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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으로 이어지는 이갈이, 원인은 얕은 수면

충분한 수면은 면역력을 강화시켜, 신체에 꼭 필요한 과정
잠은 노화를 지연하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간
부족한 잠은 통증 유병률을 높이고 비만 위험도를 높여
전자장치나 형광등 불빛은 멜라토닌 합성을 방해하므로 지양해야

  • 입력 2021.01.21 11:05
  • 수정 2021.03.05 14:25
  • 기자명 여수모아치과병원 이금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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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원장

잠은 낮에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하고 신체와 정신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신체 과정이다.

적절한 잠은 신체의 발육과 건강 유지에 꼭 필요하고, 감정을 순화시키고 낮에 보고 들은 것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수면 중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세포성장, 신진대사촉진, 피부재생, 노화지연의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 7.5시간의 수면이 권장된다. 6시간 이하로 적게 자는 그룹에서 통증 유병률이 최대 1.5배 가까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만성 통증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여러 염증유발물질들이 체내에 분비되어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수면이 부족하면 뇌하수체에서는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대신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이 분비되어 배고픔을 자주 느끼고 식욕이 증가하여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렐린이 분비되면 당대사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늘어나 비만의 위험도가 증가하게 된다.

수면 시 온도는 20±2도, 습도는 40~60%가, 조도는 어두울수록 좋다.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항염증, 진통제, 수면촉진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밤 시간 동안 최고로 분비되는데 멜라토닌의 합성은 어둠에 의해 자극되고 30럭스 정도로 낮은 빛에 의해 억제된다.

이는 약 300~400럭스의 일반 형광등보다 훨씬 낮다. 야간에 인공조명에 노출되는 교대 근무자뿐 아니라 취침 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발광 전자 장치를 사용하는 개인에서도 합성이 감소되는 것으로 수면 전 발광 전자 장치의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호흡의 첫번째 기관인 코는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폐까지 공기가 잘 운반될 수 있도록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게 된다.

알레르기 비염에 의한 코막힘 증상은 수면 중 호흡을 방해해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고 낮 시간대의 졸림과 피로로 이어져 집중력이 떨어지고,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후각기능에도 영향을 주어 맛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비염, 아데노이드나 편도 비대, 돌출입 등으로 구강호흡을 하게 되면 입안이 건조해지고 구취가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성장기에 구호흡이 지속되는 경우 편도가 지속적으로 비대해지고 혀의 위치가 아래로 쳐지면서 치아의 맞물림이 틀어지거나 얼굴이 길어지는 부정교합이 올 수 있다. 코로 원활하게 숨을 쉴 수 있도록 이비인후과적인 처치를 하고, 돌출입이나 부정교합이 의심되는 경우 치아 교정을 해주는 것이 좋다.

수면 중 코골이가 지속되는 경우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심하면 호흡이 멈추기도 하며 주간 졸림증이나 만성피로가 생길 수 있다. 자다가 호흡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되는 경우 심장질환,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 발기 부전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코골이를 완화하기 위해선 체중을 감량하고 술자리를 줄이는 것이 좋다. 습관을 개선해도 무호흡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공기를 주입해주는 양압기나 기도를 넓혀주는 구강내 장치 착용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금숙 원장이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구강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자기 전에는 과식이나 술․ 담배,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얕은 수면상태를 유도하여 수면 중 근육이 긴장하게 되어 야간 이악물기나 이갈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갈이가 지속되는 경우 턱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고 머리 주변 근육의 지속적인 활성으로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근육 과활성으로 인해 두통이 반복된다면 잠들기 전 수건을 따뜻하게 데워 뺨에서 턱까지 감싸 얼굴, 목, 턱의 근육을 부드럽게 주물러 주면 턱관절을 이완시켜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치과에서 시행하는 스플린트 치료나 보톡스 주사요법도 도움이 된다. 겨울에는 찬 공기에 턱이 노출되지 않도록 외출시 스카프를 두르는 게 좋다. 통증이나 턱관절음이 지속되는 경우 가까운 턱관절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NK세포 수와 기능을 감소시키고, 역시 면역 기능을 하는 CD4+ T 세포의 수를 감소시킨다.

실제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않은 그룹에서 인플루엔자A 백신이나 A형 간염 백신 후 그 효과가 50%이하로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특히 노인에서는 면역활성이 둔화되어 감염성 질환의 위험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대하며 코로나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요즘 면역력 증진을 위해 수면의 질과 양도 함께 개선하여 이 위기를 건강하게 잘 극복해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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