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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통합보육 메카, 여수 베타니아 특수어린이집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단 여수베타니아 공동체 방문

  • 입력 2017.09.07 19:57
  • 수정 2017.09.07 19:58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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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학교에서 나무위에 올라간 아이들 모습
▲  숲학교에서 나무위에 올라간 아이들 모습
ⓒ 베타니아 제공

 

"아이야! 맑은 눈의 아이야. 여기 한 줌의 씨알이 있다. 너는 그것을 세지 말아라. 누구의 것이 더 많고 적은가 비교하고 슬퍼하지 말아라. 

아이야! 눈물 어린 아이야. 너의 걸음마다 나무가 자라고 있다. 누가 더 빨리 꽃피우나 조급하지 말아라. 너의 나무는 너만의 리듬이 있으니. 비바람 속에 뿌리를 더 깊이 내려가라"

박노해 시인의 '아이야'란 시 중 일부로 베타니아 공동체에 다니는 아동들을 잘 표현한 글이다. 가을비가 심하게 내리던 지난 6일 오후 1시,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 28명이 여수베타니아 공동체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사무실을 방문했다.
 

 숲학교를 둘러보는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들
▲  숲학교를 둘러보는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들
ⓒ 오문수

 

따뜻한 유자차를 제공하며 환영해주는 김종호 이사장과 김민희 사무국장이 소식지를 내밀었다. 내민 소식지 40호 제목은 <다름과 같음>. 공동체 구성원들을 한 마디로 나타낸 제목이다. 1년에 두 번 발간한다고 하니 20년의 역사를 가진 베타니아 공동체이다

광주 전남 최초의 장애아 전문 보육기관인 베타니아 특수어린이집에는 장애·비장애를 포함한 115명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주간 보호시설, 아동발달지원센터, 숲 학교를 겸한 생태 통합보육의 메카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 보호시설 '작은나루'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들이 숲학교를 둘러보고 있다
▲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들이 숲학교를 둘러보고 있다
ⓒ 오문수

 

베타니아에서는 가족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주중 낮시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은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일상생활훈련, 사회적응 및 지역사회 재활훈련. 개별화 교육, 건강관리 및 특별활동, 여행, 공연, 견학 등 여가 문화활동도 지원한다. 필요할 땐 가족 상담 및 교육도 실시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

"자연이 아이들의 교실이 되게하라!"는 숲 교실 운영
 

 숲학교 탐방을 마친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숲학교 탐방을 마친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6일 오후 1시, 베타니아 공동체를 방문한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들에게 현황을 설명해주고 있는 김종호 이사장
▲  6일 오후 1시, 베타니아 공동체를 방문한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들에게 현황을 설명해주고 있는 김종호 이사장  ⓒ 오문수
 

 

1997년 사회복지법인으로 인가받은 베타니아는 장애아 통합보육과 생태 유아교육, 숲 교육, 장애 청소년 교육의 메카다. 2005년부터는 생태교육으로 전환해 숲 학교와 숲 유치원을 시작(2011년)했다.
 

 

2015년에는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부에 기여하는 기관으로 지정(제2015-031호)받아 지역사회에 숲교육 프로그램을 재능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유아교육기관 최초로 산림청으로부터 베타니아 숲 교육프로그램 인증(제2015-25호)을 받았다. 2016년 7월 1일에는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UNESCO-ESD) 공식 프로젝트로 인증받았다.

베타니아 공동체를 방문한 서대문 보육포럼 운영위원들에게 공동체를 설명하던 김종호 이사장의 말이다.

 베타니아 공동체 김종호 이사장 모습
▲  베타니아 공동체 김종호 이사장 모습   ⓒ 오문수
 

 

"먼 곳에서 모처럼 방문해주셨는데 비가 와서 좀 그렇습니다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나쁜 날씨란 없습니다. 날씨에 맞춰 복장을 갖춰 입으면 되니까요. 생태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인가를 고민하다 2005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아무튼 사람 손이 가면 아이들은 금방 흥미가 없어집니다. 자연은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일반 아이들에게도 숲 유치원 교육이 좋은데 장애아이들에게는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김민희 사무국장이 눈여겨볼 사례를 소개했다. 장애를 입은 9살 소년은 K군은 2012년 봄 처음으로 숲에 갔다. 휠체어를 탄 소년과 함께 산에 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울퉁불퉁한 돌들도 있었고, 가파른 언덕을 가기도 쉽지 않았다. 힘들게 올라간 산 중턱에서 소년이 말했다.

"선생님 왜? 숲에 사람들이 있어요?!" 

 숲학교에 온 아이가 넝쿨을 뒤집어 쓴 채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다
▲  숲학교에 온 아이가 넝쿨을 뒤집어 쓴 채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다
ⓒ 베타니아 제공

 


한 번도 숲에 가보지 못하고 그림책으로만 숲을 배운 친구는 숲에는 나무와 동물들, 곤충들만 산다고 생각하였다. 나뭇가지를 만지는 것은 지저분하다고 싫어했던 아이는 며칠이 자나자 "숲에 언제 또 가요?"라고 물었고, 이제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자연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된 소년은 더 많이 밝아지고 더 많은 웃음을 갖게 되었다.

사람과 자연 사랑에 전력을 다하는 베타니아.  "입소문이 나자 연말쯤에는 300명 정도가 입소를 희망하며 줄을 선다"는 베타니아의 사랑이 더 활짝 꽃피우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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