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서 응급실까지... 삼수 만에 드론 자격증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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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서 응급실까지... 삼수 만에 드론 자격증 취득
  • 심명남
  • 승인 2019.09.24 22: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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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드론 자격증 합격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여수의 아름다운 섬, 드론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어
▲ 시험을 앞두고 드론 시험장에서 교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험생이 드론 조종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 시험을 앞두고 드론 시험장에서 교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험생이 드론 조종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조정석(용남분)과 임윤아(의주분) 주연의 재난 액션 영화 <엑시트>를 뜨겁게 달군 한 방은 바로 '드론'이었다. 가족과 시민들을 구하려는 주인공의 긴박한 탈출 상황이 드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중 촬영되고 지상파와 유튜브 등에 생중계 된다. 특히 주인공 용남과 의주가 고층건물 옥상을 건너야 하는 장면에서 극적 탈출을 도운 드론은 그들에게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내가 처음 드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여수 지역에서 취재를 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욕심이 하나 생겨서다. 내 배를 타고 365개 유무인도의 아름다운 섬마을을 다니면서 드론으로 그 풍경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고 싶었다. 그리고 그걸 시디로 제작해 책을 내고 싶었다. 여수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 섬이 떠나는 곳이 아닌 일상의 힐링을 주는, 찾아가고 싶은 곳임을 알리고 싶었다. 또 입체적인 취재가 필요할 때 드론을 이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멋진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필이 꽂혔다.

그러려면 일단 드론을 잘 알아야 했다. 올 3월초 전남 여수 한영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직장인 드론강의를 수강하며 3개월간 드론을 배우러 다녔다. 이후 국가자격증 취득을 위해 거금을 투자해 '여수드론교육원'에 등록했다. 드론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20시간의 비행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6월까지 드론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드론 공부에 올인했다.

당시 드론을 배우다 사고가 난 GPS(위사진)와 프롭(아래사진)이 망가진 모습
당시 드론을 배우다 사고가 난 GPS(위사진)와 프롭(아래사진)이 망가진 모습

드론을 배우면서 아픈 기억도 잊을 수 없다. 학원에서 드론을 배우다 조종미숙으로 고가의 드론을 망가트렸다. 사고는 순식간이었다. 연습비행을 마치고 안전하게 착륙했는데 마지막 모타정지에서 사고가 났다.

모타를 정지시키려고 조종기 양쪽키(러더와 엘리베이터)를 동시에 당겼더니 돌고있던 드론이 앞으로 처박혔다. 조작미스였다. 이로인해 회전중이던 프롭이 땅을치는 바람에 1.7m의 프롭과 GPS가 망가졌다. 예상치 못한 사고였다.

교관님께 배운대로 하지 않는게 화근이었다. 이 드론으로 다음날 수험생들이 시험을 보러가야 하는데 드론이 고장나자 학원에 비상이 걸렸다. 곧바로 원장님이 호출되었고, 불야불야 장성까지 드론을 고치러 달려갔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드론 조종미숙은 순식간에 큰 사로로 이어진다는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강한 멘탈 그토록 자신했건만

5월 29일 광주 송화동에 위치한 한국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본부에서 1차 시험을 봤다. 컴퓨터로 시험을 보고 답안을 제출하면 즉석에서 결과를 알 수 있다. 시험결과는 40문항에서 80점을 맞아 합격. "야호"를 외쳤다. 상반기에 드론자격증을 따겠다는 목표로 한층 고무됐다.

이후 드디어 7월 10일 2차 시험 날이 다가왔다. 무조건 단번에 합격할 것 같았지만 착각이었다. 또 욕심일 뿐이었다. 스스로 멘탈이 강하다고 자신했지만 실기시험을 보는데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시험 시작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비행전 기체점검 실시. 조정자 안전거리 15m 위치로..."

▲ 드론 국가자격시험장에서 시험을 앞두고 연습중인 모습
▲ 드론 국가자격시험장에서 시험을 앞두고 연습중인 모습

날개포함 1.7m의 크기로 최대이륙중량 17kg의 드론이 날기 시작했다. 드론 시험은 코스와 구술포함 23개의 과정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이중 하나라도 낙오하면 탈락이다. 이날 첫 실기시험에서 21개의 과정은 모두 합격했지만 제자리 비행인 호버링의 순서를 바꾸고 전진비행 오버론 기체정지로 불합격. 심사관이 정말 미웠다.

이로 인해 생병이 났다. 그날 밤 머리가 빙글빙글 돌면서 구토가 나왔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증상에 멘붕이 찾아왔다. 결국 다음날 응급실에 실려 갔다. 원인모를 증상에 담당의사는 머리에 CT와 MRI를 촬영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로 인한 '전정신경염'이라고 진단했다.

이후 일주일을 입원후 2주 이상 통원치료를 하니 몸이 조금씩 회복됐다. 예상치 못한 탈락에 실망이 너무 컸던 모양이다. 바다와 산악을 휘젓고 다니는 베테랑 다이버에, MTB 산악라이더인 나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였던 듯하다.

포기란 없다, 계속되는 도전!

이후 8월 21일 두 번째 시험에 도전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연습도 부실했던 상황이었다. 시험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아뿔싸.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설상가상으로 심사관은 내게 구술면접 6문항을 물어봤다. 결과는 구술면접 포함 공중정지비행인 호버링과 삼각비행 4개 과목에서 불합격을 맞았다. 첫 시험보다 더 나쁜 결과였다. 두 번째 또 떨어지니 힘도 빠지고 창피한 마음도 생겼다.

"드론이 뭐관데... 내가 지금 나이 묵고 뭐하는 짓이지. 포기해버려 마러?"

생머리가 아팠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포기하면 지는 거야."

차분히 내 자신을 뒤돌아봤다. 실패의 결론은 하나였다. 드론 시험을 너무 얕본 게 화근이었다. 마음을 비우자고 다짐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 4차산업 유망주로 떠오른 드론 국가자격 시험장의 모습
▲ 4차산업 유망주로 떠오른 드론 국가자격 시험장의 모습

드디어 9월 17일 3차 시험 날이 다가왔다. 아침 일찍 순천 시험장으로 향했다. 심사관이 수험생들에게 말했다.

"수험생 여러분! 오늘 시험은 저를 심사관이라 생각 말고 그냥 학원에서 지도하는 교관이라 생각하고, 단지 교관만 바뀌었다는 생각으로 평소 연습하던 대로 하세요. 시험이라 부담을 가지니 제 실력이 안 나오는 거예요."

시험이 시작되었다. 내가 첫 번째 수험생이었다.

"삼수 도전입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교관에게 정중히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마음을 비우니 자신감이 묻어나 평소 연습하던 대로 능숙한 솜씨가 나왔다. 운동장에 쩌렁쩌렁 나의 구호소리가 메아리쳤다. 비행을 마치니 입가에 미소가 터졌다. 이번엔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다. 이후 구술면접도 술술 답했다. 구술면접을 마치고 나오니 기다리던 학원 교관님과 수험생들이 "잘했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3수 만에 합격의 영광은 이렇게 찾아왔다.

▲ 삼수만에 합격한 드론자격증 모습
▲ 삼수만에 합격한 드론자격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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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ong91 2019-11-15 23:11:03
정말 장하십니다~대단하세요~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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