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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교육칼럼10]고학년이 될수록 무너지는

  • 입력 2013.07.19 22:10
  • 기자명 yosu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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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년이 될수록 무너지는 교육





여양고등학교 교사 김광호



사람은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와 이웃의 사랑을 끝없이 받는다. 그러다 어느 시점이 되면 어린이 집을 다니게 된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공동체 삶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배운다. 특히 질서와 규칙과 예절 등등을 몸소 언행으로 익히고 실천한다.

그러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상황이 급변한다. 바로 부모의 의식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입신출세, 부귀공명을 꿈꾸기 때문에 지식에 몰두하는 현상이 하나 둘 고개를 든다. 부모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아이에게 지식을 가르쳐 출세라는 목표를 향하도록 자녀들을 훈련시킨다. 자연스럽게 많은 부모들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러한 사회 현상에 휩쓸린다.

그 시기가 바로 아이들이 한참 뛰어 놀 나이이다. 그러나 이들은 공교육도 모자라 여러 학원을 오가며 다른 친구를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낱 인성보다는 지식을 중시하는 국민의 사고방식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 사회가 정직하고 성실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존경을 받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평등해야 하는데 일상은 아직도 그렇지 못한 면이 많다. 그건 바로 어른들이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정에서나 어린이 집에서는 맑은 영혼들에게 첫 단추를 잘 끼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혼돈의 세상으로 아이들을 몰아넣고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이러한 현상은 더더욱 심하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입시에 매달려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사회에서 필요가 없으며 이러한 교육의 무가치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살아있는 교육보다는 죽어있는 지식을 쌓은데 시간을 많이 허비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단편적인 지식 습득에만 몰두하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고학년이 될수록 질서나 규칙, 예절은 하나 둘씩 무너져간다. 어린 시절에는 거리를 건널 때도 녹색 불이 켜지면 손을 들면서 밝은 얼굴로 건넌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면 빨간 불이 켜져도 자연스럽게 건넌다. 그렇게 말도 바르게 하며 행동 또한 방정한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점점 거칠어지고 난폭해지는 현상 또한 주위에서 많이 목격한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이 싹수가 노랗다고 야단이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왜 요즘 애들이 이렇게 엉망일까 한숨을 짓는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어른들이 열심히 일해서 물질적으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주변에는 물질이 넘쳐난다. 부족한 것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진정 아이들에게 중요한 정신적 문화 환경은 어떠한가?

누구를 위해서 어른들은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삶을 살라고 기성세대는 못 먹고 힘들게 살았을까? 그러나 어른들은 물질의 풍요를 잘못 이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건강해야할 아이들의 건전한 정신은 황폐화되었고 인간성마저도 무너져 가고 있다. 우리는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 고학년이 될수록 무너지는 이 교육 현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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