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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과 국악의 만남', 향교에서 즐기는 음악의 진수

'여수향교어울림음악회' 한국전통음악과 성악무대 동시에 꾸려져
한국무용과 시 낭송 등 다양한 예술무대를 골고루 준비해
아이들을 위한 전통놀이 프로그램으로 어른과 아이 모두 만족

  • 입력 2020.10.31 18:24
  • 수정 2020.11.01 15:50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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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작은음악회를 감상하러 모인 시민들

작년에 이어 올해 10월의 마지막 날에도 ‘여수와’의 향교어울림음악회가 열렸다.

‘시와 국악이 만나는 향교 작은음악회’를 주제로 시낭송과 국악, 성악 등 동서양의 음악을 동시에 감상할 기회가 제공됐다. 가족프로그램인만큼 아이들을 위한 전통놀이 체험장도 준비되어 조용한 향교가 오랜만에 떠들썩했다.

오전 10시, 이른 시간임에도 사전신청을 받은 100명 정원이 마감될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서수경 시인이 시를 낭송하고 있다

먼저 여수물꽃시낭송회 소속 네 명의 시인이 시를 낭송했다.

서수경 시인과 황영선 시인, 강민우 시인이 시를 낭송했다. 서수경 시인은 김정한 시인의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를, 황영선 시인은 황금찬 시인의 ‘어머니의 아리랑’, 강민우 시인은 도종환 시인의 ‘멀리 가는 물’을 낭송했다.

특히 서수경 시인은 변장을 하고 노인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시를 읊었는데 그 때문에 시의 구절이 듣는 이의 마음에 더욱 와닿았다.

여수시립국악단의 교방무 공연

여수시립국악단에서 10년째 무용단원으로 활동하는 천재연 무용단원의 한국무용 교방무 공연은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손끝과 발끝, 한복의 선을 잘 살린 춤선에 관객들은 연신 감탄했다.

천재연 무용단원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여수시립국악단에 들어가서 벅구춤, 진도북춤, 등 다양한 전통춤 공연을 선보였다. 오늘 교방무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가장 한국적인 미를 보여줄 수 있는 교방무를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그곳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진세현 테너와 백석예대에서 강의하는 임미령 소프라노도 참석했다. 이들은 ‘넬라판타지아’와 ‘여자의 마음’을 각각 솔로곡으로 부르고 마지막으로 함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을 들려줬다.

진세현 테너와 임미령 소프라노의 무대

진세현 테너는 여수가 고향이고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향했다. 여수민예총과 함께 공연한 적도 있고 예울마루에서도 공연했지만 향교 방문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작년 겨울에는 여수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후 근 1년만에 여수를 재방문했다. 바쁜 와중에도 하 대표의 부탁에 흔쾌히 먼 길을 수락하고 아내 임미령 소프라노와 먼 길을 달려왔다.

그는 “오랜만에 여수에 와서 너무 즐겁다. 여수에 올 때면 늘 시간이 짧게 느껴져서 아쉬울 뿐이다”고 말했다.

여수시립국악단 김경하 연주자가 아쟁을 연주하고 있다

전통음악공연으로 여수시립국악단 소속 단원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아쟁은 저음으로 애를 끓게 하는 선율을 지녔다. 그만큼 듣는 이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여수시립국악단 소속 최재일 명창은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 한 가락을 들려줬고 관객들 역시 ‘얼쑤’ , ‘잘한다’ 라고 말하며 호응했다. 최 명창은 25년째 소리꾼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여수시립국악단에서는 10년째 활동 중이다.

여수시립국악단 최재일 명창의 판소리 공연 모습

여수시립국악단은 매년 300여회 정도 공연을 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7번밖에 열지 못했다. 듣는 이와 함께 호흡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게 판소리의 맛인데 그게 불가능하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최 명창은 “근 7개월간 무대에 서지 못했는데 이렇게 관객들을 만나니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제기차기 뿐 아니라 제기를 이용한 다양한 놀이도 진행됐다. 아이들은 머리에서 제기를 떨어뜨리지 않으며 둥글게 돈다.

어른들이 한창 전통공연을 즐기고 있을 떄 아이들은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와 보물찾기에 빠져 있었다.

봉계동에 거주하는 박미소 씨는 일곱 살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 박 씨는 “여수토박이인데 향교는 처음 와봤다. 아이들이 많음에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프로그램이 질서있게 진행되어 만족스럽다. 코로나19가 끝나고 향교에서 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뤄진다면 꼭 다시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안산동에서 온 정미연 씨는 아홉 살, 여섯 살 아이와 함께 왔다. 정 씨는 지난 여름 ‘여수와’의 전통놀이프로그램을 신청했으나 인원이 마감되어 참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아이가 엄마를 찾지 않는 걸 보니 즐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놀이 체험 중인 아이들

종고초등학교에 다니는 8살 이지우 군은 아버지, 동생과 함께 왔다. 이지우 군은 “제기차기가 재미있었다. 동생을 보살피느라 힘들었지만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음악회는 여수시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여수와'가 주관했다.

'여수와' 하지수 대표는 “여수시립국악단 권인홍 단무장님이 기획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짜임새 있게 이뤄질 수 있었다. 참가자들 모두 공연에 만족하신 것 같아 다행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향교에서 열리는 전통문화체험이 올해 2번 더 남아있는데 다음 체험도 시민들이 만족하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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