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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바다의 날’ 맞아 소횡간도 바다청소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한화케미칼,신기초,동여수복지관 등 120명 참여

  • 입력 2018.06.01 00:08
  • 수정 2018.06.01 12:44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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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바다의 날’을 맞아 화태도 수중정화활동에 참가한 사람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31일, ‘제23회 바다의 날’을 맞아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대장 박근호)와 한화케미칼㈜여수사회봉사대, 신기초등학교 학생원 등 120여명은 31일 여수시 남면 소횡간도에서 수중정화활동을 실시했다. 지난 주말 안도 동고지 앞바다에서도 '바다의 날' 행사로 수중정화활동을 실시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신기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과 학부모, 한화케미칼사회봉사대, 동여수복지관, 개인 스쿠버들이 동참하여 힘을 보탰다.

배에서 내리니 소횡간도는 멀리서 본 아름다운 풍경과는 딴판으로 쓰레기소굴을 방불케했다. 참가자들은 곧바로 두 팀으로 나뉘어 섬 구석구석 청소에 나섰다.

학생들에게 포대자루와 장갑을 배부하고 있다

스무명 가량의 한화케미칼사회봉사대원들은 마대자루를 들고 해변으로 내려갔다. 자갈 사이 구석구석 숨어있던 쓰레기들이 하나둘 씩 눈에 들어왔다. 봉사대원들이 쉬지않고 쓰레기를 주웠지만 아무리 주워도 끝이 없었다.

이곳에 쓰레기가 너무 많다보니 반대편에서 청소하던 아이들도 박 대장이 있는 장소로 넘어왔다. 해변가에 다다른 아이들은 밀려오는 악취에 코를 감싸쥐며 이구동성으로 “너무 더럽다”고 외쳐댔다. 봉사대가 수거한 쓰레기가 담긴 마대자루를 보고 아이들은 저마다 “스티로폼이 너무 많다”, “난 절대 여기서 고기를 구워먹지 않을거야” 라고 저마다 말을 쏟아냈다.

김현서 학생이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신기초등학교 학생들

김현서 양(13)은 친구와 함께 마대자루를 들고 다니며 쓰레기를 주웠다. 김현서 양은 “쓰레기가 너무 많다”며 “염력이 있으면 쓰레기를 움직이게 해서 다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게다가 배에서 나온 폐자재물이 많다보니 현서는 마대자루를 뚫고 나온 굵은 철사에 찔릴뻔했다. 그 모습을 본 학부모가 위험하다며 자루에서 철사를 꺼내 따로 수거해갔다.

한 학부모는 쭈그리고 앉아 부표에서 떨어져 나온 스티로폼 부스러기를 돌 사이에서 하나하나 골라냈다.

해양쓰레기를 청소하는 학생들

신의창 군(13)은 쓰레기가 든 마대자루를 머리에 이고 왔다. 신의창 학생은 바닥에 쓰레기를 내려놓으며 친구들을 향해, 이게 나의 보람이다, 라고 소리쳤다.

정시원 군(12)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힘들지 않다”며 “쓰레기가 많아서 바다가 너무 더럽다 내년에 또 와야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바위와 자갈 틈에 끼어있는 스티로폼가루와 쓰레기를 치우는 학생과 학부모들
시전초등학교 학생들. 왼쪽 파란 모자가 장건우 군, 오른쪽이 신의창 학군이다

한화케미칼사회봉사대원 허정 씨는 바닷가에 널린 쓰레기를 주우며 “이곳엔 캠핑족들이 많이 놀다가서 부피가 큰 쓰레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씨는 “어릴 때부터 교육을 잘 시켜야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며 “플라스틱은 썩지도 않고 바닷속에서 분해되어 물고기가 흡수할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고 걱정했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봉사대)는 힘드냐고 물어도 힘들다고 대답하지 않는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한화케미컬사회봉사단은 고정된 팀원이 있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매번 돌아가며 봉사활동을 한다. 인원이 너무 많아도 안되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컬 사회봉사대원들이 쓰레기가 담긴 포대를 나르고 있다

 

한화케미컬 사회봉사대원들이 해양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사회봉사단 총괄담당 황명상 씨는 쌓여가는 쓰레기를 보며 연신 “장난 아니다”며 탄식했다. 계전팀에서 전기설비 일을 하는 강기호 씨는 “작년에는 쓰레기가 너무 많아 배에 다 실을 수 없어서 포대자루 일부를 놓고 갔더라. 조금 전 확인했더니 푸대자루가 다 삭아서 새 포대에 담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씨는 “섬에 오자마자 쓰레기가 너무 많아 엄두가 안 났는데 아이들이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신기초등학교 학생들을칭찬했다.

