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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눈 어르신, “글을 읽으니 세상이 보여요”

  • 입력 2013.04.19 14:45
  • 기자명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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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가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성인문해교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는 문수종합사회복지관 등 16곳에서 249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여수시 화양면 용주리에 사는 김화엽(75세, 여)씨는 하루 일과를 끝내기가 무섭게 마을 경로당으로 달려간다.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열리는 한글 수업을 듣기 위해서다.

화양면 용주리 주민들의 요청으로 올해부터 실시된 이번 교육의 수강생은 16명 으로 주민들은 모두 농사를 짓고 있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경로당에서 글을 배우는 그야말로 ‘주경야독’이다.

문수종합복지관에서는 1929년생 최고령 학생이 글을 배운다. 허강순(85세, 여)씨는 “한글을 배우고 내 이름을 가장 먼저 썼다. 85년 만에 내 이름을 찾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드러냈다.

여수시는 지난 2006년부터 한글을 모르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문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문수종합복지관 등 16곳에서 모두 249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기본적인 문자 교육뿐만 아니라 그 문자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글을 처음 배운 수강생들은 “은행에 갈 때마다 직원에게 부탁해야 했는데, 이제 입출금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상가 간판을 읽을 수 있어 길을 걸으면서도 즐겁다”는 반응이다.

특히 지난달 여수에서 최초로 문수종합복지관이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일정기관 교육을 수료하면 초등학교 졸업장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박수진 성인문해강사는 “학령기를 놓친 성인학습자들이 교육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며, “앞으로도 이런 의미 다양한 평생교육사업이 확대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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