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좌수영의 호국문화를 되새기는 여수거북선축제가 3년만에 돌아왔다.
여수거북선축제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호국문화축제로 이순신 장군이 왜구를 방어하러 전라좌수영에서 경상도로 출전을 나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1592년 5월 4일을 기점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다.
호국축제를 통해 조상들이 어떤 의식으로 대처했으며 앞으로 어떤 자세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역사적 자아의식을 고취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올해는 코로나로 일정이 미뤄져 9월 마지막 개막식이 열렸다.
31일 통제영길놀이와 전야제, 드론라이트쇼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축제의 둘째날은 종화동 해양공원에서 수륙고혼천도제로 문을 열었다. 임진왜란에서 희생당한 이순신 장군과 의승수군을 비롯해 국가의 재난으로 희생당한 호국영령의 혼을 달래는 제례의식이다.
불교의 중생구제와 화합 정신으로 위기 극복에 앞장 선 선조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수륙고혼천도제는 올해 1만여명에 달하는 여순항쟁 희생자의 혼을 함께 위로하는 의미로 발전했다.
또한 여수는 임진왜란의 위기에 스님들이 일어나 왜군을 물리치고 바다를 지킨 의승수군 본부가 자리한 호국사찰 흥국사가 있어 애국정신을 계승하는 데 앞장서는 고장이기도 하다.
천도제에서 추도사를 낭독한 주철현 국회의원은 “역사적으로 불교는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섰을 뿐 아니라 질곡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설파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여순사건 73년의 한을 푸는 여순특별법 제정에 이어 올해 수륙고혼 위령천도제가 열리게 되어 그 의미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오늘 수륙고혼천도제가 여순사건으로 희생한 원혼을 위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회재 국회의원은 “더 늦기 전에 여순사건의 진상규명과 제대로 된 명예회복이 이뤄져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피해신고를 받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만큼 지원과 도움이 꼭 필요한다. 무엇보다 여순사건이 발발한 10월 19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 현재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인만큼 늦어도 내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행사를 진행하길 바란다. 과거 여순특별법을 만들었을 때처럼 여수시민들의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 쉽지 않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길에 여수시민이 함께 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수륙고혼천도제에는 여수시의원과 시민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차례로 분향을 하며 애도의 뜻을 기렸다.
종포 해양공원 한켠에는 여수거북선축제의 모태인 진남제의 사진도 전시되고 있었다. 1982년에 여수여고를 졸업했다는 한 시민은 전시된 흑백사진을 보며 "4월 진남제가 열리면 당시 축제 분위기였다. 축제가 열리면 걸스카우트가 거리를 행진하고 시민들이 다 나와서 구경했다"며 그당시를 회상했다.
이순신광장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행사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체험부스에서 타루비 탁본, 신호연 만들기 등을 즐겼다.
축제 마지막날인 2일에는 남도정가 연주회와 현천 소동패놀이, 지역예술인 공연 등이 예정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