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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섬마을 대청소와 섬 경로당 방문

  • 입력 2018.02.14 11:42
  • 기자명 임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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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교회 앞마당이 시끄러웠다. 여서동 신명교회 안에 있는 ‘꿈꾸는 방과후 아카데미’ 친구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출석을 확인하고 있었다. 2월 13일 이른 아침부터 섬복지활동에 필요한 준비물을 분주하게 챙기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학기말 방학이라서 늦잠 자는 학생들이 많았기에 돌산 신기항에서 10시 반 배를 타고 남면 가려고 하면 서둘러야 했다.

남면에 도착한 청소년들은 꽁꽁 언 손을 호호 불면서 남면 면사무소에서 준비한 면장갑과 포대자루를 들고 해안가 쓰레기 줍기부터 시작했다. 잡다한 생활쓰레기는 주어도 주어도 끝이 없었다. 낚시꾼들이 버린 빈패트병에서부터 양식장에서 해안가로 밀려든 스치로폼 등 각양각색의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겨우 한 시간을 주었는데도 몇 자루가 되었다.

민족 대명절을 맞이하여 섬해안가 대청소와 경로당을 찾아 재롱잔치를 하기 위해 남면에 도착하여 실시한 첫 번째 자원봉사 활동이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어린 학생들의 고사리같은 손으로 거친 해안 쓰레기를 줍기에는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깨끗해지는 해안가와 맑은 바닷물을 보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쓰레기 줍기에 열중하였다.

그리고나서 점심으로 짜장면을 맛있게 먹고 신포경로당을 방문하여 어르신들에게 그 동안 연습한 기타연주를 시작하였다. 어르신들 취향에 맞게 몇 곡을 연주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를 연주할 때는 모든 어르신들이 소리 맞춰 노래도 함께 부르며 흥을 돋구어 주기도 했다.

어르신들은 연신 “참! 어린 아그들이 언제 이런 노래도 연습해쓸까잉 고맙다잉 섬까지 와서 이렇게 함께 하니 오늘 하루가 너무 즐겁당게”하시며 큰 웃음으로 고마움을 표해 주었다.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학생들의 기타 연주가 끝나자 구연동화를 준비한 자원봉사자가 구수한 입담으로 어르신들의 귀를 솔깃하게 해 주었고 마지막으로 어르신들 건강체조를 준비한 봉사자는 풍부한 건강상식과 실내 스트레칭체조를 통해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흥미진지하게 이끌어 주었다.

약 두 시간 동안 이런저런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어르신들과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여수섬복지 활동에는 학생들과 자원봉사자를 포함하여 총 22여명이 함께 참가하였다. 섬의 한적한 경로당은 대면절이 다가오건만 면사무소 직원들과 면장님만 분주히 드나들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방 한쪽에서는 함께 온 이·미용 재능기부 봉사단이 남자어르신들의 머리를 조발해 주고 있었다. 대명절을 맞아 시내로 나가서 머리손질을 못하는 어르신에게 미리 연락을 드려 약속을 하고 오늘 와서 이·미용 서비스를 해 드리고 있었다.

봉사자가 살짝 귀뜸해 주는 말에 봉사의 믜미가 담겼다. 이들은 대명절을 앞두고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도 무척이나 바쁜 시기인데 문을 닫고 참가하는 이유로 돈보다도 이렇게 자원봉사를 하고 가면 큰 힘이 오래오래 지속되니까 그런 것 다 떨치고 오늘도 함께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오늘 이 섬복지활동은 (사)여수시민복지포럼이 모든 시민들과 함께하는 ‘여수섬사랑 더하기’ 복지실천운동 일환으로 ‘꿈꾸는 방과후 아카데미’ 학생들의 정기적인 자원봉사활동의 첫 시작이라고 한다.

정기적으로 청소년들이 여수섬들을 찾아 자원봉사활동도 하고 현장방문을 통해 자연의 견문도 넓히고 내고장 바로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며 실시한다고 했다.

이번 실행 프로그램 속에는 면장님이 면사무소에서 섬에 대한 역사와 지리 등 남면에 대한 이모저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고 봉사활동이 끝나고는 섬도 한 바퀴 돌아보면서 섬 경관과 지리적 특성도 알아보았다. 이것이 바로 융합복지의 본보기 같았다.

청소년들이 자원봉사활동을 통한 인성교육도 하고 섬 탐사 활동을 통한 지적인 학습효과와 힐링시간도 가지는 다중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울러 대명절을 맞이하여 경로당에 파스 1,000장(여수강남요양병원 후원)과 쌀(40㎏), 전기장판 2점, 라면, 과일 등을 전해 드렸다. 이제 여수 섬복지가 정기적으로 시작될 것 같다.

협력기관들이 구체적인 지원이나 정기적인 자원봉사활동으로 정례화한다면 지역복지자원의 네트워크 구축 속도가 가일층 빨리 진행될 것도 같다. 또한 대명절 이후에는 전남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와 여수섬복지를 위한 연합모금이 시작된다고 한다. 지역자원연계를 위한 여수섬복지의 본격적인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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