박근호 대장은 “작년에 청소한 곳인데도 오늘 수거한 쓰레기 양이 작년과 똑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서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니 쓰레기 수거 양이 대폭 늘었다”고 감사해했다.

박근호 대장은 오전에 버스안에서 아이들에게 작년 봉사활동 모습과 수거한 쓰레기가 찍힌 사진을 보여주며 해양에 어떤 쓰레기가 있는지 사전교육을 시킨 바 있다. 그는 바다를 보며 “오늘은 돌고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한화케미칼사회봉사단 한승훈 씨

한화케미칼사회봉사단 한승훈 씨는 생산 3팀에서 기기설비와 서류작성을 담당한다. 입사 2년차인 그는 올해 처음 수중정화활동에 참가했다. 한 씨는 “작년에도 쓰레기가 이만큼 모였다던데 또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 것은 심각한 일이다”라며 “버리는 사람,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던데, 그 꼴이다”고 한탄했다.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 대원과 바다정화 활동에 함께한 스쿠버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번 수중정화활동에는 잠수부 11명이 참가했다. 잠수부 홍태경 씨는 “오늘 수온이 11도라 꽤 춥다” 며 ”그래도 생각보다 바다속은 쓰레기 양이 적었다“ 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사회봉사단과 신기초등학교 학생들 외에도 여수에 거주하는 스쿠버 19명도 쓰레기정화활동에 일손을 보탰다. 스쿠버들은 구조대와 달리 수심10m까지만 잠수한다. 진준규(52) 씨와 박희연(50) 씨 부부는 일주일 전에 안도에서 열린 ‘바다의 날’ 행사에도 참여했다.

진 씨는 “다이빙도 하고 쓰레기도 줍고 일석이조”라며 “이런 활동은 여수에 사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아내 박희연 씨는 "사람들이 다이버라고 하면 불법채취를 한다고 오해하시곤 하는데 우리는 순수하게 다이버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봉사활동에 참여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박 씨는 ”다이빙을 하면 매번 엉켜있는 그물과 불가사리 등 너무 많은 쓰레기를 마주한다. 우리가 다이빙을 즐기고 아름다운 바다를 오랫동안 만끽하려면 깨끗하게 청소하고 해양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씨는 “수온이 높아지며 바닷속 모습이 매해 다르다. 바다에 서식하는 산호와 불가사리 종류도 10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동남아 아열대기후에서 볼 수 있는 산호와 물고기가 보인다. 해파리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이런 어종 변화는 어쩔 수 없다 해도 바다에 잠겨 있는 쓰레기들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며 망가져버린 해양 환경을 걱정했다.

여수에 거주하는 스쿠버 진준규(52) 씨와 박희연(50) 씨 부부

이어서 그는 함께한 한화케미칼 사회봉사대원들과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대부분 공단에서 금액으로만 지원할 뿐 직원들이 참가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어려움을 겪는 스쿠버와 구조대에게 오늘처럼 많은 사람들의 참여는 매우 소중하다.

한화케미칼 사회봉사대원들과 신기초 학생들은 마지막까지 함께 쓰레기가 든 포대를 배 안으로 날랐다. 박근호 대장은 “수거한 쓰레기는 그대로 두면 썩거나 다시 바닷물에 녹아버리기 때문에 바로 뭍으로 날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섬 반대편에서 가져온 쓰레기를 싣고 온 배는 가까이 가기만 해도 악취가 코를 찔렀다.

한국해양구조협회 여수구조대 박근호 대장

박근호 대장은 “일상에서 버려지는 생활쓰레기가 얼마나 심각한 바다오염을 하는지 직접 치우면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며 “심각한 바다오염의 현실을 아이들이 인지하기 바란다”고 신기초등학교에 참여를 권유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해양정화행사에는 여수구조대를 비롯하여 한화케미칼 사회봉사대원 30명과 신기초등학교 6학년 60여 명, 여수스쿠버동호회 잠수대원 15명, 동여수노인복지관 관계자 등 총 120여 명이 함께 했다. 특히 한화케미칼은 행사 비용을 전액 후원하면서 지속적인 바다살리기 행사 동참을 약속했다.

동여수노인복지관 직원들 역시 참가자들의 점심을 준비하고 섬마을 주민들에게 생활용품을 기증하는 등 도움을 보탰다.

한편 ‘바다의 날’을 맞아 진행된 해양정화활동 다음 진행장소는 웅천 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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