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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벽화 다 지우고 싶다” 천사 벽화마을도 불만

해양공원의 낭만포차 주변 주민 불편 호소에 이어

  • 입력 2017.08.22 10:51
  • 수정 2017.08.22 10:58
  • 기자명 여수넷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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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동부매일 -여수넷통뉴스 공동게재 공유기사]

고소동 일대 1004m 거리에 벽화가 그려져 있어 <천사벽화마을>이다.

낭만포차 주변 마을 주민에 이어 벽화마을 주민들도 주차난과 소음, 교통체증 등으로 불만이 폭발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진남관부터 고소동 언덕을 지나 해양공원까지 1004m 거리에 그려져 있는 천사벽화마을은 주변에 진남관, 대첩비각 등의 유적·유물과 이순신광장, 해양공원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오래된 항구도시 고지대에 있어 아름다운 여수의 쪽빛 바다와 붉은빛 일몰을 관람할 수 있는 전망지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야경이 아름다운 밤바다를 볼 수 있고 운동과 산책 등 휴식공간으로 시민과 관광객이 몰리는 종화동 해양공원에는 낭만포차와 카페, 숙박시설, 음식점 등이 들어서면서 일약 뜨는 곳이 됐다.

그러나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원주민들이 사생활 침해를 당하거나 주차난, 소음, 쓰레기,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등 수년째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여수시청은 주거지역 관광 명소에 따른 주민피해 실태조사 등 대책 마련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다.

천사벽화 마을은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 "벽화를 지우고 싶다"

특히 여수시청은 이곳이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고 관광 명소라며 홍보하고 있지만 이곳 주민들은 한때 벽화로 인해 새롭게 변해가는 마을이 자랑스럽다고 했지만 지금은 자부심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소음은 물론 쓰레기 투기, 흡연 등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주민들은 골목 곳곳에서 테이크아웃 커피 컵, 음료수 캔 등 쓰레기와 담배꽁초 등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주민 A씨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이야기 소리가 집에까지 들려 시끄럽다”며 “그래도 한번 주의를 주면 조용히 하는데 찾아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서 매번 주의를 주기에도 지치고 그냥 참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천사벽화 마을 시민들도, 종포 해양공원 낭만포차 주변에 사는 시민들도 불만이 크다.

주민 B씨는 “여름밤에는 골목 쉼터에서 젊은이들이 왁자지껄 술을 마신다. 낯 뜨거운 애정행각을 벌이는가 하면 깨진 술병에, 담배꽁초에, 구토물까지 골목이 난장판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며 “벽화골목이 여수시청과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주민들은 이제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목의 벽화를 다 지우고 싶은 심정인데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참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심지어 좀도둑까지 생겨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전했다.

이미 종포 해양공원의 낭만포차에 대해서도 주변 주민들의 불만도 극에 달한 상태다.

이미 종포 해양공원의 낭만포차에 대한 주변 주민들의 불만 현장. 주말 포차 영업이 끝난 해양공원 이른 아침 모습이다.

 

관광객들에게 이곳 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적극적인 계도가 요구된다. 벽화골목 초입에는 ‘주민들 생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늦은 시간에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삼가해 달라’는 안내 표지판이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별 효과가 없다고 했다.

이런 사실을 시에서도 알고, 안내판에 경고눈구가 있지만 시민들은 소용이 없다고 한다

이처럼 주민들이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라며 불편을 호소하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동안 행정은 성과와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데 급급했다. 중간 점검이나 사후 평가, 주민들의 생활 불편 등의 연구와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는 소극적이었다. 

2014년부터 도시재생 시민대학을 운영하고 있지만 원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는지도 의문이다.

벽화마을은 사람이 살고 있어 시민들이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라는 불편도 호소한다

(사)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에서는 카페, 맛집, 관광기념품 판매점 등 9개소를 사회적기업 형태로 운영한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피해를 보는 주민들의 집수리, 경로잔치, 장학금 지급 등으로 환원하고 있다.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주민 갈등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다. 피해를 당하는 주민복지를 먼저 고려해 주민협의회를 관광 수익이 환원되는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하면서 갈등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었다.

해양공원 주변에 앞다퉈 건물이 신축돼 천사마을 사람들은 건물들로 인해 바다 경관을 빼앗겼다.

주민협의회 산하 6개 사업단 중 민박사업단에서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빨래방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노인 인구 비율이 부산시 전체 13% 정도 보다 두 배가량 많은 25% 정도이기 때문에 지역 특성에 맞춰 이불 빨래 등 노인을 위한 복지사업을 하는 것이다.

감천문화마을의 사례처럼 여수지역 벽화마을도 생활의 불편함을 겪게 된 주민들에게 재생사업으로 인한 수익과 혜택이 환원되는 복지사업 추진도 해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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