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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크리스마스" 산타원정대, 지역 아동 깜짝방문

지역아동센터 40곳이 신청한 가정 중 도움이 필요한 곳 선별, 방문해.. 섬 지역 20여 가구에도 전달

  • 입력 2019.12.23 22:17
  • 수정 2019.12.24 06:13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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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지역아동센터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전남지부, 여수시장애인연합회가 주관하고 포럼동행이 후원하는 ‘제7회 산타가 나타났다’ 행사가 23일 오후 7시에 열렸다.

매년 이맘때면 대림산업 1사택에 모인 봉사자들은 연말을 풍족하게 보낼 갖가지 물건을 준비해 이웃과 나눔을 실시한다. 올해는 이불과 과일바구니, 케익, 화장지 등의 생필품과 후라이드치킨 등 1천2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여수 시내 100여가구와 섬 지역 20여가구에 전달했다.

일일산타 분장은 포럼동행 관계자와 지역아동센터장, 여수시 장애인기관단체 직원이 직접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시내 지역아동센터 40곳에서 사연이 적힌 추천서를 받아, 그중 한부모가정이나 차상위계층, 조손가정, 기초생활수급자가 있는 가정을 우선으로 선발했다. 또한 여수시장애인연합회 소속자가 있는 가정 역시 우선선발대상으로 삼았다.

포럼동행 관계자는 각 복지기관이 보낸 추천서를 꼼꼼히 읽은 후 가장 도움이 절실한 가정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중에는 부모가 집을 나가거나 아버지가 음주 후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이 등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사연도 많았다.

해당 가구를 방문하는 자원봉사자 역시 추천서 내용을 숙지하여 방문 가정이 처한 상황을 이해한 후 방문했다. 추천서는 이후 포럼동행에서 모두 회수하여 개인정보 유실을 방지했다.

 

지체장애 딸과 한부모가정.. 다리 불편한 할머니가 살림 도맡아

일일산타로 변신한 봉사자가 이주희(가명) 소녀의 손을 꼭 잡고 있다

이들이 찾아간 미평동의 가정에는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17세 소녀 이주희(가명)가 함께 살고 있다. 외동딸인 주희의 엄마는 지체장애 2급인데 이날은 일을 나가고 주희와 할머니만 집을 지키고 있었다. 주희는 산타옷을 입은 봉사자를 보고 어리둥절해 했지만 곧 미소지었다.

주희는 과거 복지시설에서 부조리한 일을 당한 후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표현이 서툰 주희 대신 할머니를 중심으로 대화가 이뤄졌다. 주희의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금자로 현재 다리를 다쳐 다섯 번이나 수술을 한 상태다. 당연히 걸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주희의 할머니는 오늘도 병원에 다녀오셨다 한다. 집안 살림은 할머니가 도맡지만 그나마 일주일에 두 번 활동가가 방문하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작년에도 이런 선물을 받았는데 올해도 잊지 않고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따뜻한 이불을 전해주셔서 지난해처럼 추위로 고생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봉사자가 쓰고 온 산타 모자를 마음에 들어한 유라는 모자를 쓰고 할머니 목을 꼭 끌어안은 채 떠나는 봉사자들에게 인사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웃음 잃지 않는 가정.. 이날만큼은 마음껏 행복 느껴

YNCC 최호원 과장은 태국에서 시집 온 다문화가정을 방문했다.

최 과장은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남편과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내가 세 아이를 키우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행복해보였다. 두 번째로 방문한 한부모 가정도 미용사 일을 하는 어머니와 아홉 살 딸과 일곱 살 아들이 힘든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고 있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딸의 바람을 우리가 이뤄줄 수 있어 기뻤다.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던지 가슴이 뭉클했다. 오늘만큼은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솔샘지역아동센터 김성예 센터장은 지적장애를 가진 엄마를 둔 두 가정을 방문했다. 한 사람이 걸어가기에도 버거운 좁은 골목을 지나고 나서야 도착한, 정리가 되지 못한 좁은 집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엄마와 아이가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는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처음 본 봉사자들 앞에서도 아이는 똘망똘망하게 자신의 꿈은 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케익을 제 손으로 처음 잘라본다며 설레던 아이의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이에게 더 해줄 게 없어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아이를 안아주면서 오히려 내가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전달된 선물은 생크림케익과 두루마리휴지, 이불, 과일바구니다

행사를 마치고 나서 포럼동행 최정숙 총무는 “홍보가 적었음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이 시대의 산타가 아닌가싶다”며 “매년 꾸준히 방문하는 가족산타님과 오늘 처음 찾아주신 젊은 산타님 모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함께 하신 마중물봉사단 천사님들도 늦은 밤까지 애쓰셨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도 어김없이 대림산업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중국음식을 대접하며 힘을 보탰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4년부터 봉사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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