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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순간' 세번째 시집 펴낸 이민숙 시인

이 시인인 시쓰는 이유... 밥 두 숟갈의 '황홀'감
최근 순천작가회의 주관 호아트홀에서 출판 기념회 열어

  • 입력 2020.06.17 11:49
  • 수정 2020.06.17 11:50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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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토) 순천 호아트홀에서 열린 이민숙 시집 '지금, 이순간' 출판기념회에서 기념촬영한 이민숙 시인 모습

13일(토) 오후 4시, 순천 호아트홀에서는 이민숙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지금, 이순간>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순천작가회의가 주관한 출판기념식에는 그녀의 지인 30여 명이 참석해 그녀의 역작 탄생을 축하줬다.

이민숙은 1998년 <사람의 깊이>에 '가족' 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녀의 시집 <지금, 이순간>은 <나비 그리는 여자> <동그라미 기어이 동그랗다>에 이은 세 번째 작품집이다. 그녀는 여수에서 '샘뿔인문학연구소'를 운영하며 지인들과 함께 책읽기와 문학아카데미 활동을 하고있다.

축하 인사를 한 박두규 시인의 말이다.

"'이민숙씨의 시는 시적 서사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시적 감각이 뛰어납니다. 그녀는 시를 쓰면서 자신을 구원합니다"

그녀의 세 번째 시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카르페 디엠>이다. '카르페 디엠'은 '오늘을 즐기라'고 흔히 인용되는 라틴어 경구이다. 라틴어 카르페(Carpe)는 '즐기다, 잡다, 사용하다'라는 의미이고, 디엠(diem)은 '날'을 의미한다. 다음은 그녀의 시 '카르페 디엠' 내용이다.

"한 번도 내일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결코 그대는 어제라고 뒤돌아보지 않았다. 한줄기 새파란 천둥번개, 거친 바위를 퉁탕거리는 계곡물이었다. 지금도 온몸이 뜨거운 능소화로 피어나는 정오, 물속에 한목숨 풀어헤쳐버리는 물푸레나무, 난바다 펄떡거리는 상어 한 마리, 수평선에 젖 물리는 돌고래 푸른 영혼이었다."

이민숙 시집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지인들이 기념촬영했다. ⓒ 오문수

필자에게는 그녀의 시어가 지금도 어렵다. 그러나 그녀가 살아온 생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기에 그녀가 말하고자 한 "오늘을 즐기라!"는 언어의 의미를 안다. 그녀가 연단에 올라 시집 <지금, 이순간>을 쓴 연유를 말했다.

"오늘 제 시의 주제는 '황홀'입니다. 15년 전 위암 수술로 제 위가 1/5만 남았을 때 하루에 제 위가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란 두 숟갈이었습니다. 그 당시 먹었던 두 숟갈은 한마디로 황홀이었습니다.

항암치료 하는 동안 산을 올라갈 때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이 황홀이었습니다. 고통을 바라보면서 느낀 경험은 제겐 황홀이었습니다. 시를 쓴다는 것은 황홀의 경지입니다. 시를 쓰는 동안은 고통과 권태가 아니라 하나하나가 황홀입니다."

그랬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그녀에게는 하루하루가, 지금의 이 순간순간이 모두 황홀한 순간이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미소를 보내고 긍정의 언어를 보내는 그녀에게서는 '자애'의 품위가 묻어난다. 그녀의 시를 곱씹어 음미하며 오늘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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