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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재단 조영주 감독, “훌륭한 EXPO공간, 활용이 문제다!”

[인터뷰] 여수세계박람회재단 조영주 문화예술총괄감독
이제부터 “부분적으로 재배치하고, 가꾸고, 채워야”
여태 유지보수운영에만 치중, ‘마이스 복합지구’ 되어야
누가 어떻게 엑스포장의 운영주체가 되느냐 더 큰 숙제 있어

  • 입력 2021.08.07 09:35
  • 수정 2022.06.16 10:47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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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세계박람회재단 조영주 문화예술총괄감독   ⓒ오병종
▲ 여수세계박람회재단 조영주 문화예술총괄감독 ⓒ오병종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사장 강용주, 아래 ‘재단’)은 최근 직제개편을 하면서 문화예술총괄감독 자리를 만들고 지역문화 콘텐츠 전문가인 조영주 단장을 임명했다.

재단의 강용주 이사장 얘기다.

“이전엔 박람회재단의 직제에 문화예술 관련 부서가 없었습니다. 박람회장의 실질적 변화는 문화예술과 다양한 컨텐츠가 융합된 '마이스복합지구'로의 변화라고 봅니다. 이런 요구에 맞춰 문화홍보부를 신설하였고, 역량있는 전문가를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강 이사장은 거기다 2022년에 여수EXPO개최 1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여러 제약요소로 인해서 재단은 유지보수운영에만 급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람회장이 마이스복합지구로서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라는 기본이 박람회장에 잘 깔려 있어야 하고, 홍보도 소홀했는데 홍보마켓팅도 강화할 생각이다”며 강용주 이사장은 "기존의 사고에서 변화가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의 조치로 직제를 손보고 인재를 영입했다.

새로 임명된 문화예술총괄감독 조영주 단장을 지난 4일 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먼저 여수세계박람회장 공간의 무한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은 통계를 보니까 (코로나 이전에)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하루 만 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있는 전남도내 유일한 공간입니다. 기차역에서 내리자마자 바다와 함께 만나는 바로 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경쟁력 있는 공간이죠. 여기에 컨텐츠만 탑재되면 엄청난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고 봐요.”

▲ 여수세계박람회장 전경
▲ 여수세계박람회장 전경

어떤 컨텐츠의 탑재를 말하는 것일까. 조영주 감독은 재단측에서 주문사항이 있었다며 그게 컨텐츠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이곳에 문화행사나 문화기획, 또 문화예술과 관련된 각종 공공기관들과의 접촉을 통해서 문화예술이 풍성해지고 이런 것들이 마이스산업, 또 관광산업과도 연계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 찍을거리, 힐링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도록 채우는데 저에게 일조를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재단측의 그런 주문과 함께 조영주씨에게 문화예술총괄감독 직함을 주었다. 그 직함에 충실하기 위해 그는 “박람회장에 적합한 콘텐츠를 보강하는 데 아이디어를 보태야겠단 생각과 함께 홍보도 강화해서 박람회장이 '마이스복합지구'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제가 갖고 있는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동원해서 노력할 생각이다”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조영주 씨는 지역문화컨텐츠연구소 대표로 서울서 활동해 왔다. 서울서 살면서 담양의 LP뮤지엄, 나주 배박물관, 부산 해운대 호텔 브랜딩, 강원도 정선 곤드레관광활성화 사업 등에 용역발주나 계획 수립에 관여해 왔다.

특히 지난 2009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는 여수엑스포 뉴미디어홍보프로젝트를 총괄한 적이 있어 여수와 인연이 있다.

올 들어 그는 지역 컨텐츠를 생산하는 디자이너로서 서울을 떠나고 싶었다. 지역에서 살면서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한 것. 그 과정에서 여수를 택했다.

