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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는 바보가 아닌 여수의 포세이돈"

'남정중 화정려' 새겨진 여수의 벅수를 찾아서....일제 문화말살 음모 숨겨진 벅수

  • 입력 2019.01.15 12:56
  • 수정 2019.01.16 08:11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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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방송국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94’ 전라도 순천 혜태와 여수 도희의 대화 중)에 '에라 벅수야!'하며 벅수를 '멍청이'로 표현하는데 벅수는 바보가 아닙니다. 어원을 바로 알아야합니다. 문화적폐청산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벅수의 어원을 수년전 논문으로 발표한 <여수넷통뉴스>엄길수 이사장의 말이다.

여수의 벅수를 제대로 아시나요?

여수 동산동 주택가에 방치된 남정중(좌)과 맞은편 길에 있는 화정려(우) 벅수 모습

‘여수의 벅수’가 방송을 탄다. 오늘(15일) 7시 30분 광주 KBS1 TV <전매청(전라도 매력을 청취한다)>에 벅수가 공중파를 탄다. 벅수 전문가 엄길수 이사장의 말이다.

”아직도 벅수에 대한 잘못된 시각의 하나로 바보 같은 사람을 벅수 같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벅수는 민족의 지킴이죠. 여수는 예로부터 외세의 침략이 많은 고장인데 이순신 장군의 활약으로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던 호국의 성지입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단결된 마을 공동체의 문화를 업신여기고 여수지킴이인 벅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왜곡시켜왔던 우리문화를 말살하려는 일본 문화정책의 음모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일제잔재죠. 이 땅의 지킴이인 벅수를 우리 스스로 더 이상 바보로 만들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엄길수 씨는 20년 전1998년 석사학위 논문으로 전남대학교에서 한국미술사 이태호 교수의 지도로 「여수지역에 분포된 석장승 연구」를 주제로 여수 벅수의 기능과 역할, 유형, 조각적 특징 등을 발표했다.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이 논문을 검색해 보고 연락이 온것.

그는 석사학위 논문에서 '여수 지킴이'인 여수벅수를 중요한 민속문화재로서 인식시켰으며, 여수벅수를 통해 바다사람들의 미의식과 정체성을 확인해 주었고,  '벅수'에 대한 학술적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KBS-1TV <전매청> 방송 캡쳐

엄길수 씨는 "아마 그동안 벅수연구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던지 20여년 전 논문을 보고 방송 녹화 연락이 와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 '벅수'가 아직도 연구 측면에서는 제자리 걸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논문을 다듬고 책으로 펴낼 계획을 이기회에 앞당기게 됐다"고 말해 벅수 연구작업을 추가로 진행할 뜻을 비쳤다.  

여수는 벅수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지역이다. 확인된 통계로 보면 전국 167개 가운데 전라남북도가 73개소가 있다. 전남이 54개소중 돌장승이 37개 남아있다. 이중 여수는 14개소로 돌벅수만 25기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수 곳곳에 방치된 벅수 흔적...제대로 관리해야 

동산동에 길가에 방치되고 있는 벅수의 모습

여수는 아직도 여러 곳에 벅수가 세워져 있으나 방치되고 있다. 종고산을 배경으로 3곳에 벅수가 있다. 남쪽을 지키는 봉산동 벅수와 동쪽을 지키는 동문동 벅수와 서쪽을 지키는  연등동 벅수가 있다.

여수사람들이 만들었던 벅수는 전라좌수영 성문을 지키는 수호신이나 이정표 경계의 표시로 기능과 역할이 세워졌다. 벅수 몸통에 새겨진 남정중(南正重)과 화정려(火定黎)의 명문이 새겨졌다. 이는 바다를 생활 터전으로 삼았던 여수사람들이 천재지변이나 외세의 침략에서 보호받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작게는 개인의 희망이나 소원성취를 담은 기원의 대상이었다. 예를 들어 아들 낳기, 부자 되기, 질병쾌유와 바다에서 안전하게 지켜주길 바라는 염원이 담겼다.

엄길수 이사장은 ”다른 지역은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으로 장군들에게 지켜달라는 메시지가 강한데 여수는 사마천의 사기에 보면 하늘을 관장하는 남정과 땅과 바다와 불을 관장하는 화정이라는 신에게 빌었다“라며 "방치되고 있는 여수의 벅수를 잘 보존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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