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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멸종위기종 '저어새', 여수 현천습지에 날아와

희귀 철새 도래지 현천습지에 대한 보존 관리 절실

  • 입력 2021.12.16 16:08
  • 수정 2021.12.27 16:39
  • 기자명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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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에 검은 부리의 저어새 두 마리가 보인다 ⓒ정병진
▲사진 중앙에 검은 부리의 저어새 두 마리가 보인다 ⓒ정병진

겨울 철새이자 세계적인 멸종위기종(EN)인 '저어새' 두 마리가 전남 여수 현천습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모습이 15일과 16일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현천습지는 순천만과 그리 멀지 않기에 순천만에 날아온 저어새 무리 가운데서 두 마리가 현천습지까지 날아온 모양이다.

인공습지인 현천습지에 저어새, 고니, 왜가리 등 희귀 겨울 철새들이 찾고 있어 습지 보전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저어새(Platalea minor)는 10월경 한반도를 찾아 3월까지 겨울을 나는 겨울 철새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IUCN Red List, 2014)에 등재된 멸종위기종(EN)이고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제205-1호)이며 환경부 지정 멸종 야생조류 Ⅰ급에 속한다. 현재 전 세계에 개체수가 약 4천 마리 정도인 것으로 알려진 희귀 조류다. 

▲ 현천습지에 찾아온 저어새(오른쪽 검은 부리) ⓒ정병진
▲ 현천습지에 찾아온 저어새(오른쪽 검은 부리) ⓒ정병진

저어새가 현천습지에서 먹이 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저어새는 언뜻 흔한 백로처럼 보이지만 검은 주걱형 부리와 다리로 구분이 가능하다. 보통 간척지, 갯벌, 하구, 저수지, 소택지 같은 곳에서 무리지어 생활하는 특성을 보인다.

여수 현천습지는 일제강점기인 1922년 갯벌에 둑을 쌓아 간척지를 만들면서 생겨난 인공습지다. 공식 명칭은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관기 방조제 조류지'이고 농사짓는 물 공급과 민물과 바닷물 조절을 위한 일종의 저수지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 이곳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수만 평 이상의 갈대밭이 형성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생태학습공원이 되었다. 2015년 국립습지센터는 현천습지에 대한 조사를 하여 '습지 가치가 매우 우수'한 Ⅰ등급'으로 평가한 적도 있다.

▲ 현천습지 개울가에 모여 앉은 철새들. 준설 공사를 하느라 습지 바닥이 드러난 상태다 ⓒ정병진
▲ 현천습지 개울가에 모여 앉은 철새들. 준설 공사를 하느라 습지 바닥이 드러난 상태다 ⓒ정병진

현재 백초마을 앞쪽으로 준설공사가 한창이다. 이 공사를 하느라 습지의 물을 양수기로 연일 퍼내기에 습지 대부분은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습지 가운데에 개울물이 흐르고 있을 뿐이다. 겨울 철새들은 마치 올해 겨울나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 회의라도 하는 듯 개울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그 철새들 중에는 왜가리, 쇠백로, 백로, 저어새 등이 보였다. 청둥오리들도 물 위를 떠다니며 먹이 활동 중이었다. 매년 현천습지를 찾아오던 고니는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현천습지에 저어새와 왜가리 같이 천연기념물 희귀 겨울 철새들이 도래하고 있어 여수시 차원의 체계적인 보존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기자는 16일 여수시청 기후생태과에 연락해 현천습지에 도래하는 겨울 철새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적 있는지 문의해 보았다.

담당 공무원은 "전라남도 차원에서 매월 여덟 군데 정도를 선정해 조사를 하긴 하는데 최근 그 조사지 중에 현천습지는 없다"고 하였다. 그는 "앞으로 희귀 철새 도래가 확인되면 안내판 설치와 보존을 위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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