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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모습이 곧 자기의 모습

  • 입력 2017.12.21 18:00
  • 수정 2017.12.26 14:26
  • 기자명 곽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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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나는 누구인가'하는 철학적 질문을 하다.

우리는 가끔 이런 질문을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질문들을. 철학적이기도 하고 뜬구름 잡는 질문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끔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하고 답을 얻고자 합니다. 이 질문들에 대한 여러분의 답은 무엇입니까?

철학적이고 뜬구름 같은 질문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바꾸는 방법은 상황에 대입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살필 때 거울을 봅니다. 거울을 보며 나를 확인하고, 내가 어떤지를 보고, 옷매무새가 제대로 갖춰졌는지 부족한 점은 없는지를 살핍니다.

삶에서 거울처럼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존재는 친구입니다. 비슷한 사람이 만나 친구가 되니, 오랜 친구는 곧 자신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붓다의 제자 아난은 스승 붓다에게 ‘수행에서 도반이 차지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묻습니다. 스승 붓다가 ‘어느 정도나 되겠느냐’고 되묻습니다. 아난이 ‘절반 정도입니까?’하고 답합니다. 붓다는 ‘도반이 수행의 전부다’하고 답합니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의 친구를 살피라는 말을 공자는 어떻게 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친구는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과 같다.

 子貢問 “爲仁” 子曰 “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 居是邦也, 事其大夫之賢者, 友其士之仁者.”「위령공(衛靈公)」

(공자의 제자) 자공이 “인을 행하는 방법”에 대하여 여쭈었다. 선생님 가라사대 “장인이 그 일을 잘하려면 반드시 먼저 그 연장을 예리하게 한다. 어느 나라에 살게 되거든 그 나라의 대부 중에 슬기로운 사람을 섬기고, 그 나라의 선비 중에 어진 이를 벗 삼아라.”

자공은 공자와 연배가 비슷한 제자로 장사에 소질이 있어 큰 재산을 모았고, 글재주도 좋았습니다. ‘仁’은 공자 사상의 핵심으로 ‘仁’을 한 두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자공도 그런 사정을 알고는 ‘仁’에 대하여 묻지 않고, ‘仁을 행하는 방법’에 대하여 물었습니다.

스승 공자는 먼저 ‘장인이 일을 잘 하려면 반드시 우선 연장을 잘 손질해야 한다.’는 비유를 들려줍니다. 훌륭한 장인은 연장 탓을 안 한다지만, 연장이 잘 손질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장인이라도 일을 잘 해낼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연장이 없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스승 공자는 제자 자공이 재주와 학문이 뛰어났기 때문에 이런 비유를 한 것입니다. 자공이 자신의 재주와 학문만을 믿고 다른 사람을 가볍게 여긴다면 반드시 시기하고 원망하는 사람에 의한 해코지가 발생할 것을 걱정한 것이고, 또한 스스로 자신의 한계에 갇혀버릴 것을 염려한 것입니다.

공자의 제자 자공

대부(大夫)는 벼슬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 선비(士)는 벼슬을 하고 있지 않지만 학문이 있는 사람이니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비가 벼슬을 하면 대부고, 대부가 벼슬을 그만두면 선비니 둘은 같은 사람입니다. 즉 자신의 한계에 갇히지 않고, 인(仁)을 행하는 사람이 되려면 반드시 우선 어질고 현명한 사람을 벗 삼아야 한다고 가르친 것입니다.

들고 있는 연장을 보면 무엇을 만드는 장인인지 알 수 있고, 연장의 손질된 정도를 보면 장인의 솜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 사람이 섬기고 벗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의 SNS를 통해, 원근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과 친구를 맺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많은 거울로 둘러싸인 방안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듯 정체성을 망각하는 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할 때 여러분의 곁을 묵묵히 지켜왔던 친구의 모습을 보십시오. 그 모습이 곧 당신의 모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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