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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류인, 여수 연고를 가진 작가

여수 손상기기념사업회에서 류인 재조명
류인의 선친 서양화가 류성채는 돌산 출신
류인 작가의 유족 여수시에 작품 기증의사 밝혀

  • 입력 2021.11.01 11:51
  • 수정 2021.11.01 16:10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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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류인을 재조명하는 자리. 지난 달 22일 오후 2시 전남 여수시 여수시청 내 여수문화홀 ⓒ오병종
▲ 故 류인을 재조명하는 자리. 지난 달 22일 오후 2시 전남 여수시 여수시청 내 여수문화홀 ⓒ오병종

여수 손상기기념사업회(대표 우종완)가 손 화백의 삶과 작품을 조명한 데 이어 지난달 22일 천재 조각가 故 류인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0월 22일 오후 2시 전남 여수시 여수시청 내 여수문화홀에서 지역 문화예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손상기기념사업회가 마련한 류인 작가를 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학술세미나는 미술사학자 최열, 조은정씨가 발제에 나섰다.

화가 이중섭과 추사 김정희, 김복진·권진규 평전으로 유명한 미술사학자 최열 씨가 ‘20세기의 신화, 요절작가 류인’을, 미술사학자 조은정 고려대 교수가 ‘시대의 상징, 류인의 조각 언어’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작가 류인은 제1회 국전 대통령상을 받은 여수 돌산 출신 서양화가 류경채(한국예술원 회장 역임)의 막내아들로 1956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홍익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한 류인은 1993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고 1999년 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국내 구상조각 대표 작가로 치열하게 활동하다 간경화 악화로 향년 43세로 타계했다. 그는 조각과 설치 70여 점을 남긴 작가다.

아래 동영상은 지난 10월 22일 발표한 세미나 내용이다.  

 

▲발표하는 미술 사학자 최열  ⓒ오병종
▲발표하는 미술 사학자 최열 ⓒ오병종

화가 이중섭과 추사 김정희, 김복진·권진규 평전 작가로 유명한 미술사학자 최열 작가는 류인이 여수가 배출한 류경채 화백의 아들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류인을 한국 3대 조각가로 꼽아 관심을 끌었다.

“우리나라 20세기 구상조각의 3대 거장으로 첫째는 서구 근대조각을 한국미술계에 이식해 정착시킨 정관 김복진(1901~1940)이며, 둘째는 김복진에 이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구원의 미학을 실현한 권진규(1922~1973)이다. 셋째로 꼽는 류인은 김복진·권진규를 계승하면서도 20세기 황폐한 시절의 인간상을 가장 절실하고도 격정적으로 형상화해냈다.

류인의 작품 세계가 지닌 비참함, 저 깊은 곳에서 내뿜고 있는 황홀함이야말로 아름다움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작품과 마주치는 순간 빠져드는 악몽 같은 전율이 어느덧 살 떨리는 환희로 전환되는 과정을 즐기고 있으면 내가 마치 마법사의 주술에 걸려든 순박한 소년이 된 느낌이다.”

조은정 고려대 교수는 “그의 작품에는 인간의 억압된 감정 또 그와는 상반된 폭발적인 감정의 양가성이 혼재해 있다"고 평했다.

▲ 조은정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오병종
▲ 조은정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오병종

“류인의 작품은 비장하면서 유머가 있고, 유쾌하면서도 슬프고, 크지만 왜소하고, 작지만 한없이 커 보이는 그의 작품은 인간 마음속 깊이에 도사린 영웅성과 비겁함, 자신감과 좌절감 같은 어느 한쪽의 성향이라 인정하기에는 미흡한, 그래서 상처가 되어버린 인간 본연의 성정과 마주하게 하는 힘이 있다.

손이나 상체 혹은 두 다리와 같이 신체 전체가 아닌 특정 부위에서 강조되는 비장함은 고대 조각의 파편화된 신체성이 주는 고귀함이나 영웅성과 연관돼 있다.인간 신체의 부분들은 인간의 전체를 대변하는 형태로 작동하는데 근육을 통해 긴장과 이완의 폭발적 상황인 바르크적인 감각, 파토스적인 면모를 정교하게 구현했기 때문에 류인의 작품은 신체로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

류인이 보여주는 인체는 흔히 왜곡과 과장이 이르는 신화적 세계관이 아니라 일상의 삶, 정치적 현실의 현대사와 같은 현상을 반추하게 한다.”

우종완 손상기기념사업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은 여수의 숨은 거인 손상기와 류인이 만나는 의미 있는 날”이라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과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류인의 유족(화가 이인혜)은 최근 고인의 작품 70여 점을 여수시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수시는 이를 활용할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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