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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신대 '교권침해' 진실공방... 총장 "죄송" 말했지만
대책위 "대응 수위 높일 것"...고만호 이사장, 이사회에서 "대책 내놓겠다" 해결 의지 비치기도
  • 2018.05.15 12:18
호남신학대학 교권회복 대책위가 간담회를 열고 있다             ⓒ정병진

호남신학대학교(아래 호남신대) '교권침해' 진실 공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0일 오후 5시 30분 호남신대 T2 브라운에서 열린 '호남신대 교권회복 대책위원회 간담회'가 양측 당사자인 오현선 교수와 최흥진 총장 및 30여 명의 교직원, 동문,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남짓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호남신대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채플에 초청받은 A목사는 '종교인 과세 반대' 취지의 설교를 진행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채플 이후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학교는 해당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진 않았지만, 불똥은 학생을 면담하고 다독인 오현선 교수(기독교교육학)에게 튀었다. 오 교수가 강의시간에 그 학생의 항의와 학교의 성숙한 대응을 좋은 사례로 소개하자, 어떤 학생(들)이 그 사실을 총장에게 알린 것이다.

이후 총장은 오 교수에게 전화해 '그렇게 지도하지 말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고, 오 교수는 총장의 전화를 교권침해로 받아들여 사직서를 제출했다. 총장은 사직서를 받은 다음 날 이사장에게 보고해 사직 처리 절차를 밟았다. 그러자 교원 면직의 심의 권한이 있는 교원인사위원회는 오 교수의 사직서를 반려해 달라는 뜻을 모아 이사회에 제출했다. 교수협의회의도 교수 전원의 연명을 받아 '오 교수 사직서 반려'를 청원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1일 만장일치로 오 교수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이같은 호남신대 교권침해 논란과 오 교수 사직처리에 대해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NCC) 등 12개 단체는 지난 2월 26일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고, 3월 초에는 호신교권회복대책위원회(대책위)가 출범해 진상 규명 작업에 들어갔다. 대책위는 세 차례에 걸쳐 총장, 이사장, 인사위원장, 교수협의회장, 오현선 교수 등에게 간담회 초청서와 공개질의서를 보내 사실 관계에 대해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첫 간담회 초청에는 오 교수만 참석해 그간의 경과와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다른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총장과 이사장 등 학교 당국은 두 번째 질의서에도 회신을 하지 않았다. 지난 7일 3차 질의서가 나간 뒤 열린 대책위 간담회에서야 최 총장은 질의서에 대한 공개 답변을 했다. 이 과정에서 총장과 학교 관계자들은 오현선 교수 및 대책위 위원들과 사실 관계에 대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호남신학대학교 교권회복 대책위 간담회 모습    ⓒ정병진
간담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발언하고 있다    ⓒ정병진

사회자 김종옥 목사(대책위 정책팀장)는 "여긴 진리의 전당이고 제일 중요한 건 진실"이라며, 대책위는 "사건의 진위를 파악해 사태를 원만하게 대화로 해결하고자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고 운을 뗀 뒤 질의서를 설명했다.  

"첫째는 교권침해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고, 둘째 사직서 처리가 절차상 하자 없이 처리됐는지 여부, 셋째 총회(예장통합교단)가 동성애 (반대) 결의를 했는데 오 교수가 동성애 프레임으로 명예 실추, 훼손을 당한 점에 대한 입장, 넷째 교수 전원과 인사위원회가 사직서 반려를 요구했는데 이사회와 총장이 오 교수 소명을 제대로 듣고 사직서 처리를 하였는지 등에 대해 밝혀달라"는 내용이었다. 

답변에 나선 최 총장은 작년 종교개혁 기념채플 설교 내용과 한 학생의 항의 과정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의 이해가 조금씩 다른데 일반적으로 듣기론 (강사 목사가) 제2의 종교개혁을 일으키자 하면서 과세 문제를 언급을 하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예배가 끝난 뒤 한 학생이 종이에 '과세 문제'에 대해 써서 강사 목사에게 '사과하라'고 거듭 요구했고 그 일로 자신이 당황했으며, 강사 목사와 식사하면서 "그 학생이 원래 얌전한 학생인데 순간적으로 잘못 듣고 그런 모양"이라며 그를 이해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책임자로서 앞으로 채플시간에 목사님 설교하면 본인의 뜻과 다르거나 내용에 조금 오해가 있어서 계속해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호남신대가 앞으로 어떻게 되겠는가, 또 그런 학생들을 과연 교회에서 목회자로 청빙하겠는가라는 총장으로서 굉장히 큰 염려가 있었다"라고 했다. 그래서 채플을 담당하는 학교 관계자에게 해당 학생을 상담하도록 맡겼다고 전했다. 

