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치과의사 시인 진철희 첫 시집 ‘발걸음’ 발간

‘의인시사(擬人詩社)’ 동인 유상훈 치과의사도 지난 2월 첫 시집 내

  • 입력 2018.05.26 17:09
  • 수정 2018.05.29 14:19
  • 기자명 오병종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과의사 시인 유상훈의  『어머니와 스타벅스』,  치과의사 시인 진철희의 첫 시집 『발걸음』

여수의 치과의사 시인들이 연이어 시집을 출간해 화제다.

전남 여수에서 치과의사로 28년을 보낸 유상훈 시인이 지난 2월에 자신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작품에 녹여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어머니와 스타벅스』 첫 시집을 발간한 데 이어, 역시 비슷한 연배의 치과의사 시인 진철희가 ‘에너지가 소진되어 버린 듯한 중년 사내'의 새로운 삶의 모습을 선보인 첫 시집 『발걸음』을 최근 펴냈다.

곧 시집을 펴낼 김정웅까지 이들 셋은 ‘의인시사(擬人詩社)’ 동인으로 활동하는 치과의사 시인들이다.

이들은 셋 만의 단체카톡방을 통해 진료중이거나 여행하거나 산책할 때도 혹은 늦은 밤에 서재에 앉아 시상이 떠오르면 수시로 톡을 쏜다. 흔히 명언명구, 혹은 믿어야할지 안 믿어야할지 모를 인터넷 상의 무슨무슨 건강상식들을 카피해 도배되는 단톡방이 아니다. 이들에겐 카톡방은 시를 발표하는 매체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주말(26일) 오후 시내 한 카페에서 시인 진철희를 만났다. 지난 주에 나온 따끈따끈한 시집 『발걸음』에 저자 사인을 해주면서 "같은 치과의사로 활동하는 동료 시인들인 ‘의인시사(擬人詩社)’ 멤버들 덕에 이번 시집이 탄생했다"고 말한다.

치과의사 시인 진철희. 최근 첫 시집 <발걸음>을 펴냈다.

“치과 의사는 치료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직업이다. 우리들은 사물을 의인화해서 표현하고 대화를 나눈다. 서로 단톡방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시상들을 적어 올려 그때그때 교류한다.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힘이 되었다. 

우리의 시 모임을 좀 격조있게 이름 붙여 보자고 해서 ‘의인시사(擬人詩社)’로 지었다. 일종의 시 동인들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나를 제외하고 두 사람(유상훈, 김정웅)은 대단한 독서량과 인문학적인 다방면의 조예가 깊어서 나로서는 그들에게 많이 배우는 편이다. 

나 혼자였으면 시집 나오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의인시사(擬人詩社)’는 같은 대학 출신이면서 동시대를 여수서 살면서 치과의사 개업의를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집 책머리에 밝혔듯이 ‘시가 있어 살 만한 세상’이고, ‘시가 있어 숨이 쉬어진다’는 진철희 시인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를 쓴다며 공책 빈칸을 채웠다. ‘무작정 습작으로 시를 썼고’, ‘백일장 장원깨나 휩쓸고 다닌 경력’과 대학에서 학보사 편집일까지 한 이력들이 첫 시집 『발걸음』의 원동력이었으리라.

진철희는 1993년 부터 여수 서시장과 딸린 건물에서 치과 진료를 해오고 있는 치의학 박사다.

1993년부터 여수 서시장 한 켠의 치과진료실이 그의 첫 직장이고 지금까지의 일터다. 첫 개업 후 한 발짝도 옮기지 않은 거기엔 1.5평의 원장실이 있다.

“치과의사로서 평범한 사회생활을 하고, 정해진 진료를 하며 지내다 보면 좁은 원장실이 어떨땐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고 갇혀있단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땐 곁에 늘 시가 있었다. 좋아하는 윤동주와 이상을 비롯한 다른 시인들의 시를 읽고, 내 시를 쓰고 하는 일들은 나에게 있어서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창이다. 나의 독백을 하는 무대다. 시는 그래서 나에게 큰 위로가 되고, 고단함을 견뎌내는 피로회복제이기도 하다. 이제 시는 나에게 중년 너머 노년으로 가는 내 인생의 절친한 친구다”

출판사 서평엔 “문학에 꿈이 있었으나 현실 속에서는 그러지 못했던 한 중년 사내의 ‘생활 서정’을 담아내고 있다”고 소개한다. 아울러 “고단한 일상의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을, 평범한 사내가 자연에게 툭툭 말을 걸 듯이 진행하고 있어 많은 공감이 될 것이다”며 이 시집을 권하고 있다.

진철희 역시 ‘송년회’ 일부를 인용하며 독자를 초대하고자 한다.

(중략)
먼 곳을 내다보기
아직 늦지 않은 나이이니 
먼 곳을 살피러
높은 산에 올라보네.

진 시인은 중국 시인 두보의 심경을 옮겨와 50대 중반의 나이에 첫 시집을 낸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이제 55세 나이가 자신의 인생 또 다른 시작이라며...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