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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섬을 살리자”

이제 섬은 힐링과 관광의 보배다-고흥 연홍도를 보면서

  • 입력 2017.09.04 16:40
  • 기자명 임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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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상에 보도되는 주된 뉴스 중에 하나가 ‘마을의 소멸(동네 소멸)’이다. 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에 의하면 향후 30년 내로 전국 228개 시, 군, 구 중 84개(36.8%), 3482개 읍·면·동 중 1383개(39.7%)가 소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마을은 10곳 중 4곳이 머지않아 소멸될 것이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서 심각하게 고민되는 것은 여수의 섬은 그 소멸의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6월 말 기준으로 여수의 섬(남면, 화정면, 개도, 삼산면)의 인구는 7,714명이다.

10년 전인 2008년 10,427명과 비교하면 10년 사이에 거의 30%의 인구가 감소한 것이다. 이런 인구감소의 속도는 육지보다 섬의 고령화로 인해 점점 더 빨라진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요즘 가보고 싶은 섬들이 화제거리이고 TV에서도 섬에서 촬영한 프로그램(삼시세끼)의 시청률이 매우 높다. 그 중에서도 전라남도가 선정하여 관광지로 유명해진 고흥 연홍도를 들 수 있다.

연홍도는 배에서 내리면 뿔소라 조각품이,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동네 사람들의 앨범이 벽화로 장식되어 있어 참 인상적이다. 어르신들의 전통혼례사진, 빛바랜 가족사진, 과거의 추억 여행사진 등등이 정겹게 관광객을 맞이해 준다. 이 섬은 소록도를 지나 거금대교를 넘어 거금도 신양선착장에서 5분 정도의 배를 타고 건너간다.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50여 가구 80명이 살고 계신다.

연홍도는 예술의 섬으로 알려져 있듯이 마을 골목마다 그 섬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예술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바닷가의 부표, 줄, 노, 폐목, 어구, 조개껍질 등 그 섬에서 볼 수 있고 그 섬을 느낄 수 있는 재료로 골목골목을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섬 풍광 그대로가 예술작품이다. 지나가는 마을 어르신이 한 달에 1500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은근히 자랑하셨다.

이 섬에서 눈에 띠는 것은 전군수의 공적비, 어느 부인의 효와 정절을 기리는 비석, 마을 발전에 크게 헌신하신 어르신의 송공비 등이 오르막길에 나란히 서 있었다. 대대로 내려오는 숨은 역사의 흔적을 통하여 효와 예를 중시하며 마을을 함께 만들어 가는 힘의 근원이 여기서부터 출발함을 느꼈다. 우리들의 전통적인 가치를 존중하며 이웃을 서로 챙기면서 함께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70이 넘은 어르신들이 마을의 공동사업을 위해서는 함께 작업하고 그 적은 이익을 서로 나누는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한 어르신은 “한창 바쁠 때 동네일 하러 나오라고 마을방송이 나오면 참 짜증이 나는디 그래도 어쩌거여... 마을이 함께 잘 살아보자는디”하며 남긴 말이 귓전에 긴 여운을 남겼다.

마을에 협동조합을 운영하여 공동사업으로 어촌계 사업, 마을가꾸기. 도선 운영하기, 마을식당 운영하기, 팬션 운영하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내년에는 멋진 팬션을 더 지어 수익사업을 늘여 보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마을 전체 구성원들이 서로를 챙기면서 연홍도를 가꾸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여수의 섬들도 멋지게 태어나고 있다. 금오도의 비렁길. 꽃섬 하화도, 사도 등이 그 좋은 예이다. 이제 섬은 낙후된 어촌이 아니라 관광과 힐링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섬의 자연 그대로의 경관이 관광자원이고 특산물을 활용한 고유한 슬로우 푸드(slow food)가 건강 먹거리가 되기에 여수의 섬들이 우리들의 보배다. 그 대표적인 실천방법의 예로 ‘사파란’이 영향을 준 ‘슬로우 푸드 운동’을 들 수 있다.

1989년의 발표에 "사람은 기뻐할 권리가 있다."라는 개념을 발표했으며, 국제 슬로우 푸드 협회 설립 대회의 슬로우 푸드 선언을 거쳐 국제 운동이 되었다. 1996년의 슬로우 푸드 법령에는 구체적인 활동에 있어 다음과 같은 3가지 지침이 있다. 그 첫 번째로 ‘지킴’으로 ‘사라져 가는 우려가 있는 전통적인 식재나 요리, 질 좋은 식품, 와인(술)을 지킨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가르침’으로 ‘아이들과 더불어 소비자에게 맛의 교육을 진행시킨다’며 마지막으로 ‘지지함’은 ‘질 좋은 재료를 제공하는 생산자(업체)를 지킨다’이다.

 

여수는 섬을 살려야 한다. 섬들의 고유한 전통, 민속이나 문화, 천연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술), 특산물을 잘 보존하고 개발하여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하며 섬을 고유한 문화체험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하여 섬복지와 관광, 문화, 산업이 융합된 제도적 행정적 전달체계가 장차 구축되어야만 한다. 그 방법으로 연홍도에서 그 좋은 힌트를 얻어 보면 어떨까한다. 섬의 가장 큰 자산은 주민들이다. 그들이 전통을 지켜왔고 숨은 이야기와 모든 비법을 전해 줄 수 있다.

 

이 소중한 섬들이 인구감소에 의해 소멸된다는 것은 너무도 큰 비극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섬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새로운 복지전달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섬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과 구성원들에 의해 관광과 힐링의 낙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보완책을 신속하게 마련하여야 한다.

2007년부터 실시한 여수섬복지 네트워크 사업이 지속되지 못하고 단절된 것은 무척이나 아쉽다. 섬이 살기 어렵고 불편하고 꿈이 없는 삶의 터전이 된다면 더 이상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관광과 힐링의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살기에 아름답고 그래서 행복할 것이다.

‘여수는 섬이 있어 아름답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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