그런 뒤에도 "계속 염려하였는데 이튿날(27일) 오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의 항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오 교수가 (채플 설교에 항의한) 그 학생을 본받으란 이야기를 하셨다, 이건 좀 안 되지 않습니까"라는 항의였다고 설명했다. 총장은 학생의 이런 항의를 받고 오 교수에게 전화해 "그런 일이 있었는지" 물어 확인했다며 "'나는 그 학생이 태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에 "오 교수는 수업 내용에 항의한 그 학생을 알려주면 사과하겠다고 하였지만 그가 누군지 알려줄 순 없다고 답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전화 말미에 오 교수가 총장이 언급한 '태도'에 대해 또 묻기에 그는 "태돕니다"라고 답했으며 오 교수가 "'잘 알았습니다' 하고 전화를 마쳐서 그때까지 저는 그걸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 총장의 이런 설명을 들은 오 교수는 '자신의 기억은 다르다'며 반박했다. 그는 "특강 요청으로 출타 중이라 채플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채플 설교에 대한 K학생의 항의가 있었음을 뒤늦게 듣고 신대원 3년 담당 교수라 책임감을 느껴 그를 면담하여 학교의 성숙한 대응을 칭찬하고 그 학생을 다독였다"고 설명했다. "'향후에 학생이나 교수님 중 누군가 이 일로 전화하면 알려달라, 내가 중재하고 해결하겠다'는 얘기도 하였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날 1학년 필수 과목 때 "채플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교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강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일에 대해 언급하며, "그 학생의 행동은 종교개혁 정신을 전승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선배를 가진 여러분은 자랑스럽게 여기시라. 이런 저항행동, 비판행동, 비판적 사고를 연습하지 않으면 교회로 나가는 순간 우리는 교회의 안정을 위해서 입을 다물어야할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금), 총장의 전화를 받았고 꽤 오래 통화를 하였으며, 첫 마디가 "'학생들이 그러는데 한 학생이 그렇게 채플의 다른 의사 표현을 했는데 그걸 막아주겠다고 했습니까, 안 했습니까'였다"고 말했다. 이후의 대화에서 "(수업 내용에 항의한) 그 학생(들)이 (총장에게) 고지를 했다면 그 학생들이 교수의 말을 듣고 마음에 억압이 되어서 정말 받아드릴 수 없게 되어서 총장님한테 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테니 그 학생들이 느낀 심리적 불편에 대해서 저는 사과하고 싶다. 그들을 만나게 해 달라, 내가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더 자세히 알려 주겠다"고 했으나 "총장님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는 "오 교수와 만나게 해서 조정이 안 되면 그 다음에 내가 중재하겠다, 이렇게 지도하는 게 총장의 역할일 것"인데 계속 다른 이야기로 본질이 흐려졌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러면 전화를 저한테 왜 하셨습니까, 학생들을 돌려보내는 것도 아니고, 제가 사과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 얘기할 필요도 없고 수업에서 재론할 필요도 없다고 얘기하신 거면 이 전화를 왜 하신 겁니까, 이렇게 여쭸"더니 "결국은 본질은 이렇게 가르치지 말라는 것"이어서 "'그럼 제가 알았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고 하였다.

간담회를 시작하며 김종옥 목사(정책팀장)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앞좌석에는 최흥진 총장 ⓒ정병진

오 교수는 "그렇게 평화롭게 끊는 순간 말할 수 없는 수치감, 굴욕감, 모멸감이 몰려와서 한 참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화를 최대한 평화롭게 끊고자 "제가 '알았습니다'라고 한 대화를 '그렇지 않겠습니다'라는 뜻으로 듣고 싶은 대로 들은 총장님의 이야기를 저는 그날 전화를 녹음하지 않았기에 밝힐 순 없어" 진위 여부를 가리긴 힘들다고 했다. 

다만 그런 기억이 또렷하다며, "총장님이 학생들 말만 듣고 경고성의 전화를 아무런 감각 없이 하신다는 사실이 저는 말할 수 없이 수치스럽고 이런 총장님의 지도력 하에서는 교수로 살아간다는 게 양심에 허락할 수가 없어" 숙고 끝에 "사표를 내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처럼 사건에 대한 당사자의 기억이 처음부터 엇갈렸고 사직서 처리 과정에 대해서도 양쪽의 날선 공방은 계속됐다. 총장과 학교 관계자들(인사위원장, 재단사무국장 등)은 "사직서 처리는 규정을 밟아 이사회가 결정한 것으로 절차상 별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대책위 위원들은 "인사위원회와 교수협의회가 사직서 반려를 결의, 청원하였는데도 왜 이사회는 그것을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양측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모임을 마무리할 무렵, 최 총장이 발언을 자처하였다. 그는 "제가 총장으로서 미숙한 점들도 많다고 여러분 지적했는데 제가 많이 깨닫게 됐다"며, "어쨌든 전체적으로 뭐 구체적 사항보다는 학교가 이런 일이 있어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또 (대책위 소속) 목사님이나 말씀들은 다 옳은 이야깁니다. 제 생각도 나름대로 제 판단에 의해서 한 건데 그래서 좀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자신도 지난 6개월간 많이 힘들었음을 피력한 뒤 "그런 점에서 제가 전체적으로 총장으로서 참 마음이 아프고 죄송하다"고 거듭 말했다. 

하지만 오현선 교수나 대책위는 총장의 '죄송하다'는 발언을 '면피성 언급'일뿐이라며 전혀 사과의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대책위는 온라인 서명 등의 방법을 통해 호신교권 침해 사실을 꾸준히 알리고 기자회견 등 대응 수위를 차츰 높여 간다는 방침이다. 

모임 말미에 최흥진 총장은 "어쨌든 전체적으로 뭐 구체적 사항보다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책위 요구사항을 수용하지는 않아 앞으로 진통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학교법인 이사장 고만호 목사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총장님이 어제(10일) 만나서 얘기했던 모든 것들을 이사회 때 다 그것을 여과없이 보고할 것"이고, "일부 동문들이 그렇게 말을 하고 대책위원회를 꾸렸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신중히 귀를 기울여서 듣게 될 것이다, 이것도 하나의 문제라면 문젠데 이사회 전체가 고민하지 않겠느냐. 이사회에서 무슨 대책이 나올 거다"라며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정병진  naz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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