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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기5] 쥬라기 공룡이 살았던 고비사막

7월 중순에 얼음이... '독수리 입'이라 불린 욜린암

  • 입력 2022.07.12 16:09
  • 수정 2022.07.13 11:56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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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문고비 아이막(umnugovi Aimag)' 박물관 전시실에서 담당자의 허락을 받아 촬영한 공룡화석 모습. 달랑자드가드 일대 바양작, 보깅 찹, 올랑 찹, 네멕트 올, 헤르멘 찹 지역에서는 많은 공룡화석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발견된 공룡 중 가장 웅장한 공룡화석은 몇년 전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자연사 박물관에서 볼 수 있었다.   ⓒ오문수
▲ '으문고비 아이막(umnugovi Aimag)' 박물관 전시실에서 담당자의 허락을 받아 촬영한 공룡화석 모습. 달랑자드가드 일대 바양작, 보깅 찹, 올랑 찹, 네멕트 올, 헤르멘 찹 지역에서는 많은 공룡화석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발견된 공룡 중 가장 웅장한 공룡화석은 몇년 전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자연사 박물관에서 볼 수 있었다.   ⓒ오문수

델마운틴에서 암각화 탁본을 뜬 고조선답사단 일행의 다음 행선지는 달랑자드가드 시가지다. 해발 1465m에 위치한 달랑자드가드는 고르왕 사이항(Gurvan Saikhan) 국립공원의 거대한 산맥 그늘 아래 자리한 도시로, 사막 속에서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시가지에는 호텔과 레스토랑도 있지만 텐트에서 자기로 한 일행의 여행계획과는 맞지 않아 공룡박물관을 구경하고 다음 목적지인 욜린암으로 가기로 했다. 5월말에 오픈했다는 '으문고비 박물관'에 들어가니 공룡 사진과 공룡알을 발견한 미국인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가 공룡화석을 발굴하는 전시물이 보였다.

▲ "으문고비"의 행정중심지 "달랑자드가드" 입구에 서있는 안내판 모습이다. 달랑자드가드는 고르왕 사이항 국립공원의 거대한 산맥아래 자리한 도시로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도시다. ⓒ오문수
▲ "으문고비"의 행정중심지 "달랑자드가드" 입구에 서있는 안내판 모습이다. 달랑자드가드는 고르왕 사이항 국립공원의 거대한 산맥아래 자리한 도시로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도시다. ⓒ오문수

박물관 직원은 이 두가지 사진은 무료로 촬영할 수 있으나 나머지 전시물은 한 건당 5000튀그릭(몽골화폐 단위)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 국립박물관에서는 5000튀그릭만 내면 모든 전시물을 촬영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우리 박물관 방침이니 자신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공룡의 고장 고비사막...그러나 가장 멋진 공룡전시물은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

▲ 몽골을 방문한 외국 생물학자가 공룡을 발견하는 모습. 박물관에서 촬영했다.  ⓒ오문수
▲ 몽골을 방문한 외국 생물학자가 공룡을 발견하는 모습. 박물관에서 촬영했다.  ⓒ오문수

달랑자드가드 일대의 '보깅 찹(Bugin Tsav)', '올랑 찹(Ulaan Tsav)', 네멕트 올(Nemegt Uul), 헤르멘 찹(Khermen Tsav)지역에서는 많은 공룡화석이 발견됐다. 해설사와 함께 박물관을 돌아보니 공룡알 몇 개, 고비사막 관련 그림, 거대한 독수리 박제품, 두루마리 그림, 불교용품 등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필자가 기대했던 훌륭한 공룡작품은 없었다.

고비 사막의 가장 완벽한 공룡 컬렉션은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필자가 몇 년 전 미국 자연사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전시된 공룡화석의 거대한 크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국가가 힘이 없었던건지, 아니면 돈이 없었던건지! 아쉬운 마음을 접으며 다음 전시실로 가니 공룡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1920년대 초 미국인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는 '바양작' 일대에서 약 2년간 100여개 이상의 공룡화석을 발견했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 선사시대 고비사막은 습지와 호수가 자리한 땅이자 오아시스가 숨어있는 모래땅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 땅에는 커다란 오리주둥이를 지닌 하드로사우루스도 있었지만 키가 7.6m나 되고 온몸에 갑옷을 두른 채 거대한 꼬리를 철퇴처럼 휘둘렀던 앵킬로사우르스, 무게가 90톤에 달했던 네메그토사우루스 등 다채로운 공룡이 살았다. 한국에 돌아와 바양작에서 여수로 시집온 바야르와 대화하며 공룡알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답변이 돌아왔다. 

