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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무릉도원으로!

귀농일기 (22)

  • 입력 2017.06.22 14:34
  • 기자명 민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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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이라 했다.

무등의 주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

땅에서 솟았던가 하늘에서 내려섰던가.

 

하늘 땅 사람의 삼간을 치솟은 영봉의 산정을 우러러

천왕봉과 지왕봉과 인왕봉이라 했다.

 

구부 능선 휘감고 도는 신령한 바람 따라

가을서리 같은 돌무더기 산혈의 곳곳

서슬한 자태로 지켜왔나니 주상절리라.

 

백두 호남의 웅혼한 기상 천지사방을 호위하고

해와 달과 별빛의 광정함 온누리를 비춘다.

 

산정과 능선을 타고 흐르는 선율

평심한 인생의 길을 노래하는데

서석대와 입석대와 규봉암의 형상 천하의 기이함을 훔쳤다.

 

장불재를 타고 돌아 아스라이 무릉의 산곡을 접어드니

비근한 산아래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숲의 정령이 손짓하는 그곳,

너덜 너덜 해진

아픈 역사, 통절한 한 묻힌 그곳에는

긴 호흡 먼 길 밝게 비추는 신성의 빛 서려있다.

 

하늘 길이 열리고 골짜기의 여신이

손짓하니

일곱 차크라와 삼백육십 경혈,

열두 경락이 교신한다.

상 중 하 삼단이 더운 춤을 춘다.

 

빼어난 풍경과 무성한 생명력과 산곡의

장엄한 기세가 더할 나위 없는 그곳으로,

가서 너와 나를 바라보자

가서 너와 나를 보듬자

너와 나를 풀어헤쳐

분별 없는 무등의 품에 안겨보자

 

하늘 땅 사람을 만나는 그곳,

하늘 땅 사람을 노래하는 그곳,

우주적 통찰이 내 삶의 깊이로 밀려들고

없음과 있음이 호상간에 새끼꼬기 하는 그곳,

동서와 고금이 지혜를 통섭하고

왼쪽과 오른쪽이 물길을 트며 교섭하는 그곳,

 

아 ᆢ

사람들의 표정이 진실하고

나무와 숲의 경이로움에 찬탄을 아끼지 않으며

작은 희망의 단초에도 가슴이 뛰고

눈빛만으로도 믿음이 돈독해지는

그곳,

무릉의 계곡으로 가보자.

 

나무와 숲과

계곡과 하늘

사람과 역사가 현재와 미래를 춤추게 하는

무릉도원으로,

오랜 꿈 꾸게 하는 그곳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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