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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통일이여!

정녕 우리에게도 통일의 봄은 오는 것일까?

  • 입력 2018.04.27 11:43
  • 수정 2018.05.08 12:38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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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우리에게도 통일의 봄은 오는 것일까?

그 많던 껍데기가 사라질까? 

ⓒ 김자윤

남북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매스컴은 앞을 다투어 2018센티미터 협상 테이블의 넓이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날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두 정상이 마주 앉을 테이블을 2018센티미터로 정했다고 한다.

문득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가 떠오른다. 이 시는 신동엽(1930∼1969)시인이 1967년에 발표한 시이다. 그가 본 껍데기는 무엇이었을까?  “사월의 알맹이, 동학년 곰나루,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구절을 보면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한반도 도처에서 일어났던 아프고도 가슴 저민 사건들을 되뇌이면서 가식적인 것이나 겉치레는 사라지고, 정의와 순수 그리고 순결한 마음만 남아 있길 바라며 이 시를 노래했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시인은 크게 3가지를 말하고 있다. 우선 1960년대 불의와 부정, 부패 그리고 독재 체제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불꽃처럼 타올랐던 자유와 정의를 노래한다. 이른바 4.19혁명의 참의미를 생각하며 독재, 부정, 부패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며 알맹이를 제안한다.

다음으로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동학 농민의 아픔을 위로한다. 외세가 한반도에서 총칼로 선인(先人)을 쏘고 난도질했던 상황을 먹먹한 가슴으로 선연히 표출한다. 당시 조선은 힘이 약했기에 자기 손으로 운명을 개척할 수가 없는 나라였다. 때마침 호시탐탐 조선 땅을 노리던 청나라와 일본은 신무기를 앞세워 조선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문제는 이 땅의 주인임을 선언한 참주인이 외세의 총과 칼에 처연하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다. 시인은 그때 외쳤던 핏빛 목소리를 “아우성”이라는 단어로 담아낸다.

그리고 그는 근대사의 최대 비극 6.25 전쟁을 회상한다. 그것도 한라에서 백두까지 함께하자고 담담하게 말하며 이념을 넘어 한마음으로 손잡고 살자고 조국 통일을 꺼내든다. 제발 이 땅의 모든 쇠붙이를 뜨거운 동포애로 녹여버리고 향긋한 흙가슴만 드러낸 채 오순도순 살자고 말이다.

어느덧 2018년이다. 지금 나는 그의 시에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희망의 알맹이를 보태려 한다. 그동안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민족끼리 죽음을 강요했던 그 쇠붙이와 3.8선을 넘어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내건다.

더불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통큰 가슴으로 불러본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이 겨레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이렇게 드넓은 가슴으로 노래를 부르다보면 통일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잠시 내일 있을 두 정상의 만남을 상상해본다. 가슴 설렌 만남과 이어지는 대화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계속 그려질 한반도의 운명은 또 그렇게 완성될 것이다.

아련하게 백범 김구 선생님의 음성이 들려온다. “통일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 

오마이통일이여!!! 정녕 우리에게도 통일의 봄이 뚜벅뚜벅 다가오고 있단 말인가?

 

2018년 4월 26일

참 좋은 나라, 그 안에 살고픈

여정 김광호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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