▲ 공룡알 화석 모습   ⓒ오문수
▲ 공룡알 화석 모습   ⓒ오문수

"중학교 3학년 때 삼촌이 사막에서 커다란 알 2개를 주워다 주며 '이곳에서는 흔하지만 해외에서는 귀한 것이니 잘 간직하라'고 하시며 큰 것과 작은 것 두 개를 주셨어요. 둥근 알을 햇빛에 비추면 크리스탈처럼 예뻤습니다. 어느 날 울란바타르에서 온 손님이 쵸콜릿을 주며 바꾸자고 해서 줘버렸어요. 한국에 시집와 박물관 구경을 했을 때 그게 공룡알이라는 걸 알고 속상했어요.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으니 그게 그렇게 귀중한 것이라는 걸 알 길이 없었죠."

"중학교 3학년이면 알만도 한데 공룡알이라는 걸 몰랐느냐?"고 묻자 "당시는 몽골이 러시아 영향력 아래 있어서 몽골역사를 배우지 못하고 러시아 역사만 배웠다"고 대답한 바야르.

바양작에서 부모님 삼촌과 함께 낙타 1천마리 이상을 키우던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까지 달랑자드가드에서 공부했다. 방학 때면 집에 돌아가 부모님과 함께 낙타를 키우던 그녀는 여수로 시집온 지 20년이 됐다. 한국말이 능통해 한국 학생들에게 몽골을 소개하는 다문화강사로 일하고 있다.

▲  공룡화석이 많이 발견된 몽골 고비사막 바양작에서 여수로 시집 온 바야르씨 모습. 한국에 시집온 지 20년째로 한국어가 능통해 학생들에게 몽골을 소개하는 다문화강사이다. 바양작에 살 때 바야르 집안에서 1천마리 이상의 낙타를 키웠다고 한다.ⓒ오문수
▲  공룡화석이 많이 발견된 몽골 고비사막 바양작에서 여수로 시집 온 바야르씨 모습. 한국에 시집온 지 20년째로 한국어가 능통해 학생들에게 몽골을 소개하는 다문화강사이다. 바양작에 살 때 바야르 집안에서 1천마리 이상의 낙타를 키웠다고 한다.ⓒ오문수

 

'독수리 입'이라는 욜린암... 8월까지 얼음이 녹지 않아

▲ 욜린암을 하이킹하던 일행이 얼음위에서 멋진 포즈를 취했다.  ⓒ오문수
▲ 욜린암을 하이킹하던 일행이 얼음위에서 멋진 포즈를 취했다.  ⓒ오문수
▲ 욜린암 계곡을 걷던 중 만난 얼음 구멍으로 겨울에 얼마나 두껍게 얼었는가를 가늠할 수 있다  ⓒ오문수
▲ 욜린암 계곡을 걷던 중 만난 얼음 구멍으로 겨울에 얼마나 두껍게 얼었는가를 가늠할 수 있다  ⓒ오문수

달랑자드가드 서쪽 46㎞ 지점 '존 사이항' 산맥에는 '독수리 입'이라고 알려진 욜린암이 있다. '으문고비 아이막'의 9개 비경 중 하나인 욜린암은 원래 이 지역의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되었지만 현재는 장엄한 바위 절벽과 푸른 얼음 장막이 여름까지 지속되는 좁고 그늘진 협곡으로 유명하다.

욜린암의 자연미는 몽골인과 외국인 방문객이 주로 찾는 명승지 중 하나이다. 욜린암의 얼음은 입구에서 2㎞까지 하이킹이 가능하며 지역 가이드가 안내하는 말을 타거나 낙타를 이용할 수도 있다.

▲ "독수리 입"이라는 의미의 욜린암 모습으로 7월 중순까지 얼음이 녹지 않는다고 한다ⓒ오문수
▲ "독수리 입"이라는 의미의 욜린암 모습으로 7월 중순까지 얼음이 녹지 않는다고 한다ⓒ오문수
▲ 코로나로 외국여행이 쉽지 않아 한국인들을 만나기 어려운데 갑자기 한국말이 들려 대화를 나눈 후 사진을 촬영했다.  ⓒ오문수
▲ 코로나로 외국여행이 쉽지 않아 한국인들을 만나기 어려운데 갑자기 한국말이 들려 대화를 나눈 후 사진을 촬영했다.  ⓒ오문수

물의 침식 작용으로 생성된 욜린암은 아름다운 자연비경 중 하나이다. 겨울에는 계곡에 높은 얼음벽이 생겨 햇볕이 들지 않는다. 심지어 계곡의 얼음이 7월 중순까지 계속되기도 하며 우기에는 작은 강물이 흐르고 급류가 나타나기도 한다.

▲말타고 욜린암을 구경하는 일행 모습. 얼음이 얼지 않은 곳까지만 승마가 가능하다.  ⓒ오문수
▲말타고 욜린암을 구경하는 일행 모습. 얼음이 얼지 않은 곳까지만 승마가 가능하다.  ⓒ오문수

욜린암에는 야생양, 야생염소, 눈표범, 영양, 시라소니, 담비, 야생고양이, 다람쥐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몽골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욜린암은 1965년부터 1993년까지 엄격하게 보호받고 있는 국립공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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