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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대물 붕장어, 한 마리가 무려 9.5kg이래요

신비로움과 그리움의 섬... 거문도와 백도
자연산 홍합 섭죽, 거문도 최고의 맛 품어

  • 입력 2024.06.24 07:29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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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바다에서 잡은 자연산 붕장어다. 한 마리의 무게가 무려 9.5kg, 엄청난 대물이다. ⓒ조찬현
▲거문도 바다에서 잡은 자연산 붕장어다. 한 마리의 무게가 무려 9.5kg, 엄청난 대물이다. ⓒ조찬현

여수 삼산면 거문도에 간다. 여수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한 쾌속선 웨스트그린호는 검푸른 파도를 헤치고 나아간다. 바다는 알 수 없는 깊이에서부터 거친 숨을 토해내고 있다. 지난 15일이다.

2시간 30분 여정이었지만 3시간여가 소요됐다. 선내는 주말이어서인지 인파로 뒤덮였다. 만석이다. 에어컨 한쪽의 고장으로 인해 선내가 무덥다.

6월 여수∼거문도 항로에 여객선 하멜호가 추가 투입된다는 소식이다. 이제 하루 3회로 늘어나면 거문도로 향하는 발길이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수 연안여객터미널에서 거문도를 오가는 쾌속선 웨스트그린호다. ⓒ조찬현
▲여수 연안여객터미널에서 거문도를 오가는 쾌속선 웨스트그린호다. ⓒ조찬현

서도에서 우리 일행은 하룻밤을 묵었다,

아침 눈을 뜨자 동네 산책에 나섰다. 장촌마을 방파제 어귀에서 만난 한 어부가 붕장어 대물을 잡았다며 보러 가자고 한다. 선착장에 조업을 마친 어선이 당도하자 어부가 배에서 붕장어를 꺼내 보여준다. 저울에 무게를 측정해보니 자그마치 붕장어 한 마리의 무게가 9.5kg, 엄청난 대물이다.

보양식으로 우리가 즐겨 먹는 붕장어는 사실 사계절 잡히지만, 여름철에 최고로 쳐준다. 여름이 제철인 붕장어를 자산어보에서는 해대려(海大鱱)라 표기했다. 붕장어는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함유하고 있으며 EPA와 DHA가 풍부하고 비타민A가 다량으로 들어있어 시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

▲섭(홍합)죽이다. 자연산 홍합인 섭을 잘게 다져 죽을 쑤었다.  ⓒ조찬현
▲섭(홍합)죽이다. 자연산 홍합인 섭을 잘게 다져 죽을 쑤었다. ⓒ조찬현

아침은 거문도 토속음식 섭죽이다. 자연산 홍합인 ’섭‘을 칼로 잘게 다져 멥쌀과 함께 흰죽을 쑤었다. 한술 뜨기가 무섭게 다들 만족감을 표했다. 정말 맛있다며 호들갑이다.

서도 식당에서 맛본 섭죽은 거문도 최고 별미로 방문객들에게 섭섭하지 않을 만큼의 맛을 지녔다.

오전 8시, 장촌마을 항구에서 출발한 다이빙 전용선을 타고 백도로 향했다

다이버는 장비를 점검하고 일부 사람들은 흔들리는 뱃머리와 배 난간에서 휴식 중이다. 언뜻언뜻 그림 같은 풍경이 스쳐 간다.

파도를 가르며 배는 굉음을 뿜어대며 내달리기를 1시간 10분여, 멀리 상백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이버는 잠수복을 챙겨 입는다. 이제 백도가 가까워지고 있음이다. 상백도는 모습을 뿌연 해무 속에서 병풍을 펼쳐놓은 듯 나란히 서 있다.

“오늘 날이 괜찮습니다.”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 박근호 대장이 환하게 웃는다. 이어 바닷속에서 환경 캠페인을 펼친 대원들의 옷매무새를 살핀다

▲여수 삼산면 백도 앞바다 풍경이다.  ⓒ조찬현
▲여수 삼산면 백도 앞바다 풍경이다. ⓒ조찬현
▲상백도 앞바다에서 해양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바다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리프트를 이용해 선상으로 가져온다. ⓒ조찬현
▲상백도 앞바다에서 해양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바다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리프트를 이용해 선상으로 가져온다. ⓒ조찬현

한 시간 30분여, 백도다. 숨이 멎을 듯 아름다운 풍경에 다들 넋 놓고 바라보고 있다. 상백도의 장엄한 바위벽 앞에 서니 이내 몸은 가지 끝에 매달려 나부끼는 한낮 자그마한 낙엽인듯하다.

대자연의 신비가 경이롭다. 다이버들이 하나둘 바닷속으로 입수한다. 상백도 상공에는 매 두 마리가 맴돈다

쓰레기가 올라온다. 뱃전에 부딪히며 밀려오는 파도와 싸움이다.

“위로 끌어 올려, 올려~”

수중정화를 마친 다이버는 수거한 쓰레기를 힘겹게 들고 리프트를 타고 뱃전으로 오른다

6명의 다이버가 바닷속을 누볐다. 한 시간여 작업이 이어졌다.

잠시 휴식할 틈도 없이 배는 상백도 뒤편으로 이동한다. 상백도 뒤 바닷속에서 작업이 또 이어진다. 파도는 비교적 잠잠하다.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 대원과 대장이 ‘바다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현수막을 들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조찬현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 대원과 대장이 ‘바다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현수막을 들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조찬현

바닷속 쓰레기 수거가 끝나고 물속과 바다 위에서 그리고 갑판에서 환경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바다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구호가 쓰인 현수막이다.

돌아가는 길, 바닷물이 뱃전에 흩뿌린다. 바람도 거세다. 배는 아랑곳 없이 그저 목적지를 향해 내달린다.

멀리 백도 관광 유람선이 지나간다. 파도는 싐 없이 뱃전을 두들기며 철썩인다. 저 멀리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백도를 뒤로하고 우린 다음을 기약하며 서도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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