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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 따라 나선 웅천친수공원

2010년 준공된 인공해변

  • 입력 2023.01.07 10:00
  • 수정 2023.01.07 11:22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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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친수공원
▲웅천친수공원

여수 여행의 진미는 어디서 맛봐야 할까. 무더운 어느 여름밤 낭만포차에서? 아니면 진달래꽃이 만발한 봄날의 영취산?

아니,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하다 못해 코끝이 시릴 정도로 추운 겨울, 그것도 바닷가에서다.

그중 웅천친수공원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인근 주민은 물론 여수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눈앞의 풍경만 응시해도 멋진 이곳

▲ 웅천친수공원
▲ 웅천친수공원

인도와 맞닿은 풀밭을 지나면 잘 조성된 목재데크가 나오는데 이 목재데크를 지키는, 사시사철 철 모르고 서 있는 파라솔을 지나면 비로소 해변에 닿을 수 있다. 그 많던 여행객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휴일임에도 반겨주는 것이라곤 밀려오고 사라지는 바닷물뿐이다.

한겨울임에도 남쪽 여수 바다는 그리 쌀쌀하지 않다. 바다에 가까워오면 으레 눈보다 귀가 먼저 알아챈다. 특히 인적이 드문 겨울에는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물에 들어갈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바다를 느껴보라는 배려이다.

▲ 웅천친수공원
▲ 웅천친수공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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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도착했다면 한동안 눈앞의 풍경만을 응시해보길. 추위에 어깨를 한껏 움츠리는 한이 있어도 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살까지 포기할 순 없다. 더 생생히 느끼고 싶다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것도 좋다. 물장구 치는 아이도, 파라솔 아래 한가하게 누운 여행객도 없지만, 바다는 그 자체로 충만하다.

웅천친수공원은 지난 2010년 준공된 인공해변이다. 수심이 얕아 날이 좋으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물놀이를 즐기러 이곳을 찾는다. 샤워실은 남녀 각 4개이며 사용료는 500원이다. 차량 391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도 있다.

멀리 해안선을 응시하며 밀려오는 바닷물을 따라 걸어본다. 여기까지 왔다면 조금 더 걸어 장도까지 가보자. 섬에 들어가려면 진섬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만조에는 드나들 수 없는 잠수교이므로 미리 시간을 파악하고 가는 게 좋다. 12월 말에는 이른 아침이 아니면 낮 12시가 넘어서 들어가야 한다. 24일 기준 진섬다리 이용 제한 시간은 오전 8시 10분부터 12시 4분까지, 오후 8시 51분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다.

▲ 예술의 섬 장도 표지판
▲ 예술의 섬 장도 표지판
▲장도 진섬다리 뒤로 저물어가는 해
▲장도 진섬다리 뒤로 저물어가는 해

긴 섬이라는 뜻의 장도는 과거 진섬이라 불렸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무인도였으나 1930년경 정채민이 들어와 어업을 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조형물이 반겨준다.

전망대까지 걸어올라가본다. 다리 아프면 쉬다 가라고 벤치도 마련해두었다. 전망대 바닥에는 ‘SUNSET'이라고 일몰이 보이는 위치도 표시해두었다.

무심히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본다. 태양이 비추는 시간은 짧고 밤은 길고 긴, 겨울이 깊어감을 알리는 바람이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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