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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예술 균형발전, 새로운 트렌드를 적극 흡수해야

예술생태계 다양성을 확보하고 지역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 지역문화예술 적극 보호해야
언택트 공연 플랫폼 개발과 각종 장비 지원 등 지자체의 제도적 지원과 육성 필요해

  • 입력 2020.11.23 14:04
  • 수정 2020.12.02 23:30
  • 기자명 박이남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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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 캡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메인먼트에 따르면 ‘방방콘’ 때보다 약 8배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다고 한다. 방탄소년단이 처음 연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은 107개국에서 75만6,600명의 동시 접속 시청자를 모아 ‘최다 시청자가 본 라이브 스트리밍 음악 콘서트’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웠다.

연일 3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며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자 대면공연으로 활기찼던 공연계가 다시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코로나 19의 여파로 특히 공연계의 현장은 악몽이다. 공연 뿐만 아니라 그동안 실시해오던 대부분의 음악교육 프로그램마저도 축소,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객석이 가득찬 연주회는 거의 불가능하다. 공연 실황을 그대로 전송할 수 있는 온라인 공연 플랫폼들의 발전으로 비대면 형식의 언택트 공연의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온라인콘텐츠 제작을 위한 자금력과 팬덤이 부족한 클래식 연주자들에겐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

음악가들은 음악에 대한 자존감 하나로 버티고 있다. 지방에서 활동중인 음악가 대부분은 레슨이나 방과후 수업에서의 수입을 본인의 공연에 재투자하여 무대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모든 것이 멈춰서 버린 지금, 자생력이 약한 예술계는 코로나로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누구나 찾고 싶은 낭만적인 여수 밤바다. 관광객들로 가득 찬 종포의 모습(사진 이일선)

여수시는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천혜의 비경과 풍부한 먹거리, 그리고 엑스포의 개최로 최근 몇 년간 관광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의 공연장인 예울마루가 개관을 하면서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수준 높은 공연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적 수준과 욕구 또한 높아지고 다양해졌다.

원도심에서 바라본 여수 앞바다의 모습이다 (사진 박근세)

예울마루에는 1천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300석 규모의 소공연장은 첨단 무대이동 장치와 조명ㆍ음향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약적 발전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대형 기획사의 자금력을 앞세운 마케팅 앞에 경쟁력이 약한 지역의 예술가들은 더욱 위축되고, 무대에 설 기회마저 사라지고 있다.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조수미 등 전국구 스타의 공연이 지역의 민간단체에서 운영중인 오케스트라와 성악가의 공연과 퀄리티나 팬덤(fandom)의 측면에서 비교가 될 수 없다.

국내 최고 공연시설인 웅천 장도 예울마루. 문화예술 콘텍츠를 위한 공간과 잘 정비된 운영시스템으로 지역의 공연 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우리는 작년 연말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쓸며 우리나라 영화 산업의 새 역사를 펼쳤음을 목격했다.

이처럼 우리 영화가 세계속에서 통할 수 있는 배경에는 영화 산업의 육성이 있고, 여기에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로부터 국내 영화시장의 잠식을 지켜낸 스크린쿼터제가 큰 역할을 했다.

90년대 이전, 헐리우드 영화는 질적, 양적으로 우수했고 한국 영화는 그 기반조차 부실했다. 당시에 외국 영화를 제한없이 수입했다면 국산영화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스크린쿼터는 우리나라의 영화산업 및 문화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스크린쿼터제, 자국 영화 보호를 위해 극장에서 일정 일수 이상 무조건 한국 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제도로 외화의 지나친 시장 잠식을 방지하는 한편, 국내영화의 시장확보가 용이하도록 하여 국내영화의 보호와 육성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이다

지역의 문화예술은 예술 생태계의 다양성 확보와 지역사회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반드시 보호하고 가꾸어야 나가야 한다.

열악하고 기반이 약한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을 보호하고 문화예술인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스크린쿼터제처럼 지자체의 제도적인 지원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물론 지역의 예술가들도 피나는 연습과 좋은 콘텐츠 계발로 경쟁력과 내공을 갖추야 하겠지만, 이들이 어느 정도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는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

다양한 음악적 도전으로 연주력을 인정받고 있는 ‘앙상블 여수’가 콘텐츠 개발을 위한 음원 녹음 작업을 하고 있다

우선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서 힘들고 외로운 예술가들이 연주를 준비하며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당장 실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와 실천이 시급하다.

지자체에서라도 언택트 공연에 필요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필요한 영상 음향 장비를 지역의 예술인들이 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면, 연약하고 무기력한 지역예술이 코로나 19가 몰고온 지금의 위기상황을 견뎌내고 앞으로 메이저의 음악단체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며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이남 음악감독은 여수공업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재직 중이다. 음악칼럼니스트로 다수의 글을 발표했다.

현재 여수영재교육원 음악감독과 앙상블여수 음악감독, 여수마칭페스티벌 추진위원장, 사단법인 한국음악교육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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