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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곡 만든 초등학교 선생님

여도초등학교 조승필 교사 "정의로운 세상 올 거라는 믿음으로 작곡"

  • 입력 2017.04.19 16:37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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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여도초등학교 3학년 2반 담임인 조승필교사 모습
▲  여수 여도초등학교 3학년 2반 담임인 조승필교사 모습
ⓒ 오문수

 


세월호 3주기를 맞이해 희생자 추모 광화문촛불집회에 앞서 열린 전국교사대회(15일 오후 4시)에서 교사들이 부른 합창곡 <작은 바램>. 이 노래의 작사·작곡가인 조승필 교사를 지난 18일 만났다. 다음은 조승필 작사 작곡인 <작은 바램>의 가사다.

작은 바램이 있어요
부끄럽지 않고 싶어요
두 손을 모으고 촛불 하나 밝히고 있지요.

마음과 마음으로
밤하늘 별빛처럼
소망의 바다를 이루어 함께 서 있네요.

때론 어둠이 깊어져 아무도 보이지 않았어
세찬 바람 불어 우리 흔들리고 넘어져도

우리 함께 손잡아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요
언젠가 이뤄질 그 꿈들을 포기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해요 정의의 세상을 노래해요
작은 바램 모두 함께 모여 좋은 세상 만들어요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작은 바램 모두 함께 모여 좋은 세상 만들어요
 

 지난 1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집회 모습
▲  지난 1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집회 모습
ⓒ 오문수

 


교직경력 19년차인 조승필 교사는 전남 여수의 사립학교인 여도초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조용하고 별로 말이 없는 성격인 그는 음악에 조예가 깊다. 그가 <작은 바램>을 작곡하게 된 동기는 여수지역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감동받았기 때문이다.

"제가 무엇보다도 큰 감동을 받은 건 130만 명이 참석한 지난 2월 25일 집회였어요. 상식이 통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올 거라는 믿음이 왔어요."

앞으로도 계속해 작곡을 할 예정인 그는 우리 주변의 약자와 마음을 다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노래를 작곡하고 있다. 그가 작곡을 시작하게된 것은 교사들의 모임인 전남초등동요작곡연주회(2010년)에 들어가면서부터다. 

현재까지 그가 작곡한 동요는 20여 곡이다. 그는 동요라는 범주를 떠나 사회참여 노래도 작곡하고 있다. 인디밴드 '포리스트'의 주요멤버인 그는 멤버들과 함께 작은 음악회를 열고 오라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간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내용이다.

- 세월호(촛불집회)에 관한 노래를 작사 작곡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상식이 통하지 않고 부정부패가 난무하는 절망적인 사회 속에서 한 사람의 양심이 촛불이 되고 수백만 명이 모여 마침내 대통령 탄핵까지 이루어 내는 것을 보고 벅찬 감동을 받아 곡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 동요와 포리스트 멤버들이 부르는 노래까지 포함해 몇 곡이나 작곡했습니까?
"동요 20여 곡과 포리스트 노래 25곡 정도 만들었네요. 동요는 < 봄님이 오시는가>< 멀리 더 멀리>< 너에게로 가는 길>< 우리가 만들 수 있어>< 내 보물 1호>< 난 바보야>< 꿈속에서>< 마음으로 듣는 세상> 등 입니다.
 

 인디밴드인 '포리스트' 멤버들이 학생들과 공연을 마친 후 기념촬영했다
▲  인디밴드인 '포리스트' 멤버들이 학생들과 공연을 마친 후 기념촬영했다
ⓒ 오문수

 


포리스트 노래는 <곁에>< 진달래>< 별은 너에게로>< 너도 처음부터 꽃이었구나>< 사랑은 불이어라>< 꼭 잠궈라>< 그대 다시 만나게 되는 날>< 그리움>< 그대 없는 빈 하늘>< 행복 그대>< 나 하나 꽃피어>< 서시>< 또 다시 기적처럼> 등이 있습니다."

- 청중을 위해 작곡할 때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어디입니까?
"제 곡에 제가 감동받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겐 어떠한 감동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를 듣고 어떤 면에서 감동을 전달하고 받을 수 있는가에 가장 역점을 두게 됩니다."

- 지금까지 작곡한 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무엇이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박노해 시인의 <별은 너에게로>를 처음 읽고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 줄의 글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구나 생각하며 이것이 노래로 만들어져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곡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린 사람이 여러 명 됩니다."
 

 조승필 교사는 영감이 떠오를때면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며 작곡을 한다.
▲  조승필 교사는 영감이 떠오를때면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며 작곡을 한다.
ⓒ 황주찬

 


- 작곡을 하면서 겪었던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나요?
"음악을 그냥 듣지 않고 모든 노래를 분석적으로 듣게 됩니다. 이 노래는 여기서 이런 화성을 썼구나. 여기서 이렇게 변조가 자연스럽게 되는구나 생각하면서 들으니, 남의 곡을 많이 들을수록 내공도 쌓여져 가는 것 같습니다."

- 아름다운 곡을 만든 후 보람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받았다고 할 때 (나의 진심이 감동으로 통했구나) 생각하며 행복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입니까?
"기회와 능력이 된다면 한 편의 뮤지컬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 학생들이 동요보다 유행가를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유는 무엇이고 이에 대한 대안은 있습니까?
"유행가는 화려하고 TV나 인터넷으로 많이 접하게 되면서 친숙하게 되고 기존 동요는 요즘 아이들의 생활과 동떨어진 내용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공감하고 좋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세월호 3주기를 맞아 광화문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교사들과 함께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조승필 교사(오른쪽에서 세번째)
▲  지난 15일 세월호 3주기를 맞아 광화문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교사들과 함께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조승필 교사(오른쪽에서 세번째)
ⓒ 오문수

 


- 조승필 교사한테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해달라'고 요청한다면?
"음악은 희망입니다. 슬픔 가운데서도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절망 속에서도 바라볼 수 있는 것, 행복 속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것, 눈물 속에서도 애타게 기다리는 것, 바로 음악이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 음악에 관해 더  할 말이 있으세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무더운 날씨에 굵은 땀을 흘릴 때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 비를 맞고 걷다가 누군가 다가와 우산을 씌워주는 것, 삶의 작은 것에서부터 감동을 느끼려고 찾아다니고 또 음악으로 함께 한다는 것이 참 좋은 길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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