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가 미술관, 전라남도에 이런 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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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가 미술관, 전라남도에 이런 섬이 있습니다
  • 오문수
  • 승인 2020.06.28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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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담장 벽화와 조형물이 예쁜 섬, 연홍도에 가다
거금도 서쪽 끝 신양선착장에서 배타고 5분거리에는 섬전체가 미술관인 연홍도가 있다. 바다 건너 보이는 섬이 연홍도다 ⓒ 오문수
거금도 서쪽 끝 신양선착장에서 배타고 5분거리에는 섬전체가 미술관인 연홍도가 있다. 바다 건너 보이는 섬이 연홍도다 ⓒ 오문수

"할머니, 저 연홍도 구경왔는데 연홍도 자랑 좀 해봐요."
"연홍도가 아니라 마도요. 옛날에는 마도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연홍도라고 불러요. 옛날에는 김이 많이 났고 다시마 양식도 했는데 지금은 안 해요. 애기들은 객지에서 살고 노인들만 살고 있어요."


거금도 서쪽 끝 신양선착장에서 배로 5분쯤 떨어진 작은 섬, 연홍도행 배에서 만난 할머니의 얘기다. 할머니는 연홍도에서 70년 동안 살았다고 한다. 연홍도 자랑을 듣고 싶었는데 내력만 들었다.

연홍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맨먼저 반기는 조형물 모습이다 ⓒ 오문수
연홍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맨먼저 반기는 조형물 모습이다 ⓒ 오문수
담장벽화에 '박치기왕' 김일 선수 모습이 그려져 있다. ⓒ 오문수
담장벽화에 '박치기왕' 김일 선수 모습이 그려져 있다. ⓒ 오문수

지난 23일 연홍도를 방문했다. 연홍도 선착장에 도착하자 커다란 소라껍질 두 개를 필두로 여러 가지 조형물이 손님을 반긴다. 관광안내소 안내판에 연홍도 내력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면적 0.55㎢, 해안선 길이 4㎞인 연홍도는 빠른 조류와 깊은 수심의 득량만 수역의 나들목으로, 갯바위 낚시를 즐기기에 좋다. 넓은 바다에 떠 있는 연(鳶)과 같다고 해서 연홍도(鳶洪島)라고 불렀지만, 일제강점기에 거금도와 이어졌다고 해서 '연(鳶)'을 이을 '연(連)'자로 바꿨다고 한다. 섬 모양이 '말' 형상을 닮아 '마도(馬島)'라 불리기도 했다.

부메랑처럼 생긴 'ㄱ'자 모양의 연홍도는 최고점 81m로 경사가 완만한 구릉형 산지다. 대부분 해안은 사질해안으로 곳곳에 암석해안도 있다. 1월 평균기온 0°C, 8월 평균기온 26°C, 연 강수량 1,389mm로 살기 좋은 섬이다.

연홍도 담장 곳곳에서는 예쁜 벽화와 조형물이 손님을 반긴다 ⓒ 오문수
연홍도 담장 곳곳에서는 예쁜 벽화와 조형물이 손님을 반긴다 ⓒ 오문수
멋진 구름과 섬을 배경으로 서있는 바닷가 조형물 모습이 예쁘다 ⓒ 오문수
멋진 구름과 섬을 배경으로 서있는 바닷가 조형물 모습이 예쁘다 ⓒ 오문수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59가구 73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대부분 가구가 농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경작해, 쟁기를 이용해 밭을 가는 촌로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밭에서는 보리, 콩, 녹두, 양파, 마늘 등을 재배하며 근해에서는 멸치와 노래미 등이 잡힌다.

전라남도 '가고싶은 섬'에 선정된 후 유명해진 섬

연홍선착장에 내려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자 담벼락에 박지성 선수의 얼굴이 보인다. 한 골목을 더 가니 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필자를 안내한 장세선씨가 "두 선수 모두 고흥이 고향"이라고 설명해준다.

