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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횡묵의 '여수 잡영', 120년 전 여수를 읊다

출판기념식 열려

  • 입력 2018.12.26 13:58
  • 수정 2018.12.28 16:15
  • 기자명 공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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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목) 오후 6시 30분에 여수문화원 강당(여수시 종화동)에서 ‘오횡묵의 여수 잡영, 120년 전 여수를 읊다’ 출판기념식이 열린다.

‘여수 잡영(雜詠)’은 여수군 초대 군수를 지낸 오횡묵(1834∼1906. 조선 후기 ∼대한제국기의 행정가이자 학자이다)이 여수 지역의 여러 문화 명소와 자연 경관, 산업 생활 현장 이곳저곳을 106수로 읊은 연작시다. 그리고 시 제목 다음에 위치와 현상 등에 대해 보완 설명하고 있어 120년 전의 여수 지역 역사 문화 현장에 대한 중요한 문화 정보를 제공해 준다. 그 중심 연대가 1898년이고, 시문을 탈고한 시기가 이때로 추정되니 올해가 2주갑이 된다. 주갑이란 육십갑자의 ‘갑’으로 되돌아오는 60년을 말한다.

여수 설군(1897) 2주갑 120주년을 맞이하여 김준옥(전남대학교 명예교수, 문학박사), 김병호(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 김희태(전라남도 문화재전문위원)님이 (재)마한문화연구원 지원과 (사)여수지역사회연구소 후원으로 이를 우리말로 옮겨 해설하고, 작품마다 연혁과 유래를 밝히며 지금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살핀 ‘120년 전, 여수를 읊다’를 출판하였다.

오횡묵은 ‘여수 총쇄록’이라는 책을 남겼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총쇄록’ 전체에서 시문을 가려 뽑아 수록한 24책 가운데 3책이 ‘여수총쇄록’이다. 책 9, 책 10, 책 19 이며, ‘여수 잡영’은 책 9에 있다. 이 책은 지은이의 지방관 재임 당시 일기로서, 여수군의 지역 사정의 날씨, 시, 개인적인 사건, 인물, 서신의 왕래 등 사적인 일상 생활과 지방 행정 전반에 걸친 기록과 관찰을 적은 것이다.

 

001 여수 정당(政堂 )

제대로 민심 살펴 충성하란 저의렷다

여수 정당(동그라미 안). 좌측에 진남관이 웅장하다

청사 낡아 새로 지어 준공을 보았네

舍舊圖新謹厥終

제대로 민심 살펴 충성하란 저의렷다

秉彛敦俗底于衷

조정의 대신들은 편을 갈라 싸우는데

三槐九棘分朝始

지방관도 국가 은혜 한 가지 아니던가

偏荷邦恩一視同

 

‘정당’은 지방 관아이다. 요즈음으로 말하면 시청쯤 된다. 오횡묵 군수가 여수에 부임했을 때는 청사가 되게 낡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를 마음먹고 새로 지어 준공을 보고 이 작품을 지었다.

당시 조정은, 민중들은 안중에도 없이 러시아와 일본을 등에 업은 세력들 간에 싸움질로 날 샌 줄을 몰랐다. 고종은 일본의 간섭을 벗어나기 위해 1896년 경복궁을 나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다가 이듬해 경운궁으로 갔다.

이 때 대신들도 양대 세력으로 갈리게 된다. 이런 와중에 작자는 1897년 천리 변방 여수의 초대군수를 맡았다. 와서 보니 청사는 낡아 있었다. 곧바로 새로 일을 도모하여 마침내 궐종(厥終)을 보게 되었다. ‘준공’을 보았다는 뜻이다. 오 군수는 새 청사 신축을 타고난 직분을 그대로 지켜[秉彛], 풍속을 돈독히 해서[敦俗] 국가에 충성하라는 엄중한 저의(底意)로 받아들였다. 삼괴구극(三槐九棘)은 조정 대신들을 뜻하는 말이다.

‘오횡묵의 여수 잡영, 120년 전 여수를 읊다’는 위의 시 ‘정당’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시를 번역만 한 것이 아니고, 당시의 시대 상황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시의 대상이 되었던 장소에 대해서 120년 전의 상황과, 변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옛 사진과 고지도, 현재의 사진을 첨부해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관광 안내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 120년 전 여수의 역사를 알 수 있고, 그 때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집필진은 “이 저술이 현대인들에게 120년 전의 여수는 물론 540년을 거슬러 전라좌수영의 역사적 공간을 사실적으로, 감성적으로 이해하는 교재가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그동안 방치되다시피한 ‘여수총쇄록’을 비롯한 소중한 지역의 옛 자료가 번역 해설되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여수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서 우리 여수 지역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옛 책에 대한 번역이 부족한 편이다. 앞으로 여수시나 기업체 등에서 관심을 갖고 추진하면 좋겠다.

여수시의 발전을 위해서 번역해야 할 책으로 다음과 같은 책을 말하는 사람이 많다. 여수총쇄록, 여수지[ 麗水誌. 1902년에 전라남도 여수군(지금의 여수시) 회유소(會儒所)에서 개간(開刊)한 여수군읍지], 조선환여승람 여수편[(朝鮮寰輿勝覽. 이병연이 편찬. 1910∼1937년까지의 인문지리 현황을 담은 국내 최대의 백과사전적인 지리책].

또한 호좌수영지[湖左水營誌. 1847(헌종 이후 편찬), 전라좌수영(全羅左水營)의 제반 사항을 수록한 영지(營誌)]는 국한문체로 번역되어 있어서 시대에 맞게 국문체로 다시 번역하여 한글 세대가 부담 없이 읽어서 여수의 역사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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