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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함에는 지름길이 없다.

  • 입력 2017.07.20 08:53
  • 기자명 곽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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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여수는 종포해양공원을 찾는 관광객들로 시끄럽지만, 여수시민들은 돌산 상포지구 인·허가와 관련한 특혜 의혹으로 마음이 시끄럽습니다.

여수시민들은 오현섭 전시장의 뇌물수수 비리사건과 시청 회계과 공무원의 80억 횡령사건 등 굵직한 비위사건으로 명예가 실추된 아픈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주철현 시장은 검사출신이라 법을 잘 알기에 비리 없는 청렴한 시장이 되겠다고 했지만, 분양대금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당한 개발업체 대표가 시장 본인의 조카사위라 친인척 비리라는 불명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돌산 상포지구 인·허가 특혜 의혹의 대강은 다음과 같습니다.

돌산읍 상포지구는 삼부토건(주)이 매립하였지만, 도로와 배수시설 등 준공조건을 갖추지 못해 20년 넘게 준공검사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5년 7월에 시장의 조카사위인 김모씨가 여수국제자유도시개발이라는 개발회사를 설립하고 100억 원에 삼부토건(주)으로부터 상포지구매립지를 매입합니다.

그리고 2016년 5월에 도로와 배수시설 등 기반시설이 없지만, 설치하겠다는 조건으로 여수시는 준공완료필증을 주어 지번을 부여합니다. 이에 개발회사는 기반시설도 설치하지 않고, 6월 이후 100여명에게 160여억 원에 분양을 해버립니다.

올해 3월 이 개발회사 감사가 분양대금이 사라졌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개발회사 대표의 횡령 의혹이 불거집니다. 그리고 한국일보 기자가 준공조건을 갖추지도 않았는데, 준공완료필증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의 조카사위라는 특수 관계에 의한 것이 아닌가하는 인·허가 특혜 의혹 기사를 실습니다.

이에 법을 잘 아는 검사출신 시장은 그 기자를 고소하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허위보도에는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상처 받은 여수시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위안할 수 있을지 공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子游爲武城宰. 子曰 “女得人焉耳乎?” 曰 “有澹臺滅明者, 行不由徑, 非公事 未嘗至偃之室也.”「옹야(雍也)」

  (공자의 제자)자유가 무성이라는 도시의 시장이 되었다. 선생님은 자유에게 “너는 사람을 얻었느냐?”하고 물었다. 자유가 “담대멸명이라는 인물을 얻었습니다. 그는 길을 다닐 적에 지름길로 다니지 않고, 공적인 일이 아니면 여태껏 내 방에 찾아온 적이 없습니다.”하고 답했다.

 

  자유는 공자보다 40살이나 어린 제자인데, 글재주가 좋았고 행정에도 능하여 20대 중반에 무성이라는 국경도시의 시장으로 부임하였습니다.

일흔이 다 된 노정객 공자는 제자가 잘 다스리고 있는지 살펴보려갑니다. 제자를 만나 묻는 첫마디가 “사람을 얻었느냐?”입니다.

제자 자유는 늘 다니는 길도 지름길로 가지 않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 공적인 일이 아니고는 사적 친분을 쌓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 담대멸명을 등용하였다고 말합니다.

제자의 말에 스승은 무척 행복했을 것입니다.

  ‘담대멸명’은 성이 담대이고 이름이 멸명입니다. ‘담대’는 호수가의 누각이라는 뜻이고, ‘멸명’은 ‘꺼졌다 켜졌다’하는 뜻입니다.

이름대로 성품도 조용하고 원칙을 지키며 공사의 구분이 분명했던 사람으로 보입니다. 지름길이 있는데도 안 간다면 답답한 사람이고, 사적 친분이 있어야 일도 매끄럽게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인데 그런 것이 없다면 꽉 막힌 사람입니다.

정치나 행정은 효율이나 신속이 아니라 ‘공정’이 핵심입니다. 답답하고 매끄럽지는 않더라고 공정하다고 느낄 때 시민들은 받아들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과 시장을, 국회의원과 시의원을 선출하는 것은 우리 시민들입니다. 잘난 사람이 아니라 공정한 사람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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