예쁜 조형물이 세워진 골목길을 따라 연홍미술관 쪽으로 가다가 벽화 작업 중인 선호남(연홍미술관장)씨를 만나 섬가꾸기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연홍미술관 선호남(왼쪽)관장이 작가의 담장벽화작업을 독려하고 있는 현장을 장세선(오른쪽)씨가 둘러보고 있다. 금산면 농협조합장과 고흥군의회 의장을 지냈던 장세선씨는 연홍도에 친척이 많이 살고 있다. 할머니형제, 고모, 이모, 누나까지 이 섬으로 시집왔다 ⓒ 오문수
연홍미술관 선호남(왼쪽)관장이 작가의 담장벽화작업을 독려하고 있는 현장을 장세선(오른쪽)씨가 둘러보고 있다. 금산면 농협조합장과 고흥군의회 의장을 지냈던 장세선씨는 연홍도에 친척이 많이 살고 있다. 할머니형제, 고모, 이모, 누나까지 이 섬으로 시집왔다 ⓒ 오문수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어부 산티아고가 며칠간의 사투 끝에 잡은 거대한 청새치를 상어떼에게 다 뜯어 먹히고 결국 앙상한 머리와 뼈만 남은 채로 가져온 물고기를 연상케하는 작품이다 ⓒ 오문수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어부 산티아고가 며칠간의 사투 끝에 잡은 거대한 청새치를 상어떼에게 다 뜯어 먹히고 결국 앙상한 머리와 뼈만 남은 채로 가져온 물고기를 연상케하는 작품이다 ⓒ 오문수

"연홍도는 2015년에 전라남도 '가고싶은 섬'에 선정된 후 골목벽화와 조형물설치 작업을 통해 예쁜 섬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요즈음 코로나 때문에 관광객이 줄었지만 많을 때는 월 4000~5000명이 방문했습니다. 섬에 놀러 오신 관광객들께서 연홍도 구석구석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생활 속 미술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연홍미술관은 폐교된 연홍분교를 개조하여 미술관으로 꾸미고 2006년 11월 개관했다. 교실 2동과 관사를 개조하여 165㎡의 전시실과 숙소, 식당 등을 만들었으며 전시실에서는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회화작품 150여 점이 교체 전시된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말 그림이 많아 이곳이 '마도(馬島)'였다는 걸 알리고 있었다.

폐교를 개조하여 만든 연홍미술관으로 1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 오문수
폐교를 개조하여 만든 연홍미술관으로 1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 오문수
'커져라 모두의 꿈'이라고 씌어진 조형물 모습. 작은섬이지만 큰 꿈을 키우는 게 어떨까? ⓒ 오문수
'커져라 모두의 꿈'이라고 씌어진 조형물 모습. 작은섬이지만 큰 꿈을 키우는 게 어떨까? ⓒ 오문수

마당에는 예쁜 꽃밭과 쉼터가 조성되어 있고 해송 두 그루와 이순신장군 동상, 학교종탑 등이 있다. 미술관은 예술인들의 체류창작활동, 단체연수, 주민생활복지 시설로도 활용된다.

두 시간 거리의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낯선 지명이 나타난다. 왼쪽 끝에는 '좀바끝'이 있고 오른쪽 아래에는 '아르끝'이라는 생소한 지명이 있다. 두 명칭 모두 지역 사투리다.

지역 노인들 설명에 의하면 왼쪽 끝에서는 쏨뱅이가 많이 잡혔다. 주민들이 이 쏨뱅이를 '좀바'라고 불러 왼쪽 끝은 '좀바끝'이 됐단다. 또, 연홍도에서는 '아래'를 '아르'라고 불러 아래쪽 끝이 '아르끝'이 됐다고 한다.

요즈음 TV만 틀면 코로나19 뉴스가 나와 사람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코로나로 지치고 답답한 마음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연홍도를 향해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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