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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대륙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에 가다

  • 입력 2012.08.14 14:40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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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킬리만자로 등정기 1] 끝없는 사바나 초원

H 여행사가 주도한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킬리만자로 등정‘팀 31명이 인천공항을 떠난 것은 7월 26일 밤 11시. 6시 간의 시차가 있어, 케냐 나이로비 케냐타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6시 반이다.

공항청사를 나섰다. 열대라 더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싸늘하다. 소형버스 두 대에 나눠 탄 일행은 곧바로 케냐와 탄자니아의 국경이 있는 나망가를 향해 달린다.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사바나.


사바나란 ‘나무가 없는 평야‘란 뜻의 스페인어에서 온 이름으로, 이곳의 날씨는 항상 덥고 우기와 건기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우기에만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고 대부분 건조하기 때문에 유난히 건기가 긴 아프리카의 열대 사바나는 풀이 누렇게 말라 있다가 짧은 우기에 비가 내리면 간신히 파란 싹을 틔운다. 건기에는 나뭇잎도 떨어지고 울창한 숲도 사라져, 강이나 호수 근처의 생명력 강한 나무만 자랄 수 있다.

케냐와 탄자니아의 사바나에는 나무와 풀이 드문드문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산처럼 울창하지 않다. 끝없는 평야에 아카시아나무와 소와 양을 치는 목동이 보인다. 먼지와 작열하는 태양이 텔레비전에서 보던 감상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일행 중 한 명이 "아이구! 나는 여기서 살라고 해도 못 살겠네"라고 말한다. 공감이 간다.

나망가로 가는 길가의 모습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한적한 모습, 즉 오두막집과 원시생활만 있을 것이라는 사바나 풍경과는 전혀 딴판이다. 도로에는 버스와 승용차, 트럭이 제법 많이 보인다. 도로변 집의 모습도 판자촌과 양철 지붕 집이 보이지만, 상상했던 모습과는 다르다. 아프리카를 처음 가는 나. 케냐는 아주 못 사는 나라인 줄로만 알았다. 방송 매체에서 보여주었던 못 살고 원시적이며, 선정적인 모습으로만 보여주었던 아프리카. 그 모습으로는 진실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들판에는 옥수수밭과 당나귀 등에 물통을 달고 물 길러 가는 아프리카 인의 모습이 보인다. 아무리 건기라지만 버스로 다섯 시간을 달리는 동안, 도로가에 보이는 개울에 물이 흐르는 곳은 한 곳 뿐이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까 생각했지만, 우리를 안내한 마사이 킴은 이곳 사람의 행복지수는 높다고 한다. 행복의 기준은 물질이 아니니까.

가이드인 마사이 킴은 케냐에 온 지 4년됐다. 그가 말하는 케냐와 탄자니아에 대한 설명이다. 기독교, 이슬람교, 천주교가 주를 이루는 케냐는 1차 산업과 관광업이 주를 이루고 현재 아시아 국가로는 중국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10여년 전까지 민주주의 체제가 정착되지 않았던 케냐는 우리나라의 70년대 경제수준이다.



매장된 지하 자원이 많고 인건비가 싸서 제조업이 유망한 산업이다. 또 기후가 좋아 냉난방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산업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흠이다. 하지만 일할 곳이 없어 이 나라의 취업률은 우리나라 실업률과 비슷하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다.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 물부족과 만연된 부정부패

현지에서 사업하는 가이드는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려면 부정부패는 각오해야 한다, 아프리카에서는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다"며 어젯밤 우리 일행을 만나러 공항에 오다 겪은 일화를 말해준다.

"캄캄한 밤에 도로를 달리는 데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 차를 세우길래 과속한 것도 차에 문제가 있는 것도 없다"며 시동을 걸고 그냥 가려는데 10여미터쯤 가니 경찰 하나가 총을 겨눈 채 차를 세우는 것이었다. "정지 명령을 안 지켰으니, 경찰서에 가서 벌금을 15만 원 내라"는 것이다. 하는 수 없어 주머니에서 3만 원을 꺼내 주니 조심히 가라고 보내주더라는 것이다. 허긴 뭐, 우리나라도 70년대 무렵에는 시골에서 면에 볼 일이 있으면 담배값이라도 들고 가야 빨리 일이 진척되던 시절이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사바나 초원 사이를 달리는 차장 너머로 저 멀리서 풀을 뜯는 동물의 모습이 살짝 보였지만, 아직까지는 야생동물이 뛰 노는 상상 속의 아프리카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와 확연히 달라진 도로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구름 속에서 가끔 보이는 킬리만자로만 상상할 뿐이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킬리만자로 등정에 나선다. 탄자니아의 ‘모시‘ 호텔에 여장을 푼 일행은 각 자를 소개한 후 엄홍길 대장으로부터 등반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듣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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