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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일본에 협력하는 정부, 한국 정체성 사라지는 위기 불러올 것”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만나는 한반도, 전쟁이 나기 쉬운 지정학 위치
“한국은 미국, 일본을 따라가선 안돼... 자주성 잃지 말아야”

  • 입력 2023.09.20 07:29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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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사카 유지 교수 강연이 열린 여수시청소년수련관
▲ 호사카 유지 교수 강연이 열린 여수시청소년수련관

세종대학교 대양휴머니티칼리지 대우교수 겸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호사카 유지가 여수에서 ‘한미일 관계와 한반도-악마의 지정학’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번 강의는 여수YMCA와 국제와이즈멘 여수지방의 협력사업으로 19일 오후 7시 여수시청소년수련관 1층 공연장에서 열렸다.

1988년 연구를 위해 서울에 온 호사카 유지 교수는 ‘독도가 어느 나라 땅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고 2003년 한국으로 국적을 변경, 독도 연구를 시작한다. 이후 그는 외교부 독도정책위원회 자문위원,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한일관계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강연에서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국 같은 영해지대는 바다로 나가려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부딪치는 곳으로 전쟁이 나기 쉬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지정학 공부를 해야 함을 강조했다.

▲ 호사카 유지 교수
▲ 호사카 유지 교수

“지정학은 지리학과 정치학을 합친 말로 ‘국가의 지리적 형태와 위치가 국가 정치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는 학문체계이다. 지정학은 이념 대립 이전에 존재한다. 우리는 한반도가 이념의 장이라고만 여기지만 여기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부딪치는, 소위 말해서 ‘나와바리 싸움’이 일어나는 곳이다. 그곳에 이념은 없고 본능만 있다. 강당에 좋은 자리가 있으면 모두 본능적으로 차지하고 싶어하는 것과 같다.

만약 미국이 한반도를 점령하는 데 성공하면 일본까지 손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민주화시키고 마지막 러시아까지 미국 입맛에 맞게 바꾸고 싶어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동해 한가운데 있는 독도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볼 때 이곳은 각자의 군사적 기지인 것이다.“

캠프데이비드 협정은 일본이 미국을 끌어들여 한반도를 조종하려는 것

▲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에 협력하는 정부가 생기면 한국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말했다.
▲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에 협력하는 정부가 생기면 한국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미일 군사동맹도 지정학적으로 보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에 협력하는 정부가 생기면 한국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인 지소미아가 체결됐다. 독도 영토문제로 대립하는 한국과 일본이 협정을 맺은 상황이다.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한일군사물자교환협정 체결을 보류했다.

뒤이어 최근 한미일이 체결한 ‘캠프데이비드 합의’는 삼각군사동맹으로, ‘군사적 문제가 생길 때 3국이 서로 합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합의로 인해, 일본은 미국을 끌어들여 뒤에서 한반도를 조종할 수 있게 됐다. 합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일본의 입장이 많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미국이 한일간의 갈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해양세력 논리에 맞춰 만들어진 지정학에서 벗어나 한국만의 다른 지정학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한국)가 미국, 일본과 똑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한국은 영해세력이고 미국, 일본은 해양세력이다. 미국과 일본을 따라가며 자주성을 잃는다면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러야 할 것이다.

과거 고종황제도 대한제국을 중립국가로 만들려 했으나 일본의 반대로 실패했다. 중립국도 힘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북한 문제를 포기하면 안되는 이유다. 우리는 남북 평화통일 또는 평화공존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 내내 반대만 내세운 뉴라이트, 윤석열 정부 낮은 지지율을 걱정하는 일본

▲ 일본과 싸운 한국의 역사적 인물을 지우려는 윤석열 정부
▲ 일본과 싸운 한국의 역사적 인물을 지우려는 윤석열 정부

호사카 유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 극우 세력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같은 정부가 다시는 남한에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006년 일본은 한국에 있는 뉴라이트를 지원할 것을 논의했고 이듬해 2007년 이들의 지원을 받아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에 독도를 방문하며 이들의 지원은 실패로 돌아갔고 박근혜 탄핵 뒤, 일본 극우의 계획은 좌절된다. 문재인 정권 내내 정부를 공격한 뉴라이트는 남북간이 화해한다면 중국과 힘을 합쳐 일본을 적으로 삼을 것이라 지레 짐작하며 우려했다.

현재 일본은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어 어마어마하게 기뻐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낮은 지지율을 높이려 수상급 인물을 한국에 보내며 그를 치켜세우고 있다. 일본은 윤석열 정권 안에 일본이 원하는 바를 다 성공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덧붙여 호사카 유지 교수는 “최근 홍범도 장군이라든가 독립운동가 흉상을 치우는 것도 이와 관계있다”고 말했다. 그가 일본과 싸운 한국의 역사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역시 문제삼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들 같은 인물을 지우고 공산주의와 싸운 인물들을 내세우려 한다.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삼고 일본과 싸운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한국에 다른 역사를 세우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뉴라이트의 주장이다. 일본의 한국 역사 지우기는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이날 강연은 “악마의 지정학을 평화의 지정학으로 바꾸어 우리 스스로 새로운 지정학을 세워야 한다”는 사회자의 발언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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