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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미 시인이 맡은 비린내는 어떨까?

박성태 사진전 ‘비린내’ 보고, 같은 제목 시 발표

  • 입력 2017.11.07 18:14
  • 기자명 곽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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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미 시인, 월간 '문학세계' 11월호에 '비린내' 시 발표 화제

박성태 작가의 사진전 보고 시로 표현해

정수미 시인이 박성태 작가의 '비린내' 사진전 작품 앞에 서 있다.

여수에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펴고 있는 정수미 시인 (46)이 박성태 사진작가가 최근 전시 하고 있는 '비린내'를 감상하고 한편의 시로 재탄생 시켜 관심을 끌고 있다.

정 시인은 한국문학의 지평을 열어나가고 있는 종합문예지 월간『문학세계』 11월호에 '비린내'를 발표했다.

지역에서 언론인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성태 사진작가는 전남 제 1호 미술관으로 알려진 고흥군에 위치한 남포미술관(관장 곽형수-(사) 전남 박물관, 미술관 협회장)에서 지난달 18일을 시작으로 해 오는 12일 까지의 일정으로 ‘Rhapsody’ 주제로 사진작가 강신호, 박성태와 설치작가 찰리와 함께 3인 3색 전을 갖고 있다.

박 작가는 지난 2014년 ’우리안의 한센인-100년만의 외출’을 통해 사진계에 주목을 받은 박성태(51) 작가는 바다를 끼고 사는 사람들의 삶의 냄새인 ‘비린내’를 통해 민중들의 원초적인 삶을 감각적으로 표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여수지역 어시장과 공판장을 중심으로 촬영한 '비린내'는 바다 사람들의 삶의 강한 의지와 노동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바로 그 냄새가 시인의 손길을 통해 시로 승화 되면서 문예지에서 진한 이 지역 여수만이 지닌 독특한 비린내를 풍겼다.

정 시인은 박성태 작가의 전시회 소식을 접하고 오프딩 날 그의 작품을 감상 한 후 그날 저녁 자연스레 시가 나왔다며 수줍은 웃음을 보였다.

그는 그러면서 그 시를 편한 마음으로 쓸 수 있었던 것은 "박 작가가 기억 하는 작품 속 이미지와 자신이 기억하는 이미지 서시장과 수산시장에서 풍겨 나오는 이미지가 겹쳐졌기 때문이다." 며 담담하게 전했다.

마침  그 시기에 원고 청탁 부탁도 있었던 터라 작품을 구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시를 비롯한 모든 문학에는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 는 생각을 누누이 하고 산다. 삶의 치열함을 비롯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감동을 담아내면서 성찰해 나갈 때, 비로소 좋은 글이 나온다는 게 그가 지닌 문학관이다.

그래서 일까 하나의 시를 쓰고자 할 때는 보이는 모든 것들을 직접 보고, 느끼고자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로 그런 마음이 박성태 작가의 비린내가 그의 시로 다가온 샘이다. 그의 시속에 여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듣고, 보고, 겪었을 사연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비  린  내

         정수미

 

살 문드러질라
미끄렁거리는 서대 대가릴 잡고
고단함 속에서도 저토록 흥겹게
뼈 바르고 포 뜰 때까지
구멍난 교동시장 목장갑이 몇 켤레던가

 

남편은 바다에 빼앗기고
툭 튀어나온 꽃무늬 바지 무릎 아래로
물일 하는 장화 신은 여인이
꾸부정 헐거운 전대를 차고
푹 삭아 버무린 갈치속젓을 내다 파는 좌판

구성진 욕지거리와
어물 폐상자 쓰레기더미로 피운
연등천 새벽 덕장 모닥불 마다
붓고 얼어서 아픈 줄도 모르는
굵은 손마디 마딜 꾸덕꾸덕 말리고 있다.

팥죽 한 그릇 먹고 싶어 찾아갔는데
허기진 배 속을 채운 건
고향 떠나 사무치게 그립던 냄새
태초의 자궁에서 나던 애틋한 갯내음

 

짠 내 묻은 사람들은 너나없이
붉은 도마 위에서 단박에 떨어지는
순백의 목숨들의 빚닌 몸이다. 

 

정수미 시인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일본학과와 국문학과를 전공한 데 이어 조선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일본근대 문학을 전공 하고 석사 학위를 마쳤다.

2012년 한국불교 문학으로 등단하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여수 문인협회 회원, 한국불교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글쓰기에 몰두 하고 20여 년간 여수 국가 산단내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글을 가르치고 한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는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편 정수미 시인이 비린내를 발표한 월간 『문학세계』는 1990년 11월에 창간해 유네스코에 ‘한국 대표 종합문예지’ 등록, 문화관광부의 ‘우수잡지’, 한국잡지협회의 ‘우수전문잡지’로 선정된 종합문예지로 신인 작가들은 물론 기성 작가들과 국내외의 문학 동인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권위 있는 문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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