“지역의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일들을 하면서 서울서 거주하고 있다는 게 스스로 걸림돌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주에서 폐가를 구해서 살아볼까, 담양도 들러보고, 그러다 여수엑스포와 인연이 있어서 여수에 와 봤는데 엑스포 당시보다 놀랄 정도로 많이 좋아졌어요. 여수에 살고 싶어서 일단 ‘1년 살기’를 해보자. 또 이 기회에 내 업무도 뒤돌아보자. 그간 관여한 지역 콘텐츠를 중심으로 책을 써볼 요량으로 4월에 내려와서 생활하다가 재단측과 우연히 연결이 되서 이렇게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는 7월 19일부터 재단에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그가 나서서 지난달 28일 글로벌케이팝진흥원(천범주 원장)과 재단이 박람회장을 K-콘텐츠 산업의 전초 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2021.07.29. 여수세계박람회장, K-POP 인재육성 산실 되나]

▲글로벌케이팝진흥원과 협약 체결.  맨 왼쪽이 조영주 감독  ⓒ여수세계박람회재단
▲글로벌케이팝진흥원과 협약 체결. 맨 왼쪽이 조영주 감독 ⓒ여수세계박람회재단

글로벌케이팝진흥원의 커리큘럼과 인재육성 경험을 토대로 박람회장의 시설을 활용하여 상호 시너지가 기대되는 협약이다. 조영주 감독의 얘기다.

“박람회장 일부 시설은 국내 최초 기숙형 K-POP 트레이닝센터로 오픈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미 박람회장은 이들이 사용할 공연장, 연습장, 세미나 시설, 숙박이 가능한 게스트하우스 등 훌륭한 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인재양성시스템 구축이 가능합니다. 전남에 있는 대학들과 연계해서 산학협력으로 3개월 단위, 혹 6개월이나 1년 단위 같은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인재를 길러낼 수 있죠. 연예인 겸 연예인을 위한 다양한 스텝 과정을 맡아서 양성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봐요.”

전체적인 박람회장의 재배치도 일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시설을 새롭게 하는 것은 현재의 재단 실정으로는 엄두를 못내, 간단히 이동하는 정도다. 예컨대 연안이 캐릭터를 한국관 앞에서 엑스포역 방면 엑스포장으로 들어오는 입구로 이동했듯이, 디지털 갤러리 정중앙에 자리한 엑스포 상징 조형물은 이제는 옮길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 여수엑스포상징 조형물 김경민 작 '해변의 가족'. 중요한 4거리여서 이곳 공간활용이 필요해  조감독은 이 조형물 이동을 제안했다.
▲ 여수엑스포상징 조형물 김경민 작 '해변의 가족'. 중요한 4거리여서 이곳 공간활용이 필요해  조감독은 이 조형물 이동을 제안했다.

“엑스포 상징 조형물 위치는 디지털 갤러리 정중앙의 사거리인데요. 디지털 갤러리를 활용해서 더 친근한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려면 이곳 조형물 이동이 필요하다고 봐요. 또 전반적으로 공간 재편성이 요청되는 부분이 분명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의 핵심 컨셉은 변화다.

필요하다면 재배치하고, 또 가꿔야 한다. “밤에 어둡고, 낮은 덥다”는 엑스포장 공간을 덥지 않게 하려고 그는 조경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가꿔야할 대상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컨텐츠를 채워야 한다.

▲ 야간의 여수엑스포장 모습. 세계적인 이벤트 엑스포를 치른 후 10년간 방치하다시피 해 그간 유지보수에만 급급했다.
▲ 야간의 여수엑스포장 모습. 세계적인 이벤트 엑스포를 치른 후 10년간 방치하다시피 해 그간 유지보수에만 급급했다.

그런데 재단의 위상은 녹록치 않다.

현재 박람회재단의 조직은 한계점에 다다랐다. 법적으로 2025년까지 청산해야 할 빚을 안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선 사그라지길 기다리는 조직이라는 내부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부지를 팔지 않으면 부채상환능력 ‘제로’의 기관이다. 그러다보니 낡고 썩은 건물을 유지보수 및 관리하느라 그동안 등이 휘었다.

사후활용 계획도 제자리걸음이다. 박람회장 활성화 실적은 10년이라는 긴 기간에 비해 초라하다. 이젠 시민들의 의견이 공공개발로 가닥이 잡혔지만 같은 지역의 국회의원들 마저 서로 다른 안을 제시해 그 어떤 돌파구도 없다.

전남도지사와 여수시장은 컨벤션센터를 유치한다고 공약을 내세워 예산을 들여 용역까지 마쳤으나 답보상태다. 국비 지원이 안된다는 점 때문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정부는 방치하고, 지방정부는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영입된 조영주 감독이 컨텐츠를 채우는 일은 작은 트랙일 것이다.

큰 트랙은 국회 계류 중인 박람회 사후활용 특별법 개정안이 가닥을 잡아 엑스포장 운영 주체가 하루빨리 확정되어야 한다. 1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여수박람회장의 총체적인 진단과 대책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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