. 모터보트가 푸른 물살을 가른다. 관광객들은 탄성을 내지른다. 오늘(8일)따라 햇볕은 초여름의 햇살인양 따사롭기만 하다. 오동도 지킴이(92. 엄인섭)가 그늘에 앉아 쉬고 있다.
 

 반세기를 지켜온 오동도 지킴이 사진사 엄인섭옹이다.
▲  반세기를 지켜온 오동도 지킴이 사진사 엄인섭옹이다.
ⓒ 조찬현

 


오동도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진을 찍으며 반세기를 함께해온 오동도의 산 증인이다.

"여기가 직장이거든요. 오동도에서 반세기가 넘었어요. 1965년도에 사진사로 인정을 받은 거예요. 많을 때는 13명이나 됐는데 5년 전부터 혼자 됐어요. 손님이 많지 않아요. 오늘은 필름 하나 팔았어요."

반평생을 함께하며 가족들을 뒷바라지한 직업이지만 이제는 관광 사진업으로는 밥벌이도 힘들다. 하지만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곳에 나온다. 찾는 이가 없어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동도 사진사로서 그 일을 계속할 것이다.

"밥벌이는 안 되지만 이곳에서 평생을 살았는데 그냥 나오고 싶어요. 7남매(1남7녀)를 다 거뒀어요. 그렇게 열심히 살았어요. 세월이 흐르다 보니 내가 나이 먹은 줄 몰라요. 아내가 떠난 지 20년째 자취 생활을 하고 있어요. 남자는 옛날부터 돈을 벌어 가정을 먹여 살려야겠다는 오직 한가지만으로 살아요. 세상에는 별사람들이 다 있어요. 그들을 보고 지금도 인생을 배워요."

오동도를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아직도 인생을 배운다는 그의 말이 아직도 내 가슴에 찡한 울림으로 남아있다.

벌 나비인양 동백꽃 따라 모여드는 수많은 연인들
 

 햇살이 머문 자리에 떨어져 내린 동백꽃은 너무 붉어서 서럽다.
▲  햇살이 머문 자리에 떨어져 내린 동백꽃은 너무 붉어서 서럽다.
ⓒ 조찬현

 


동백나무 숲이다. 청아하고 맑은 기운이 감돈다. 울울창창한 숲속 그늘 사이로 한줄기 햇살이 쏟아진다. 햇살이 머문 자리에 떨어져 내린 동백꽃 한 송이 너무 붉어서 서럽다. 이따금씩 숲속 어디에선가 청아한 새소리가 들려온다. 사람들의 속삭임도 이어진다.

동박새 정원이다. 올해는 동백꽃이 예년보다 덜 피어 아쉬웠다. 그러나 이곳 정원에 머물다보니 그 아쉬움도 이내 사라진다. 카페지기가 떨어진 동백꽃을 주워 모아 참 예쁘게도 꾸몄다.
 

 붉은 동백꽃이 곱게 피었다.
▲  붉은 동백꽃이 곱게 피었다.
ⓒ 조찬현

 

 

 동백꽃잎차(산다화차) 한잔은 봄날의 꿈결인 듯 달콤하다.
▲  동백꽃잎차(산다화차) 한잔은 봄날의 꿈결인 듯 달콤하다.
ⓒ 조찬현

 

 

 ‘나는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합니다.’라는 동백의 꽃말이 기다란 줄 따라 붉은 꽃송이와 함께 이어진다.
▲  ‘나는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합니다.’라는 동백의 꽃말이 기다란 줄 따라 붉은 꽃송이와 함께 이어진다.
ⓒ 조찬현

 


'나는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합니다'라는 동백의 꽃말이 기다란 줄따라 붉은 꽃송이와 함께 이어진다. 동백꽃의 아름다움에 반할 걸까, 연인들이 이곳으로 벌 나비인양 모여든다. 동박새 정원은 이곳 카페 주인(50, 신미주)이 직접 꾸몄다.

"항아리와 소품을 제가 구해다 꾸몄어요. 사람들은 추억을 좋아하지요. 동백꽃말 앞에서 연인들이 사진을 많이 찍어요.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과 동백꽃이 한데 어우러진 오동도는 지금 꽃물결이 인다. 사진에 곱게 담아 추억으로 남기고픈 장면들이 이곳저곳에서 연출된다. 이곳 정원에서 마시는 동백꽃잎차(산다화차) 한잔은 봄날의 꿈결인 듯 달콤하다.  

여수의 봄 풍경은 유람선에서 봐야 더욱 더 아름답다
 

 오동도 유람선 오동도크루즈와 섬사랑호 타는 곳이다.
▲  오동도 유람선 오동도크루즈와 섬사랑호 타는 곳이다.
ⓒ 조찬현

 


오동도 유람선이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온다. 그 봄바람 따라 오동도 유람선 섬사랑호에 몸을 실었다. 유람선에서 울려 퍼지는 노랫가락이 흥겹다. 출발을 알리는 뱃고동이 운다. 흥겨운 노랫소리와 푸른 바다풍경에 기분이 한껏 고조된다.

모터 보트가 번개같이 곁을 스쳐간다. 먼 바다에는 커다란 상선들이 떠있다. 오동도 방파제  길에는 여전히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배가 미끄러지듯 바다를 가르자 사람들이 술렁인다.
 

 뱃전에 모여든 아이와 어른들은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느라 여념이 없다.
▲  뱃전에 모여든 아이와 어른들은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느라 여념이 없다.
ⓒ 조찬현

 


갈매기들이 모여든다. '끼룩 끼룩~' 울음 울며 배를 따라 하늘을 날며 한없이 모여든다. 뱃전에 모여든 아이와 어른들은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느라 여념이 없다. 유람선이 여수바다를 지날 때마다 한바탕 갈매기들의 잔치가 이어지곤 한다.

강원도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여수 바다와 섬들이 유람선에서 보니 더 예쁘다고 했다.

"강원도에서 왔어요. 여수 바다와 섬들이 바다(유람선)에서 보니 더 이쁘네요." 

돌산 제2대교와 빨간 하멜등대가 스쳐간다. 케이블카와 돌산대교의 모습도 보인다. 해안가에도, 여수 시내의 가로수 길에도, 멀리 돌산공원에도 하얀 벚꽃이 만개했다. 종포 해양공원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섬사랑호 유람선에 모여든 관광객들의 옷차림은 꽃물결인양 아름답다. 봄날의 풍경은 이렇듯 모든 것이 다 곱디곱다. 여수의 봄 풍경은 바다에서 봐야 더욱 더 아름답다.
 

 봄바람 따라 출항 준비를 하는 오동도 유람선 섬사랑호에 몸을 실었다.
▲  봄바람 따라 출항 준비를 하는 오동도 유람선 섬사랑호에 몸을 실었다.
ⓒ 조찬현

 

 

 돌산 제2대교와 빨간 하멜등대가 스쳐간다.
▲  돌산 제2대교와 빨간 하멜등대가 스쳐간다.
ⓒ 조찬현

 

 

 돌산도 유람선 이사부크루즈호가 여수바다를 가로지른다.
▲  돌산도 유람선 이사부크루즈호가 여수바다를 가로지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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